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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해서 더 좋은 베트남 휴양지 푸꾸옥

글 · 그림 채지형 작가

푸른 바다가 아른거리는 계절, 푸꾸옥 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트남 남쪽에 자리한 이 섬에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뿐만 아니라, 무려 7,899.9m에 달하는 케이블카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다낭이나 나트랑에 비해 한적한 것도 큰 장점이다. 낮에는 눈부신 햇살 아래 푸꾸옥의 맑은 공기를 즐기고, 밤에는 야시장을 어슬렁거리며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마셔보자. 잊지 못할 추억 한 페이지가 완성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동남아시아 여행지다. 특색 있는 먹거리와 저렴한 물가, 늘어난 항공편 덕분에 날이 갈수록 여행자가 늘어나고 있다.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여행지도 세분화되는 추세. 요즘 베트남에서 가장 관심 받는 지역이 남쪽에 자리한 푸꾸옥이다.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푸꾸옥은 푸른 자연이 아름다운 섬이다. 천혜의 자연에 여행자를 위한 시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푸꾸옥을 ‘포스트 다낭’으로 개발하면서 여행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고 있는 것. 직항편도 놓였다. 비엣젯항공에 이어 이스타항공이 올해 2월부터 인천~푸꾸옥 직항 편을 운항, 가는 길도 편해졌다.

유유자적 즐기는 바다

푸꾸옥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이다. 제주도 3분의 1 정도 크기로, 150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푸꾸옥이라고 부르는 통칭 안에는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28개 섬도 포함하고 있다. 푸꾸옥은 다른 섬에 비해 사람 손이 덜 닿은 해변과 바다가 매력이다. 아직 베트남 다른 휴양지만큼 관광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캄보디아가 더 가깝다. 베트남과 28km 떨어져 있지만, 캄보디아와는 4k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때 캄보디아에 속해 있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푸꾸옥에는 20여 개의 해변이 있는데, 이중 사오비치와 켐비치가 유명하다. ‘별’이라는 뜻을 가진 사오비치는 약 3km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빛을 받은 모래가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은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즐기고 선글라스를 쓴 부모는 옆에서 칵테일을 마신다. 해변 앞 바다에서는 젊은이들이 패러세일링과 제트 스키같은 해양 스포츠에 푹 빠져있다. 섬 여행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세계 최장 케이블카, 썬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

푸른 바다와 하얀 해변만큼이나 푸꾸옥에서 인상적인 것은 케이블카다. 다른 곳에서는 케이블카를 탈 때마다 아쉬웠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은 언제나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푸꾸옥에서는 ‘원없이’ 케이블카를 즐길 수 있다. 편도 20여 분 동안 그림 같은 풍광을 보며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그것도 바다 위를. 썬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에 있는 케이블카로, 푸꾸옥과 혼톰(Hon Thom) 섬을 연결한다. 한번에 30명까지 탈 수 있다.

출발지점은 안톤역.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조형물이 여행자를 맞이했다. 안톤역에서 티켓을 구입한 후, 케이블카에 올랐다. 발밑으로 끝도 없는 바다와 점점이 박혀있는 배가 펼쳐져 있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촌마을도 정겹게 다가왔다. 진주 양식장도 눈에 들어왔다. 케이블카는 이름 모를 섬을 하나 넘었다. 끝없는 바다가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혼톰 섬에 도착하니, 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프라이빗 비치까지 데려다주는 버기였다. 해변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비치에 갔다가 눈이 똥그래졌다. 프라이빗 비치를 다들 신나게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야자수 그늘 아래 큼지막한 수건을 한 장 깔고 나른하게 누워 비타민 디를 충전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도 카메라 셔터는 쉴 수가 없었다. 은빛 반짝이는 바다가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유쾌한 즈엉동 야시장

베트남 여행에서 야시장은 놓치지 말아야한다. 푸꾸옥에도 가볼만한 야시장이 있다.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우러져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즈엉동 야시장이 그곳이다. 형형색색의 과일이 기다리고 있다. 생선을 향해 달려드는 파리를 쫓기 위해 선풍기를 틀고 있는 주인장, 더운 날씨에도 바나나를 불에 굽고 있는 할머니, 골목 사이사이 청량함을 퍼트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시장의 정겨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해산물이 풍부한 섬답게 각종 해산물 식당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싱싱한 크랩 전문점을 비롯해 길거리에서 핑거푸드로 맛볼 수 있는 한 접시 해산물까지 다양하다. 해산물과 함께 땅콩도 인기다. 걷다보면 맛보기 땅콩을 손바닥에 얹어준다. 한번 맛보면,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는 맛이다.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후추와 느억맘 소스도 챙겨보자. 푸꾸옥은 베트남에서도 손꼽히는 느억맘 소스와 후추 생산지다. 흑후추, 적후추, 백후추 등 다양하고 질 좋은 후추를 구입할 수 있다. 야시장이 열리는 시간은 오후 5시지만, 저녁 8시 전후로 가장 붐빈다.

< 여행정보 >

항공
비엣젯 항공과 이스타항공에서 인천~푸꾸옥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비엣젯항공의 경우, 인천에서 오전 1시 45분 출발, 오전 5시 10분 도착한다.
돌아오는 비행편은 푸꾸옥에서 오후 3시 20분 출발, 오후 10시 45분에 인천 도착 일정이다.
인천~푸꾸옥 비행시간은 5시간 20분이며, 호치민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 걸린다.

비자
비자 없이 최대 30 일 방문 가능.

환율 ‌
동(VND), 100동 = 약 5.08원(2019년 6월 기준)

인사말
‘안녕하세요’는 베트남 어로 ‘신짜오(Xin chào)’. 현지인에게 ‘신짜오’라고 인사하면 여행이 더 흥겨워진다.

함께
돌아볼 곳 ‌
바다의 여신 티엔 허우를 기리는 딘커우사원(Dinh Cau Shrine)과 베트남 전쟁 때 포로수용소로 쓰였던
푸꾸옥교도소박물관(The PhuQuoc Prison museum)도 함께 둘러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