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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조심 어린이마당과 함께 한 시간들

글 이선화 관동초등학교 교사 / 2021년 대상 수상

1. 학교를 옮기다, 그리고, 관동초에서

작년까지 인근 학교에서 근무를 하다가 5년 만기로 관동초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새로 전입한 교사들은 학년 배정에 있어서 선택지가 많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5학년에 배정받았고 6반과의 인연이 시작되게 되었다. 전담교사를 오래 하다가 학급을 맡게되어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과 기대감이 생겨났다. 교직 경력이 오래되지만 매번 새로운 감정으로 3월 첫날을 보내게 된다. 전담교사는 한 학급에 주어진 수업만 하면 되지만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특성상 수업 이외의 생활지도나 교육활동들이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 한명 한명이 너무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교사로서 학생들이 바르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드디어 교실 문을 열리고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안녕하세요?”라며 자기 자리에 앉는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우리 선생님이 어떤 분이실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렇게 5학년 6반과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2. 모두의 동의를 얻고

불조심 어린이마당 대회는 학급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급특색활동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공부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체제를 만들면 생활지도면에서도 어려움이 덜할 것이고 또한 평화로운 학급을 만들어 가다보면 학교폭력예방도 자연스럽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하고 모두의 동의를 얻을 기회를 포착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어느 정도 잘 사귀고 별다른문제가 없을 때 드디어 말문을 열게 되었다.

불조심 안전에 대해 배우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전국 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커다란 목표를 제시하게 되었다. 처음에 아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대상을 받을 수 있나요 하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반면 “우리 한번 해보아요!”라며 자신에 찬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하였다.

“선생님은 우리 반 모두의 찬성이 있어야 도전할것입니다.” 라고 하며 다수결에 의한 투표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명의 친구가 반대를 하였다. 그래서 반 전체에게 하루 동안 시간을 줄테니 한 번 더 곰곰이 생각해보고 결정을 하자고 하며 미루게 되었다. 다음 날 반대를 한 친구와 상담을 하였고 그 친구가 교실을 벗어나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차분하게 이대회는 소방관님들이 교실로 오셔서 시험을 치는 형식이라고 하니 그제서야 대회 참여에 찬성한다라고 하였다. 이로써 모두의 동의를 얻게 되었고 6월에 대회 신청을 하게 되었다.

제21회 불조심 어린이마당 수상 경남관동초 5학년 6반 지도교사 이선화

3.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다

학교에서 1년 동안 배워야 할 안전교육은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창의적 체험활동 및 교과와 연계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제공하는 불조심 길라잡이라는 책자를 읽고 이해하고 공부해야만 하기에 좀더 심화된 학습 내용으로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과 통합하여 진행하였으며 공부시간은 아침활동 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주로 활용하였다.

교재 내용은 각종 생활안전뿐만 아니라 화재 안전, 응급처치 등 우리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서 아이들이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양이었다. 하지만 최대한 교과와 연계하기도 하고 관련 동영상 내용을 접목하여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하였다. 매일 인터넷에서 올라오는 화재 안전, 소방관들의 활약상 등의 자료들을 찾고 그것을 수업 활동에 접목하였다. 불조심에 대한 신문기사나 방송에서 보도되는 자료들을 수업에 활용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기도 하였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국어 시간에 영상 매체자료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영상자료의 내용은 비번날 한 소방관이 주차장에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살리는 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배운 심폐소생술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낀 점을 이야기 나누면서 소방관들의 생명존중에 대한 태도에 감명을 받는 시간들도 가졌다.

4. 다양한 학습 전략 구현

“노력은 절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란 말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들어봄 직한 명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전략이 빠진 노력은 배신을 할수 있다라고 생각하였다. 오랫동안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나의 신조였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이 제대로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 나만의 다양한 전략을 세워서 실천하였다.

안전에 대한 내용으로 공부하면서 지루하게 느껴졌을 때는 활동 위주의 공부 방법, 개인의 역량 차이로 인한 실력 차이는 친구들 서로 간의 멘토 멘티 전략을 통해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는 식의 방법을 도입하여 운영하기도 하였다. 객관식 문제를 시간내에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틀리는 내용 위주로 공책 정리를 하고 그 내용을 알 때까지 포스트잇에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붙여 놓고 공부하는 방법 등을 적용하여 공부를 하게 하였다.

다양한 학습 전략 구현

5. 여름방학 동안 공부 방법

불조심 길라잡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배우고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여름방학 동안 집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한다고 하지만 내 눈앞에서 확인이 되지 않을 거라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방학 과제로 불조심 공부 점검표를 주며 매일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여름방학 계획표에도 불조심 공부하는 시간도 할당을 하였다. 불만을 가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목표를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공부 시간을 확보하였다.

6. 경상남도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배우다

화재 안전과 예방을 위한 청소년 단체인 한국 119청소년단에 입단하여 6월 초에 발대식을 갖게 되었다. 단체 활동을 하면서 불조심 공부를 하면 많은 도움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두가 신청하였던 것이 다. 코로나 시기라서 대면으로 하는 활동들이 많이 축소되었지만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의 활동들은 찾아서 하기도 하였다.

경상남도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건립한 경상남도 안전체험관이 6월에 오픈하게 되었다. 김해서부소방서 담당자의 제안으로 여름방학 중에 체험활동을 계획하게 되었다. 8월 말쯤 개학할 무렵에 체험활동을 하면 공부한 내용들을 실제로 익혀 볼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 생각하였다. 나의 생각은 적중하였다. 안전체험관에서의 활동들이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체험이었다. 책에서만 공부했던 내용을 소방관님들의 자세한 설명과 곁들여 실제로 해보면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오래 머리 속에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완강기체험, 소화기 작동, 화재 대피, 재난 안전, 응급 처치 등 다양한 안전교육을 실제로 체험하였다. 특히 코로나시기에 현장체험활동의 기회도 없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체험활동을 하는 게 참 재미있고 즐거웠던 것 같았다. 어려운 공부를 해내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보상으로도 충분한 체험활동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얼마 남지 않은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정리해서 목표를 꼭 이루자고 굳게 약속을 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7. 위기에 처하여 슬럼프에 빠지다

가. 1차 위기 : 방학 동안 모두 리셋되어 오다

9월 1일 첫날! 방학 동안 아이들이 어느 정도 공부가 되었는지 첫 모의고사를 치르게 되었다. 나는 우리반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했겠지, 시험 점수가 잘 나올까? 라는 온갖 생각으로 아이들이 시험치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시험지를 모두 모아 매겨 보았는데 이게 웬걸 방학 전까지 공부했던 내용들이 전부 리셋이 되어 있는 것이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상태로 하다가는 경남 6위 안에도 들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시험 결과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도 고개를 떨구며 방학동안 공부를 하지 못한 미안한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기에는 출발선에서 너무 멀리 와버려서 그만두지를 못하였다.

2021. 도쿄 올림픽 때 활약한 양궁, 여자배구 선수들 등 올림픽 영상자료를 보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선수들의 자세와 마인드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며 독려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방학 전에 공부를 했던 내용이라 완전하게 잊혀지지는 않았는지 어 느 정도의 선까지 성적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나. 2차 위기 : 비상사태, 예선 이틀 전 코로나 확진자 발생

9월 15일 예선 대회 3일 전 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선별진료소가 학교에 차려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한숨만 나오기 시작하였다. 우리 반에서 양성 판정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9월 15일 등교 중지와 시험 응시 포기 사태를 맞이해야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진단키트 배부 및 온라인으로 문진표를 작성하는등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교과서를 챙기고 책가방을 모두 매고 체육관 앞으로 이동하였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거웠고 코로나 검사를 처음하는 아이들은 힘들어하였다. 나는 밤새 학습 내용을 정리한 자료를 아이들 손에 쥐어주며 위기를 기회로 삼고 집에서 더욱 꼼꼼하게 공부해보자고 다독여 주었다.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겨우 달래고 12시쯤 모두 검사를 마치고 하교시켰다. 다음 날 검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5, 6학년은 전면 원격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날 밤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느라 다크서클이 턱밑에 내려온 사실도 모른 채 말이다. 우리 딸들도 등교중지된 채로 함께 집에 있었기 때문에 “엄마 얼굴 좀 보세요.”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팬더 곰 얼굴을 한 채 생활했을 것이다. 초조하게 아이들의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카톡 메시지가 100개 정도로 울리기 시작하였다. 모두 음성~ 우리 반 단톡방에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도배를 하였다. 이렇게 코로나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소방훈련

다. 3차 위기 : 태풍 찬투의 북상

코로나 위기가 끝남과 동시에 태풍 찬투가 북상한다는 기상 예보를 접하게 되었다. 태풍의 영향을 받게되는 시기가 딱 9월 15일 “우와 이게 머선 일이고?” 태풍 경보 발령이 내려지면 휴교 조치가 있을 것이고 우리 아이들이 시험치는 날에 등교를 못하게 되면 시험을 포기해야만 하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수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하였다. 계속 태풍 이동 경로를 살피고 시시각각 변하는 태풍 경로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신이 우리를 도왔는지 태풍이 강력하게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동해상 멀리 소멸되어 나갔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내일 있을 시험 마지막 정리 학습을 하였다.

8. 경남 1위 이루어내다

예선 결과가 나오기까지 덤덤하게 지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충분히 잘했고 내가 지도한 내용대로 잘 따라왔고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담당 소방관의 연락이 왔다고 옆반 선생님이 교실 앞으로 왔다. 우리 반이 경남 1위, 7반이 경남 2위, 옆반 선생님의 이야기에 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7반 아이들도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9. 본선 대회를 당당하게 치르다

가. 4차 위기 : 시험 이틀 전 코로나 확진자 발생 (시험 당일 날 학교 폐쇄, 전교생 등교중지)

<본선 대회 10월 6일 수요일>

대회 이틀 전 10월 4일 월요일 아침에 5학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등교중지를 선언하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 정말 예상치 못한 문자에 머리가 어지 러웠고 가슴이 답답하여 숨쉬기가 힘들었다. 해당 학반에서는 코로나 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5, 6학년의 코로나 검사에 대한 지침을 내려주지 않아서 정말 답답하였다. 내일 코로나 검사를 하게 되면 음성 결과 판정이 나야 등교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결과는 하루 지난 다음 날쯤 나는데 그렇다면 우리 반아이들은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응시 시각은 10시. 10시 이전에 결과가 나더라도 등교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하얘졌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였다.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가는 생각에 결과가 빨리 날 수 있는 병원을 떠올리게 되었고 수소문을 하기 시작하였다. 마침 하루 만에 결과가 나온다는 병원을 알아냈다. 교장, 교감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학부모님들의 동의를 구하였다. 아이들에게 내일 아침에 그 병원에서 만나자는 안내를 하였고 코로나검사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하여 자료를 챙기고 병원으로 갔다. 코로나 검사를 하기 위하여 20여 명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9시쯤 아이들이 오기 시작하였고 각자가 병원 앱을 설치하여 예약 신청을 하였다. 설치 방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엄마에게 전화하여 신청하고 그 외에 아이들은 병원 시스템에서 방문 예약 처리하는 등 혼자서 감당하기 벅찬 절차였다. 다행히 아이와 동행한 어머님과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검사를 마치게 되었다. 나도 마지막으로 검사를 하면서 의사 선생님께 우리 아이들의 검사 결과가 오늘 중으로 무조건 나올 수 있게 애원하면서 부탁드렸다. 내가 이렇게 무언가를 위해 간절해질 수 있었던 적이 언제였을까? 본선에 진출한 학급의 학생들 은 지금이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텐데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 검사를 하고 너무 아파서 울고 있고 이러다가 아이들이 시험을 망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나의 마지막 필살기 자료를 주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할 수 있어, 한번 해보자고 응원하였다.

탈진된 몸을 이끌고 학교에 도착하니 보건소에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었고 학생들은 한 줄로 길게 서서 기다리며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었다. 70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검체를 분석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시간은 내일 오전도 어려울 것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집에서 초조하게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 반에서 잘하는 학생 2명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14일간 자가격리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곳에서 밀접 접촉되어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2명도 추가로 나오게 되었다. 4명이 시험 응시를 못하게되었다. 잘하는 아이들이 못 나오게 되어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제발 우리 반 모두 음성이 나오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저녁 7시 30분 이후부터 아이들의 음성결과 문자가 오기 시작하였다. 자가격리자 포함 29명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울면서 열심히 공부할 거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 학교는 추가 확진자 발생으로 인하여 전면 등교중지를 선언하였다. 나는 교장 선생님께 우리 반만이라도 등교를 할 수 있게 부탁드렸고 시험 당일에 우리 반만 등교하였다. 교실에 들어서니 4명 제외한 24명의 아이들이 누가 먼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다같이 박수를 치면서 “우리가 코로나를 뚫고 여기까지 왔어요,”하며 감격해하였다. 시험을 치기 1시간 전. 마지막까지 책을 보면서 공부를 하였고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산경남지역본부 담당자분께서 오셔서 시험을 치게 되었다.

소방훈련

10. 본선 대상 수상

본선 결과가 나오는 2주간은 나뿐 아니라 아이들도 계속 긴장된 상태로 지내게 되었다. 본선 시험이 약간 어렵게 출제되어 아이들이 실수를 한 경우도 있고 헷갈렸던 문제도 있어서 1위를 기대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20일 결과 발표일, 참고로 나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한국화재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결과표를 찾기 시작하였다. 공지사항에 결과가 나왔다. 파일을 클릭하는 순간 내 눈을 한번 비볐다. ‘경남 관동초 5학년 6반(지도교사 이선화)’가 제일 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상~~ 심장이 마구 마구 펌프질하기 시작했다. 정말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계속 나왔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꿈틀거리면서 지나갔다. 우리 반 아이들을 내 아이라 생각하며 정성들여 챙겨 왔던 노력들의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아이들과 같이 조용히 체육관으로 갔다. 등글게 손을 잡자고 하니 눈치 빠른 아이들은 결과가 나왔냐고 연거푸 질문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표정 관리하다가 우리 반이 대상을 받게 되었다고 하자 아이들은 뛸듯이 기뻐하였다. 남학생들은 체육관을 뛰어다니고 구르고 여학생들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하였다. 그동안의 힘든 과정들을 함께 헤쳐 나가고 이루어낸 값진 결과라서 감동이 배가 되어서 더 진한 눈물을 흘렸던 거다.

소방훈련

11. 불조심 어린이마당을 되돌아 보다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은 자기주도적인 학습력과 공부하는 방법을 밀도 있게 배우게 되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함으로써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공부를 어려워하는 친구를 도와줄 줄 아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안전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나, 가족,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이 쓴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읽으면서 내가 교사가 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12살 시절 목표를 향해 뜨겁게 불태웠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그 중심에 있었던 선생님을 한 번쯤이라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2020~21년,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19라는 존재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공포에 떨게 하였다. 이는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였다. 모든 행사들이 축소 운영되고 폐지되는 상황에서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주관하는 불조심 어린이마당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안전 상식을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뜻을 모아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인 행사라고 할수 있다. 이 대회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학생들의 안 전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쭈욱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의 출현으로 등교가 중지되는 상황이 온다면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것을 펼치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이 점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다양한 대안들이 나와서 열심히 준비를 해 온교사와 학생들이 마음 놓고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5학년 6반 학생들의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