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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으로 떠나는 봄빛 여정

채지형 (여행작가)

생명이 움트는 봄, 여기저기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매화와 산수유를 시작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앞 다퉈 얼굴을 내민다. 전국이 알록달록 화사하게 옷을 입는 계절, 봄빛을 찾아 강원도 강릉으로 떠나보자.

여행자들의 성지, 강릉

강릉은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도시다. 높은 산과 드넓은 바다, 잔잔한 호수와 그윽한 숲, 깊이 있는 역사까지 여행자가 원하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여기에 로컬크리에이터들의 끊임없는 시도까지 더해져, 강릉은 날이 갈수록 흥미로워지고 있다.

강릉에서 가장 먼저 찾을 곳은 경포호다. ‘유리같이 맑은 호수’를 뜻하는 경포(鏡浦). 경포호는 바닷물이 갇혀 생긴 자연호수로, 예부터 시인의 단골 소재였다. 조선시대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경포호에는 하늘,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임의 눈동자,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했다. 잔잔한 호수와 유려한 산의 능선, 소나무 숲과 누각이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경포호 둘레를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경포호 둘레길에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포호 둘레]

자전거 타고 벚꽃 만발한 경포호 한 바퀴

봄이 되면, 경포호 주변에 있는 온갖 생명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기지개를 켠다. 특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경포호는 거대한 핑크빛 원을 만들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봄은 자전거 타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경포호 둘레에는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릴 수 있도록 자전거 전용도로가 놓여있다. 경포호 둘레는 약 4.3km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라 안전하고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편하다.

김훈 작가는 《자전거 여행》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고 했다. 자전거에서 바라본 경포호는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시원한 바람과 지저귀는 새소리에 페달을 밟는 다리에 에너지가 들어가는 기분이다.

경포호 라이딩 코스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에서 경포호수광장, 경포가시연습지, 강릉3·1운동기념공원을 지나 경포대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자전거로 속도를 내면 15~20분에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찬찬히 둘러보려면 1시간 30분~2시간은 잡아야 한다.

[경포대와 벚꽃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여행자]

[경포호 둘레를 산책하는 사람들]

[벚꽃 필 즈음 경포대]

[벚꽃이 만발한 경포호]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포대 앞]

바다와 솔숲을 다 품은 연곡 솔향기캠핑장

봄에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가 캠핑이다. 강릉에는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품 캠핑장이 있다. 연곡 솔향기캠핑장으로, 소나무 숲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캠핑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카라반과 글램핑 시설이 있어 캠핑준비 없이도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교통 약자들을 배려한 시설을 갖춰, ‘한국관광의 별’에도 선정됐다.

연곡 솔향기캠핑장에는 700m 해변을 따라 솔숲이 울창하게 조성돼 있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를 녹이고 마음에 틈을 만든다. 캠핑장 사이로 아기자기한 길도 있어, 호젓한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솔향강릉’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캠핑장이다.

캠핑장 안에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솔숲 중간에는 책을 비치해 놓은 ‘책 있는 벤치’가 있어, 책을 읽기도 좋다.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숲속 놀이터도 조성되어 있어, 가족여행자들에게 환영받는다.

포토존도 여럿이다. 입구에서 바다로 향하면, 여행자를 환영하는 곰돌이 가족 토피어리가 단란하게 서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곰돌이 가족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옆에는 액자 프레임이 자유로운 포즈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카라반도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 거대한 트렁크처럼 꾸민 카라반 앞에 서기만 해도,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솔향기캠핑장의 책 읽는 벤치]

[연곡 솔향기캠핑장의 소나무 숲]

[연곡해변의 포토존]

[입구에서 연곡 솔향기캠핑장 들어가는 길]

[캠핑장 지도]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하슬라아트월드

강릉은 예술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하슬라아트월드를 비롯해 독창적인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는 아르떼뮤지엄 강릉, 지난 2월 개관한 솔올미술관 등 예술공간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중에서도 정동진에 있는 하슬라아트월드는 마음을 보듬고 상상력을 키우기 좋은 공간이다.

‘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을 부르던 지명으로, 하슬라아트월드라는 이름은 강릉에 있는 예술공간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있다. 진한 솔향을 맡으며 걷다 보면 슬며시 조각품이 말을 걸고, 툭 터진 바다에 눈을 던지면 피노키오가 손짓한다.

하슬라아트월드가 자리한 곳은 등명해변 뒤 아트막한 산이다. 알록달록한 색을 통해 강한 존재감을 보이며 산 위에 우뚝 서 있다. 하슬라아트월드에는 독특한 작품이 많다. 관람객이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키네틱 아트 작품도 남다르다. 심지어 전시관을 잇는 통로도 남다르다. 미로처럼 이어져, 통로 자체도 작품처럼 다가온다.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마치 피노키오가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피노키오 박물관이다. 동화책에서 보던 피노키오를 다양한 형태로 보며, 아이들의 창의력은 한 뼘 더 자란다. 움직이는 피노키오, 체코에서 온 인형 등 신기한 작품이 줄줄이 이어진다.

건물 뒤에는 자연과 하나 된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빌렌도르푸의 비너스 상을 비롯해, 파리와 무당벌레, 거미로 꾸며진 곤충 언덕, 최영옥 작가의 ‘소똥’ 작품이 있는 소똥갤러리 등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이 퍼져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더없이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하슬라아트월드]

[빛과 소리의 예술을 볼 수 있는 아르떼뮤지엄 강릉]

[조각공원에서 내려다본 하슬라아트월드]

[조각공원에서 본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 (2)]

[하슬라아트월드의 인기 포토존]

[하슬라아트월드의 작품 포세이돈의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