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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와 부작용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심성훈 교수

얻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댓가로 내어 주는 것이 있는 법이다. 모든 치료는 기대하는 효과와 함께 감당해야 할 부작용을 동반한다. 특히나 암치료와 동반하여 회자되는 부작용의 경험담들은 병에 대한 공포 만큼이나 치료와 관련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기본적으로 암 치료는 국소치료와 전신 치료로 나뉜다. 국소치료는 잘 알려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해당되고, 전신치료는 약물치료가 주가 된다. 국소치료는 기본적으로 해당 부위를 제거하는 치료이다. 수술은 그 부위를 물리적으로 직접 제거하는 것이다. 방사선 치료는 해당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하여 세포를 죽게 만드는 것으로, 일종의 조직 제거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암 수술의 부작용이라 하면 감염, 출혈, 통증 및 기타 수반되는 일반적인 부작용을 포함하지만, 좀더 특징적인 점은 해당부위의 제거로 인하여 기능의 손실 및 장애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암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위장관에 발생하는 암 수술일 경우, 해당부위를 절제함에 따라 위, 소장 또는 대장의 물리적 손실로 인하여 소화기능 및 배변 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뼈나 연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암의 수술적 제거는, 주변 조직의 동반 제거로 인하여 근육 또는 관절의 운동제한, 피부조직의 손상 등을 일으키게 된다. 결국 암 수술의 부작용은 암 발생부위의 기능 손실로 귀결된다.

방사선 조사를 받는 부분은 방사선으로 인하여 세포의 염증,손상,사멸 등을 일으키게 된다. 부작용과 관련된 요인들은 방사선을 받는 부위, 면적, 방사선 조사량 등이 있다. 방사선을 암이 있는 부위에 조사할 때, 방사선이 몸내부로 지나가는 경로 부위의 조직이 방사선의 영향을 받아 일정부분 손상을 받게 된다. 필요 없는 부분의 방사선 조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하거나, 사용하는 방사선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양성자 치료, 중성자 치료) 원하는 부위의 방사선 투여량을 높이기도 한다. 수술에 비하여 방사선치료의 장점은 마취 및 수술적 절개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그 효과는 수술에 비하여 즉각적이지 않고, 서서히 그리고 수주에서 수개월 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방사선 치료는 단기적으로는 구역, 구토가 일어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방사선에 영향을 받는 부위의 염증 및 손상이 주된 부작용이다.

전신치료의 방법으로는 항암약물 치료가 있다. 항암치료, 항암화학치료, 항암약물치료등 다양한 표현이 혼용되어 쓰이고 있으나, 용어가 쓰이는 맥락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다양하여 많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전통적인 주사 항암제와 관련된 부작용은 암치료과 관련된 부작용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외형상 탈모로 대표되는 증상과 함께, 구역, 구토, 구내염등이 흔한 증상이다. 약물의 작용 원리에 따라 그 증상이 정도가 다를 뿐, 대부분의 약제들이 공통적인 증상을 유발한다. 이와는 다르게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물로, 표적치료제를 흔히 언급한다. 초기에 출현한 표적치료제는 기존의 주사항암제와는 다른 부작용의 종류및 약한 부작용 증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표적치료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되는 다양한 표적치료제는, 기대와는 달리 약제의 작용 원리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기존 항암약제와 비교할 때, 부작용의 종류가 다르고 부작용의 정도가 약하다고 할 수는 있어도,부작용이 없다는 표현은 더이상 쓰기가 어렵다. 물론 그 부작용의 정도에 비하여 기대하는 약제의 효과는 훨씬 좋아 졌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암으로 진단받는 일은 많은 이에게 처음 있는 일이고, 또한 한두번으로 끝나지 않는 치료의 과정은 낯설고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고통 없이 쉽게 암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겠으나, 아쉽게도 우리가 가진 무기는 아직까지 적과 아군을 정확하게 구분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 글의 첫 머리에 언급한 것처럼, 얻기 위해서는 일부 내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내어줌이 먼 과거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는 점이다. 암치료의 발전은 누군가에겐 더디게 보일지라도, 분명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