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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기반 위험도지수와 위험관리

글 이영규 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 과장, 공학박사

1. 머리말

최근 들어 이상기후 및 자연재난 관련 리스크가 체감할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북미 일부 지역은 지난 1월 체감온도가 영하 70도에 달하여 항공기 수천대가 결항되는 사건이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상 한파에 따른 배관 동파 사고를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또한 자연재난과 관련 3~4년 전만해도 여름철 태풍 말고는 체감할 수 있는 자연재난이 거의 없었지만 울산 및 포항 지진 등 더욱 다양하고 심각하게 느껴지고 있다. 이는 비단 일부 국가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얼마 전 스위스에서 개최된 2018년 세계경제포럼의 설문조사 결과1)를 참조하면 이상기후 및 자연재난이 빈도 및 심도 관점에서 본 리스크 중 상위권에 해당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The Global Risks Landscape 2018
<표 1> The Global Risks Landscape 2018
The Global Risks Landscape 2018
빈도 관점 리스크 순위 심도 관점 리스크 순위
순위 종류 순위 종류
1 이상기후 1 대규모 살상무기
2 자연재난 2 이상기후
3 사이버공격 3 자연재난
4 데이터 사기 또는 도난 4 기후변화 경감 및 적응 실패
5 기후변화 경감 및 적응 실패 5 물부족
[출처 : 세계경제포럼, The Global Risks Report 2018 13th Edition]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는 재난을 크게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하고 있다. 태풍, 홍수, 호우(豪雨), 강풍, 풍랑, 해일(海溢),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黃砂), 조류(藻類) 대발생, 조수(潮水), 화산활동, 소행성·유성체 등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를 자연재난으로 정의하고 있고,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항공사고 및 해상사고를 포함한다)·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에너지·통신·교통·금융·의료·수도 등 국가기반체계(이하 "국가기반체계"라 한다)의 마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른 가축전염병의 확산 등으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상기후나 태풍, 지진 등이 해당되는 자연재난은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예방 차원의 접근이 어렵다. 따라서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재난으로 분류되는 화재·폭발 등은 예방 차원의 접근이 피해 경감에 있어서는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여기서는 점검과 연계한 사회재난 및 자연재난의 위험관리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 본 론

(1) 안전점검

화재보험협회는 1973년 설립된 이후로 특수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안전점검이란 건축물의 방재시설 및 생산공장에서 작업공정 등에 내재된 화재발생요인과 각종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하여 이를 제거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재해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재기술 및 보험대책을 제시하는 화재예방활동을 말한다. 특수건물은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건물로서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가 예상되는 건물을 말한다. 2016년 12월 기준 업종별 특수건물 현황은 <표 2>와 같다.

<표 2> 업종별 특수건물 현황 업종별 특수건물 현황

화재보험협회는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보험할인율 자료를 손해보험회사로 전달하여 특수건물의 화재보험에 적용되도록 한다. 안전관리 상태가 양호한 건물일수록 보험료에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건물주로 하여금 안전관리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안전하게 건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안전점검 절차 및 점검결과 활용 체계는 [그림 1]과 같다.

안전점검 절차 및 점검결과 활용 체계 [그림 1] 안전점검 절차 및 점검결과 활용 체계

2) 주요 점검항목

안전점검 시 화재·폭발·붕괴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리스크 관련 사항을 확인하여 종합적인 특수건물 관계자에게 위험관리대책을 제공한다. 화재·폭발 관련된 주요 점검항목으로는 건물 자체의 기본위험 및 화기시설 등의 발화위험 등의 위험요소와 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는 대책을 고도로 숙련된 점검직원이 평가한다. 또한 건축물의 용도에 따른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 병원, 다중이용시설 등의 경우 거주자의 특성에 따른 위험을 반영하고, 공장의 경우 공정시설에 따른 공정위험 등을 평가하여 업종별 변별력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자연재해 관련하여서는 건물의 골조, 지붕재, 지붕형상 등을 고려한 건물손상지수와 배수펌프, 수변전실의 위치 등을 고려한 건물침수지수 등을 점검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3) 점검기반 위험관리 효과

특수건물의 경우 의무적으로 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효과를 확인해 보기 위하여 특수건물 및 전체 건축물의 화재 빈도, 심도 및 리스크를 비교해 보았다.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화재 빈도(단위 면적[1M㎡] 당 화재발생 수) 비교 [그림 2]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화재 빈도
(단위 면적[1M㎡] 당 화재발생 수) 비교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심도(화재피해액) 비교 [그림 3]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심도
(화재피해액) 비교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리스크(빈도×심도) 비교 [그림 4] 특수건물과 전체건축물의 리스크(빈도×심도) 비교

[그림 2,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특수건물은 전체 건축물 대비 및 심도가 1/3 수준이며 이를 곱하여 산출한 특수건물의 리스크는 [그림 4]와 같이 전체 물건 대비 1/8 수준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수건물의 리스크가 낮은 것은 오직 점검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려우나,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맞춤형 위험관리 방안을 제공한 것이 이러한 결과를 보이는 것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현장 점검을 통한 위험관리의 효과는 해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재물보험 전문 기관인 FM Global의 경우 보험회사의 성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합산비율(Combined ratio)이 압도적으로 양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 3> 주요국가 및 FM Global의 일반보험 합산비율 (단위 %) 주요국가 및 FM Global의 일반보험 합산비율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 일본 손해보험협회, FM Global Annual report]

FM Global의 경우 전통적인 개념의 계리사는 단 한 명도 없으며, 엔지니어 위주로 운영되고 현장 방문(engineering visit)을 통해 위험관리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자연재해의 경우에도 화재보험협회는 현장 점검을 통해 건물손상지수와 건물침수지수를 파악하여 지수에 반영하고 있으며, 피해 경감차원에서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3) 점검항목과 실제 화재와의 유의성

2011~2015년 안전점검 시 점검을 통한 평가항목과 특수건물의 화재와 관련하여 통계적인 유의성을 산출해 보았다. 그 결과 상당한 주요 항목이 통계적인 유의성을 갖는 것이 확인되었다. 물론 굉장히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화재를 점검 시 평가한 항목을 가지고 정확한 예측을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외국에서도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화재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모델을 연구 중이지만, 유의성이 높은 데이터의 확보 및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표 4> 점검 주요항목과 실제 화재와의 통계적 유의성 점검 주요항목과 실제 화재와의 통계적 유의성

화재보험협회에서는 안전점검을 통해 건물의 위험성을 평가하여 위험도지수를 산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험도지수를 가지고 위험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S, 1, 2, 3, 4, 5 등급 순으로 부여하며, S등급이 가장 점검 결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물건이다. [그림 5]는 안전등급에 따른 화재빈도와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다. 여기서는 등급을 산출하지 않는 아파트물건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안전등급이 높아질수록(점검 평가가 좋지 않을수록) 화재 빈도 또한 상승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안전등급과 화재빈도와의 관계 [그림 5] 안전등급과 화재빈도와의 관계

3. 맺음말

화재는 매우 복잡한 요소에 의해 발생되므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화재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미국방화협회(NFPA), 뉴욕 소방국(FDNY), 애틀랜타 소방국에서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하여 리스크를 관리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석모델 구축 시 주요 입력 정보로 현장 점검 정보가 활용되고 있다. 자연재난은 인위적으로 리스크를 통제하는 것이 화재와 같은 사회재난에 비해 더욱 힘들어 많은 보험상품에서 면책하고 있으며, 위험관리 측면에서는 재난의 예방보다는 주로 재난발생 시 피해를 줄이는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재난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점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점검을 하지 않고서도 재난의 발생과 유의성이 있는 자료를 선별 및 조합하여 분석모델을 구축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자료 출처

  • 1.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2011~2015년)
  • 2. 한국화재보험협회 안전점검 데이터(2011~2015년)
  • 3.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2011~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