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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재미 가득 ‘레인보우 요코하마’

글 · 그림 채지형 작가

요코하마를 생각하면 아련했다. “거리의 불빛이 너무도 곱구나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라는 가사의 애잔한 노래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10년 만에 요코하마를 다시 찾았다. 밝고 화려한 야경은 아련한 이미지를 날려버렸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미나토미라이와 라멘의 재미를 안겨준 라멘박물관, 신선한 맥주를 맛본 기린맥주공장은 요코하마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요코하마를 생각하면, 낭만과 재미로 채워진 무지개가 먼저 떠오른다.

일본 제2의 도시, 요코하마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30km 거리에 있는 항구도시다. 가나가와(神奈川)현의 대표도시로, 서양문화를 받아들인 관문이다. 요코하마가 개항했던 1859년만 해도 요코하마는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했다. 겨우 600여 명이 거주하던 요코하마는 160년 만에 인구 370만 명의 대도시로 급성장했다. 일본 제2의 도시로 오사카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알고 보면 요코하마가 도쿄 다음이다.

대부분 여행자들이 도쿄 여행에서 당일 여행으로 요코하마에 들른다. 그러나 하루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즐걸거리 먹을거리가 넘치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에서 먼저 찾을 곳은 미나토미라이21이다. 미나토는 항구, 미라이는 미래라는 뜻으로, 미나토미라이21은 ‘21세기 항구의 미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요코하마를 국제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사쿠라기초 역 북쪽에 위치한 신개발 지역이다. 곳곳에 미술관과 공원, 쇼핑몰 등 다채로운 문화시설이 갖추고 있어, 요코하마의 세련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랜드마크타워에서 보는 화려한 야경

미나토미라이21의 중심에는 296m의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타워가 있다. 69층 전망대에 오르면 항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파노라마로 펼쳐진 풍광을 바라보다 빼곡한 빌딩 숲이 눈에 들어오면, 도쿄 시내가 분명하다. 여유로운 음악을 들으며 도쿄 빌딩 숲을 바라보면, 분주하게 보내는 일상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맑은 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634m ‘스카이트리’도 볼 수 있다. 랜드마크타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1분에 750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 2층에서 전망대까지 4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랜드마크타워에서 보는 풍광은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에는 더 없이 화려하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보면 세상 근심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든다. 밤이 되면 코스모월드 관람차에서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빛이 만들어낸 현란함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출처] 요코하마 관광정보(www.yokohamajapan.com/kr)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또다른 장소는 국제여객터미널인 오산바시다. 유려한 요코하마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로, 알록달록 변하는 관람차와 랜드마크타워, 바다에 비치는 반영이 어우러져 황홀한 야경을 만들어낸다. 오산바시는 독특한 건물덕분에 디자인이나 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필수코스다. 넓이 4400㎡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기둥이 하나도 없다. 오산바시의 곡선은 요코하마의 우아함을 더해준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빨간색 벽돌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붉은 창고’라는 뜻을 가진 아카렌가다. 과거에는 일본 최초의 항만시설이었는데, 현재는 문화상업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요코하마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쇼핑몰을 비롯해 전시, 콘서트 공간이 들어서 있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밤이 되면, 조명을 받은 빨간 벽돌 건물이 운치를 더한다.

컵라면 박물관에서 ‘나만의 라면’ 만들기

[출처] 요코하마 관광정보(www.yokohamajapan.com/kr)

요코하마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곳이 많다. 개항장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철도가 만들어졌다. 일본 최초의 아이스크림도 요코하마에서 생겼다. 하나 더, 일본 라멘 전문점이 가장 먼저 생긴 지역도 요코하마다. 라멘은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 요코하마에는 1994년 문을 연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이 있다.

라멘박물관에 들어가면, 라멘을 다룬 수백 권의 잡지 표지가 눈을 사로잡는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본격적인 박물관이다. 쇼와시대 1958년을 재현, 마치 영화 세트장에 들어간 기분이 든다. 박물관 안에는 일본에서 특별한 8개의 라멘 가게가 모여 있다. 삿포로, 도쿠시마, 하카다 등 여러 지역의 특산 라멘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여행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도 인기다.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과 함께 놓치지 말아야할 박물관은 컵라면 박물관이다. 세계 최초 인스턴트 라면을 발명한 닛신식품에서 만든 박물관으로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와 만드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시되어 있다.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의 열정담긴 스토리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나만의 컵라면’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컵라면에 직접 그림을 그려 꾸미고, 원하는 토핑과 스프를 골라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컵라면을 만들 수 있다.

< 여행정보 >

항공
요코하마에 갈 때는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향하는 비행 편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하네다공항이 훨씬 가깝다.

교통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는 전철로 약 30분 소요된다.
미나토미라이 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미나토미라이 티켓’도 있으니 참고하자.

참고사이트
요코하마 관광정보
www.yokohamajapan.com/kr
요코하마 관광 컨벤션뷰로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로 상세한 관광정보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