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여한승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화재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방화문, 창 세트, 단열재 등 KOLAS 공인시험기관이 발급한 시험성적서는 건축 설계, 시공, 감리, 준공 등 각 단계별로 건축자재의 품질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인허가 시 증빙서류로 첨부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방화문, 창 세트, 단열재 등의 제조업체는 공사 입찰 자격확보와 제품 판매를 위해 경쟁사보다 ‘좋은 성능의 시험성적서’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험수요는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저감을 위한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 기준 강화 및 기획소송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른 방화문의 내화성능에 대한 관심과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공인시험기관의 증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공인시험기관 수가 늘면서 시험기간 단축, 시험서비스 향상 등의 순기능이 있는 반면, 제품 성능 향상 보다는 원하는 수준의 시험성적서 취득이 용이해지는 역기능의 우려가 있다. 또한, 제품 품질에 대한 확인과 검증보다는 일회성 시험성적서가 제품에 대한 품질을 대변하는 인식이 통용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일부 대형 건설사는 방화문 등에 대한 자체 품질기준을 만들고 입찰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고는 공동주택 화재발생 시, 입주자 피난과 대피에 주요한 설비인 세대현관문과 대피공간 방화문을 대상으로 하여, 건설공사 품질검사 포털사이트인 건설사업정보 웹을 통해 공개된 품질검사성적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실제 설치되는 공동주택 방화문 선정에 필요한 방안을 검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가. 건설사업정보시스템을 통한 품질검사성적서 열람
건설사업정보시스템은 건설기술진흥법 제55조제2항에 따라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부재, 제품 및 구조 등을 대상으로 시험검사 의뢰, 시료관리 상태, 사용된 시험장비, 원시데이터, 시험검사 과정사진, 품질검사성적서 등을 관리하며, 일반인은 의뢰인, 품질검사기관, 시공자, 공사명, 시료명의 키워드 입력과 시료구분을 통해 품질검사성적서 열람이 가능하다. 여기서 방화문은 시료구분의 ‘기타 건설자재․부재’ 검색 설정을 통해 해당 품질검사성적서를 확인할 수 있다. 건설사업정보시스템과 품질검사성적서 그리고 품질검사 시험정보 및 성적서에 대한 열람 예시 화면은 [그림 1]과 같다.
나. 방화문의 내화성능 기준
방화문은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비차열 1시간 이상과 차열 30분 이상의 성능이 요구된다. 세대현관문과 공용실문 등은 비차열성능, 대피공간방화문은 비차열 성능 및 차열성능이 요구된다. 또한, 방화문의 내화 시험방법(KS F 2268-1)에서 규정하는 성능은 차열성 방화문과 비차열성 방화문으로 구분하며, 세부 성능 기준은 [표 1]과 같다.
다. 수집된 데이터 개요
수집 및 분석 대상 데이터 건수는 2018년 325건, 2019년 304건, 2020년 6월 30일 134건으로 총 763건이었으며, 그 내용은 [표 2]와 같다.
라. 분석 결과
건축물에 실제 설치되는 방화문의 성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건설사업정보시스템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품질검사성적서를 대상으로 최근 3개년(2018년, 2019년, 2020년 6월 30일 현재)치 763건을 분석한 결과에 대한 그래프는 [그림 2], [그림 3], [그림 4]와 같다.
2018년 비차열 6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299건으로 합격률은 약 67%로 나타났으며, 비차열 60분/차열 3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26건이고 합격률은 약 38%였다. 2019년 비차열 6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247건으로 합격률은 약 72 %로 나타났으며. 비차열 60분/차열 3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57건이고 합격률은 약 77%였다. 2020년 6월 30일까지의 비차열 6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104건으로 합격률은 약 77 %로 나타났다. 비차열 60분/차열 30분 품질검사 실시 건수는 30건이고 합격률은 약 60 %였다. 내화성능 중 비차열 60분 내화성능은 최근 3개년 간 향상되고 있으나, 10건 이상 품질검사를 실시한 제조업체의 경우 업체별 합격률의 범위는 2018년 45% ~ 95%, 2019년 63% ~ 86%, 2020년 6월 30일 현재 50% ~ 89%로 분석되어 업체별 방화문 내화성능의 품질 편차가 나타났다.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건설공사 품질검사는 건설현장의 관리인과 감리자가 시료 채취 시에 직접 입회하고 품질검사기관에 시험의뢰를 하며, 모든 절차와 기록이 해당 포털에 의무적으로 저장 및 관리되기 때문에 가장 공신력 있는 건설자재 성능검증 시스템이다. 따라서, 제조업체 등의 의뢰로 진행되는 일회성의 KOLAS 공인시험성적서에 비해 실제 설치되는 건설자재에 대한 객관적인 품질성능 확인이 가능하다.
공동주택 방화문은 화재발생 시 입주자가 안전하게 피난하고 대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상의 출입문이므로 일회성 시험에 따른 시험성적서 보다는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품질검사로 확인 및 검증하는 것이 안전성 제고 방안이 된다.
또한 누적된 품질검사성적서 데이터를 통해 방화문 내화성능의 합격률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제조사별 실시 건수와 합격률로 해당 업체 방화문의 품질수준을 파악하여 건축 설계나 시공 단계에서 방화문 선정에 적용할 경우, 건축물 화재안전 분야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품질관리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