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채지형 작가
여행의 낭만이 그리울 때면 기차가 떠오른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포근한 햇살을 맞으며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기차여행. 상상만으로 설렌다. 강원도 삼척에 가면, 특별한 기차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국내 유일의 기차테마파크인 추추파크다. 이곳에서는 지그재그 구간을 달리는 스위치백 트레인부터 시원한 태백산을 바라보며 달리는 레일바이크, 세계 유명 기차를 축소한 미니트레인까지 각종 기차를 만날 수 있다. 어린이 방문자를 위한 정글대탐험과 키즈까페는 덤이다. 자연 속 무궁무진한 재미가 숨 쉬고 있는 추추파크로 떠나보자.
추추파크에 가는 길은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이다. 해발 720m에 우뚝 서 있는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갑자기 유럽 고성에 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웅장한 건축물이 높은 산에 둘러싸여 아늑하다. 마치 비밀장소를 발견한 듯한 기분도 든다. 입구에는 추억의 증기기관차가 위용을 자랑하고 서 있다. 첫 번째 포토존이다. 옆으로는 앙증맞은 미니트레인과 놀이기구가 어린이를 기다리며 서 있다.
추추파크에서 먼저 타 봐야할 기차는 스위치백 트레인이다. 3량의 객차가 이어진 166석 규모의 열차로,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을 달린다. 1963년 영동선이 이곳을 지날 때 흥전역과 나한정역을 잇는 1.5km 구간의 고도차를 극복하기 위해, 선로를 ‘갈지(之)’ 모양으로 만들었다. 당시에도 특별한 열차 구간으로 기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던 구간이었는데, 2012년 6월 솔안터널을 개통하면서 이 구간의 사용도 멈췄다. 이후 추추파크에서 증기형 관광열차인 스위치백 트레인을 선보여, 다시 스위치백 구간을 달릴 수 있게 됐다.
3량의 열차는 각기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두 번째 칸은 레트로한 인테리어로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인기다. 창에는 캘리그래피로 다정한 문구가 쓰여 있어, 감성을 더한다. 대통령 집무실로 꾸며진 칸도 있다. ‘삐익삑’ 소리를 내며 출발한 스위치백 트레인은 흥전역에 멈춰 방향을 바꾼다. 기차 꼬리가 머리가 되고, 앞부분이 뒤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생천 처음 보는 기차의 변신에 환호성을 지른다. 기차는 오던 방향과 반대로 달리기 시작한다. 천천히 달리는 기차에서 호젓하게 풍광을 즐긴다.
기차는 흥전삭도마을에서 30분 정도 정차한다. 이곳에는 군것질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탄광촌을 테마로 한 트릭아트존이 있어, 30분이 금방 흐른다. 대한 석탄공사가 기증한 샛노란 석탄 운반열차도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열차는 추억을 남기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간다.
스위치백 트레인만큼 인기있는 액티비티가 레일바이크다. 신나게 소리를 지르면 답답했던 마음도 시원해진다. 추추파크의 레일바이크는 국내 최고 속도인 시속 20km를 자랑한다. 길이도 7.7km나 된다. 통리역에서 출발한 레일바이크는 고도가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 산 위를 달리는 듯한 짜릿함을 안겨준다. 중간에 나오는 터널도 흥미진진하다. 알록달록한 조명과 각종 조형물로 연출해 흥미롭다. 갑작스레 등장하는 내리막길도 스릴감을 더한다.
기차와 레일바이크 외에도 추추파크에는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액티비티가 가득이다. 5세 이상 13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미니트레인’도 있다. 세계 각국의 유명 기차를 축소해 만든 기차모형으로, 생태연못 주변을 한 바퀴 돈다. 주변에는 어린이용 UFO 스윙과 관람차, 회전목마까지 놀이기구가 모여 있다.
외부에 있는 시설을 즐긴 후에는 내부로 눈을 돌릴 차례다. 유럽의 고성처럼 멋지게 서 있는 추추스테이션에 들어가면, 정글대탐험과 출동 슈퍼윙스 키즈카페 등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출동 슈퍼윙스 키즈카페는 소방관 체험 코너, 실내 낚시터, 회전형 슬라이드 등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놀이기구가 줄줄이 이어져 있다. 곳곳에 보호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추추파크는 손예진, 소지섭 주연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촬영지로, 스타들이 묵은 방에 머물 수도 있다. 북유럽 풍 숙소인 네이처빌로, 거실에는 영화 속 장면이 액자로 걸려있어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이 들게 한다. 네이처빌 외에도 기차를 개조해 만든 트레인빌과 넉넉한 오토캠핑장도 있어 여유롭게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트레인빌과 큐브빌 사이에 ‘탄탄대로’라는 길이 놓여 있어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탄탄대로는 우리나라 탄맥을 품은 태백과 삼척, 정선, 영월 등 4개 시군을 생태유산으로 연결한 길로, 삼척에서는 통리역, 추추파크를 지나 너와마을, 미인폭포로 연결된다. 추추파크에서 탄탄대로로 향하는 길에는 기차가 달리던 선로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도 좋다.
* 함께 가볼만한 곳
국내외 유리공예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도계유리마을, 신비로운 에메랄드 물빛이 특징인 미인폭포.
* 맛집
흥전 닭갈비, 물 닭갈비로 유명한 노포. 033-541-8373, 강원 삼척시 도계읍 흥전길 64 / 능라도.
회냉면이 인기. 냉면과 함께 탁 트인 풍광도 일품. 033-541-7492,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1길 20-3.
* 웹사이트
http://www.choochoopark.com
* 주소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033-550-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