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한국화재보험협회(KFPA, Korean Fire Protection Association 이하 협회)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였다.
1970년대 초 대연각 호텔화재(1971년, 163명 사망), 시민회관화재(1972년, 53명 사망) 등 대규모 인명피해를 수반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자, 화재예방과 보상으로 국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법률 제2482호, 1973년 2월 6일 공포)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1973년 5월 15일 협회가 설립되었다.

국·영국·스위스 등 보험업계를 중심을 중심으로 방재전문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모델로 설립된 협회는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실현하는데 전력을 다해 왔으며, 화재안전 위험관리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민간 방재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전한 세상, 행복한 인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다짐하며, 지난 50년간 협회의 발자취를 돌아보고자 한다.

2. 전국의 중대형 건물에 대한 위험관리

가. 특수건물 안전점검

사람이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야 하듯이, 건축물과 산업시설도 재난예방을 위해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협회는 건축․화공․전기․기계 등을 전공한 방재기술 전문가들이 특수건물1) 이라고 하는 전국의 중대형 건물 5만 4천여 건(2022년 12월 31일 기준)에 대해 매년 무료로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건물별 화재위험도를 분석하고 보험료 할인율을 산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검자료는 손해보험회사에서 보험인수에 필요한 보험심사 자료로 적극 활용되어 화재 안전도가 높은 건물은 보험료가 할인되고 그렇지 않은 건물은 보험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건물주들은 자발적으로 화재안전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안전점검 대상에 대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협회 설립 당시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전주에 있는 4층 이상의 건물, 1,000㎡ 이상의 공장 등이었으나, 1991년에 인구 50만명 이상인 울산, 부천, 수원 및 성남이 추가되고 1997년에는 전국의 11층 이상의 건물, 3,000㎡ 이상의 공장 등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2000년 이후 중단되었던 PSM 물건에 대한 화재안전점검이 2010년부터 재개되고, 2011년에 공유건물, 다중이용업소, 목욕장업, 영화상영관 및 실내사격장 등이 특수건물에 추가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소방안전 역량강화를 통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과 2016년 소방의 날 대통령 단체표창을 2021년에는 안전문화대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였다.

나. 화재안전 우수건물 인정제도

2011년에는 『화재안전 우수건물 인정제도』를 처음 시행하였는데, 화재안전 우수건물 인정제도는 협회가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한 특수건물 중에서 화재위험도가 매우 낮고 안전관리가 우수한 건물에 대하여 「화재안전 우수건물 인정패」를 수여함으로써, 이용객들이 해당건물 이용 시 화재에 대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2023년 현재 기준 48개 건물이 화재안전 우수건물로 선정되었다.
『화재안전 우수건물 인정제도』를 통해 협회는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설립목적에 더욱 충실하게 되고, 우수건물은 화재에 대해 안전하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려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화재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3. 국내 방재기술 향상에 기여

가. 해외기관과의 활발한 업무 교류

KFPA는 189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방재전문기관인 미국방화협회(NFPA,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에 1973년 정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1995년 NFPA와 「인가 및 배포 협약」을 체결한 후, 2년여 간의 작업 끝에 세계 최초로 NFC 전문(292개 코드, 17,000여 쪽)을 완역하여 국내․외에 배포함으로써 우리나라 방재기술 향상에 기여하였다.
1983년 미국안전협회(National Safety Council)에 가입한 이래, 미국 SFPE, Int'l Insurance Society, 영국의 FPA, IFE, 일본건자재시험센터 등 해외기관과 정보 취득 및 기술 교환, 인적교류를 통해 선진방재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 보급해왔다.
2010년대에는 중국상해소방연구소, 국제방화기관연맹(CFPA-I ; Confederation of Fire Protection Association-International), 인도네시아 건축심의위원회 등에서 KFPA 업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내방하는 등 KFPA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해외기관과의 교류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나. 방재기술자료 보급

협회는 국내․외 발간자료를 수집 및 조사․분석하여 정기적으로 보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사례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화재안전기술에 바탕을 둔 위험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세미나 개최 및 기술자문 등 국내 위험관리 기술 향상에 기여해 왔다.

협회는 국내․외 발간자료를 수집 및 조사․분석하여 정기적으로 보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사례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화재안전기술에 바탕을 둔 위험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세미나 개최 및 기술자문 등 국내 위험관리 기술 향상에 기여해 왔다.

4. KFPA 부설 방재시험연구원 운영

방화관련 제품의 품질향상 촉진, 보험산업의 과학화에 의한 손실경감, 국가 방재기술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1978년 “시험연구기관 설립으로 방재활동 강화 지시”(국무총리지시 제5호)에 따라, 1980년 12월 방재시험연구소 설립에 관해 재무부의 승인을 거쳐 1983년 건설공사 기공식을 가진 후, 1986년 4월 방재시험연구소가 개원하였으며, 2000년 3월 방재시험연구원으로 승격되었다.
방재시험연구원은 전문 인력과 다양한 시험·연구 장비를 갖추고 방화제품에 대한 시험·연구·인증과 FILK 품질인증제도를 통해 방화제품의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및 소방청 지정교육기관으로서 방재기술실무교육을 통해 방재기술 전문가 양성에도 기여해 왔으며, 2006년 최신 소방실습시설, 다목적 강의실 등으로 구성된 교육관을 신축하여 방재기술교육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영국로이드선급으로부터 유럽연합인증(CE마킹) 시험기관으로 지정되었고, 미국해안경비대(USCG)로부터 형식승인 시험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국제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방재시험연구원은 방화에 대한 보험사의 과학적 화재원인조사 수요가 급증하여 민간 전문기관의 역할이 갈수록 요구됨에 따라 2008년부터 화재원인조사에 관한 업무를 시작했으며, 2008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2009년에는 소방청 그리고 2010년에는 경찰청과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10년 6월 화재원인조사에 관한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화재조사센터’를 신설하였으며, 방재시험연구원의 종합화재시험연구시설을 활용하여 화재원인조사와 관련된 각종 연소시험, 화재재현실험을 하는 한편, 컴퓨터 화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명확하고 과학적인 화재원인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2015년 제11회 과학수사대상에서 「법과학분야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여 받았다.

또한, 2015년과 2020년 TUV에서 태양광 모듈과 전기차 배터리팩 및 연료탱크 화재시험기관으로 인정받고, 2017년에 영국 자동차 인증국에서 자동차 연료탱크 및 배터리 내화시험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신규 위험에 대해 선제적으로 시험, 연구 등을 실시하고 그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5. 화재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 및 사회공헌

화재원인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주의」다. 이에 협회는 부주의로 인해 발생되는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고 화재안전의식을 고취시켜 화재발생률을 저감시키고자 화재예방교육, 각종 행사, 화재안전 봉사활동 및 캠페인 등을 수행하고 있다.

가. 화재예방교육 및 재난안전교육

협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전국의 아파트 주민, 직장인, 장애인, 노약자, 군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직장이나 단체에서 교육 요청이 올 경우, 교육생에 따른 맞춤형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시설의 특성, 화재 시 피난 및 대처요령, 소방설비, 소화기기 사용법 등 꼭 알아야 할 내용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협회의 강사들이 교육장소에 직접 방문하여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2011년에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와 학교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협약 체결, 2012년 보건복지부와 독거노인 사랑잇기 MOU 및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화재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MOU를 체결하여 보다 효과적인 화재예방교육을 실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에 따라 현재는 안실련 명예교사들과 함께 어린이집,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어린이 재난안전교육으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누적 1,217,576명에 대한 교육을 완료하였다.

나. SNS 및 매스컴을 통한 홍보

어린이 재난안전교육 및 화재위험성을 다룬 다양한 동영상과 홍보자료를 통해 안전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으며, 언론매체를 통한 화재재현실험,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한 화재예방 활동으로 인명 및 재산손실을 예방하고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다. 행사를 통한 안전의식 고취

화재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화재안전의식을 가지고 생활화하는 것이다. 안전한 습관이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는 말처럼, 안전정보와 안전습관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혀야 그 효과가 크다. 이에 협회는 전국의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1997년부터 시작하고 2007년부터 소방청과 공동 주최하는 「불조심 어린이마당」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 행사까지 누적 10,586개 학급에서 295,698명의 어린이가 참가하였다.

「불조심 포스터․표어․사진 현상공모」를 1975년부터 개최하였으며, 현상공모 수상작 중 매년 엄선한 포스터와 표어를 인쇄하여 화재발생이 많아지는 가을철에 전국에 배포하였다.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 등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민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만큼, 화재안전의식을 함양하는데 기여해왔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헌신한 우수 소방공무원을 매년 선발․표창하는 「소방안전봉사상」을 1974년부터 개최하여 올해 협회와 함께 5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소방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고 노고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자 마련된 소방안전봉사상은 ‘보험이익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보험업계의 공익적 역할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밖에도 각종 화재안전 행사에 참여하여 포스터 및 화재사진 전시회를 개최하고, 단체나 기업체에서 직접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대여업무를 진행하여 왔다.

1983년부터 1998년까지 소방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기술 향상 및 소방홍보 효과를 제고시키고자 “소방기술 경연대회(소방왕)”를 14회에 걸쳐 실시(7회까지 내무부와 공동주최, 이후 후원)하였으며, 1977년부터 1985년까지 전국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화재예방에 대한 웅변대회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1973년부터 1989년까지 어린이 화재예방을 위해 불조심 어린이단을 조직하여 운영하였으며, 1977년 협회 여의도 본사에 당시 국내 최고의 방재전시장을 설립하여 1986년까지 학생, 방화관리자, 소방공무원 및 외국인 등이 견학하였다.

국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 및 화재안전의식 고취에 효과적인 불조심 계몽영화 14편을 제작․상영하였으며 최불암, 길용우, 연규진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였다. 특히 최불암 배우가 출연한 “빼앗긴 욕망” 작품(1975년)은 대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협회는 1970년대 열악한 소방장비 환경에 도움이 되고자 1973년 소방차 2대를 내무부에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소방헬기, 공기호흡기, 방열복 등 약 2만여 점(45억원)의 각종 소방기기를 전국 소방서 및 관공서에 기증하기도 하였다. 특히 1979년에 기증된 까치2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기 2대 중 1대(까치1호는 사고로 폐기)로 2021년에 국가등록문화재(805호)로 등록되었다. 지금은 서울 동작구 보라매안전체험관에 시민관람용으로 전시 중이다.

다. 사회공헌 활동

협회는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공익활동을 펼쳐왔으나, 사회 취약계층이 안전에서도 취약하여 보다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2009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화재안전봉사단을 발족하고, 사회취약계층에 대해 협회의 기술력을 활용한 안전점검과 보수, 화재안전교육 실시 등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36개조로 구성된 『화재안전봉사단』은 전국의 장애인․노인․아동 복지시설 중 화재안전에 특히 취약한 258개 시설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화재안전 봉사활동을 실시하였으며, 이밖에도 전국의 쪽방촌, 재래시장 등 테마봉사활동도 전사적으로 실시하였다.

6. 맺음말

모든 국민이 화재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시작이자 소명이었다. 이제 협회는 지난 50년 동안의 역할을 넘어 대한민국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화재뿐 아니라 미래 위험을 대비한 모든 재난에 안전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아가려 한다.

협회가 글로벌 위험관리 선도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앞으로 우리가 이뤄낼 것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