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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과 맞춤 데이터

글 이영규 화재보험협회 위험관리지원센터 과장, 공학박사

1. 머리말

화재보험협회는 안전점검 기반의 화재예방 활동을 통하여 활용도 높은 데이터를 집적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지식자산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그림 1과 같이 세 가지 채널로 유통된다. 국민을 상대로 하는 홈페이지(www.kfpa.or.kr)를 통해서는 기관 소개 및 발간 자료 위주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하는 언더라이팅 자료조회 시스템(ucis.kfpa.or.kr)을 통해서는 개별 특수건물의 안전점검 기반 위험 데이터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bigdata-119.kr)을 통해서는 R&D 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데이터를 유통한다.

화재보험협회 데이터 유통 채널

이번 글에서는 화재보험협회의 데이터 유통 채널 중 하나인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bigdata-119.kr)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소방안전빅데이터 플랫폼과 맞춤 데이터

화재보험협회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바로 특수건물의 안전점검이다. 여기서 특수건물이란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건물로서 다수인이 출입, 근무 또는 거주하는 특성으로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가 우려되는 전국에 소재하고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말한다.(<표 1> 참조)

화재보험협회는 안전점검 수행 시, 해당 특수건물의 건물 현황은 물론, 일반현황, 입지 조건, 보험계약현황을 파악하고, 화재폭발위험, 자연재해위험, 붕괴위험, 환경오염위험, 기계고장위험, 기업휴지위험, 배상책임위험을 평가하여 특수건물의 종합적 위험을 측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별 특수건물의 현황 정보와 위험정보는 언더라이팅 자료조회 시스템(ucis.kfpa.or.kr)을 통하여 보험계약 시 유용한 정보로 이용된다.

2021년 11월 특수건물 현황, www.kfpa.or.kr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은 R&D 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료 유통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은 화재보험협회의 데이터만 유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림 2]에 보이는 것과 같이 화재보험협회 외에 공공기관에서는 세종소방본부, 울산소방본부, 전북소방본부, 제주소방본부, 강원소방본부, 한국소방기술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민간기관에서는 올라이트라이프, 업데이터, 한방유비스, 예측진단기술에서 참여하여 데이터를 생산·유통하고 있다.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 참여기관, bigdata-119.kr

맞춤 데이터는 [그림 3]와 같이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bigdata-119.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맞춤 데이터 신청이 들어오면, 유통까지 대략 15일간이 소요된다. 공공기관의 데이터인 경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료로 제공되며, 민간기관 데이터인 경우에는 소정의 가공비용이 청구될 수 있으며, 정확한 비용은 제공 전에 처리 기관과 협의하여 진행된다.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 맞춤데이터 신청 화면, bigdata-119.kr

몇 가지 맞춤 데이터 유통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폭염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에서 온열질환자 구조 활동 데이터를 신청한 적이 있었다. 폭염 연구기관은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온열질환자 데이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터에 소방안전빅데이터 플랫폼에 데이터를 신청하게 되었다. 연구자가 좀 더 알았으면 하는 정보는 온열질환자 발생 위치였다. 질병관리청 데이터에는 발생 위치가 논, 밭, 공사장 등의 장소로 기술되어 있는데, 연구자는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다고 했다. 맞춤데이터가 접수되자 가장 먼저 전북소방본부가 움직였다. 전북소방본부는 온열질환자 구조 위치의 정확한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해당 위치의 지리좌표 정보를 제공하여 연구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그림 4] 참조).

온열질환 구급활동 데이터, bigdata-119.kr

한 연구기관에서는 특수건물 대장 데이터를 요청하였다. 특수건물을 모수로 한 화재위험을 연구하고자 신청한다고 했다. 맞춤데이터가 접수되자 화재보험협회는 수요자와의 사전 협의를 거친 후 특수건물의 기본정보(특수건물 관리번호, 건물명, 업종, 비식별처리주소)와 지리좌표가 포함된 데이터를 [그림 5]와 같이 제공하였다.

특수건물 대장 데이터, bigdata-119.kr

화재보험협회는 자연재해 유형별 위험지도를 구축하여 자연재해 위험평가에 활용하고 있으며, 손해보험사에도 제공하고 있다. 한 연구기관에서는 화재보험협회에서 실무에 활용하고 있는 자연재해 위험지도를 요청하였다. 그에 따라 [그림6]과 같이 자연재해 위험지도를 제공하였다. 이후에도 수요기관에서 해당 위험지도의 추가적 설명을 요청하여,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자연재해 유형별 위험지도, bigdata-119.kr

3. 맺음말

R&D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데이터 목마름을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정보공개청구 사이트(www.open.go.kr)가 운영되고 있어, 공공기관의 데이터 취득이 과거보다 상당히 용이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관의 데이터를 신청하는 체계적인 채널은 여전히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일부 민간기관의 데이터를 신청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저자는 최근에 중고차거래 앱을 통하여 자동차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이루어지던 거래들이 속속들이 디지털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여겨진다.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하는 한 가지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 연계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수건물의 화재보험을 계약하는 경우 화재보험협회의 데이터를 연계한다면 디지털 계약이 가능해질 수 있다. 레고 블록처럼 다양한 기관의 데이터를 서로 결합하면 새로운 경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디지털 뉴딜, 데이터댐 구축 사업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생태계를 촉진할 것이다. 화재보험협회 또한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생태계 적응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자이자 데이터 이용자로서 디지털 안전산업과 보험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화재보험협회를 만들어갈 초석이 바로 소방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