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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공간 손해예측을 활용한 추정최대손실(EML) 신뢰도 강화

글 최승호 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 책임연구원 소방기술사, CPCU ( 미국손해보험언더라이터 )

1.머리말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졌던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국내 화학공장, 정유공장, 전자공장 등에서 많은 대형사고가 발생하였다. 생산설비의 노후, 안전장치 미흡, 안전의식의 부재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위험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관련 규제가 강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산업현장에서는 화재, 폭발 등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보험중개 및 위험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Marsh사에서 분석한 '100 Largest Losses'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피해금액이 높은 대형사고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부 특정년도를 제외하면 8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림 1] 전세계 100대 피해사고 연도별분포(1974~2015) [그림 1] 전세계 100대 피해사고 연도별분포(1974~2015) Marsh '100 Largest Losses' 발췌

이러한 대형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화재·폭발에 기인하며, 에너지산업분야에서는 특히 폭발에 의한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재물손실 피해뿐만 아니라 기업휴지 위험도 높아져 피해가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다.

2. 사업장의 위험관리

사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그림 2]와 같이 위험통제(Risk Control) 및 위험재무(Risk Finance)를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화재·폭발 위험을 예로 들면 폭발위험지역 설정 및 비위험물 사용으로 인한 예방(Prevention), 소방설비 설치로 인한 경감(Reduction), 방화구획 설정으로 인한 분리(Seperation) 등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위험을 보유(Retention)하거나 보험으로 전가(Transfer)하는 등 재무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위험을 최소화하여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다양한 기법을 동시에 적용하여 사업장의 위험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실제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다양한 위험관리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여러 가지 위험관리기법을 적용하여 사업장에서 합리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려면 반드시 분석되어야하는 것이 위험의 크기이며, 심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및 전문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

[그림 2] Risk Management Tree [그림 2] Risk Management Tree

3. 사고피해·손실예측분석 및 활용

위험의 크기를 추정하기 위하여 많은 국외 위험관리기관에서 심도분석(Consequence Analysis) 관련 프로세스를 규정하고 있으며, 국내 위험관리기관에서도 누출원 분석, 최악의 사고시나리오 선정, 사고피해예측기법 등 사고피해 및 손실을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국내·외 기준들을 활용하여 사고피해·손실예측평가를 실시하고 피해반경을 산정하여 공정안전관리제도(PSM), 안전성향상계획서(SMS) 등에 적용한다. 그리고 일부 사업장의 경우 기업연속성계획(BCP, Business Contuiny Plan)에 활용하기도 한다. 많은 사업장에서 사고심도를 분석하여 위험예방, 위험경감, 위험전가 등을 활용한 전략적, 효율적 위험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도 공학적 근거 및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손실 개념을 적용하여 피해를 예측하고 있으며 이를 보험에 적용하고 있다. 전세계 보험사 및 재보험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손실관련 개념은 다음 표와 같이 다양하며, 개별 회사에서 변경하여 적용하는 개념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다.

<표 1> 보험업계에서 적용하는 다양한 손실 개념
<표 1> 보험업계에서 적용하는 다양한 손실 개념
MPL(Maximum Possible Loss) MPL(Maximum Probabale Loss)
MPL(Maximum Potential Loss) PML(Possible Maximum Loss)
PML(Probable Maximum Loss) MAS(Maximum Amount Subject)
NML(Normal Maximum Loss) NLE(Normal Loss Expectancy)
LLP(Large Loss Possibility) LLP(Large Loss Probability)
ELLP(Expected Large Loss Possibility) EPML(Est’d Possible Maximum Loss)
MFL(Maximum Foreseeable Loss) UML(Ultimate Maximum Loss)
AML(Absolute Maximum Loss) TPL(Total Probable Loss)
TPL(Total Possible Loss) MLE(Maximum Loss Expectancy)
AS(Amount Subject) PS(Percent Subject)
VS(Value Subject) LE(Loss Expectancy)
LE(Loss Estimation) EML(Estimated Maximum Loss)
기타 다수

이러한 개념 중 대표적인 것은 최악의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가정한 MPL(Maximum Possible Loss), 소방설비 등이 부분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가정하는 PML(Probable Maximum Loss), 비정상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 EML (Estimated Maximum Loss)이다. 모든 사업장에 대표적인 위험인 화재의 경우 · 용도(Occupancy) · 화재하중(Fire load) · 옥내 분할(Fire walls, Fire doors, etc) · 옥외 분할(Spatial Fire Separation) · 스프링클러설비(작동 실패, 부분 작동, 전체 작동 등) · 화재감시 · 소방대 활동 · 기타변수(소방비용, 잔존물제거비용 등)과 같은 항목의 적용에 따라 개념이 구분된다.

[그림 3] 사고심도 및 가능성에 따른 손실개념 [그림 3] 사고심도 및 가능성에 따른 손실개념

손실예측에 적용되는 항목에 따라 사고피해의 심도 및 가능성이 달라지며 손실관련 개념의 심도 및 가능성의 상대적 위치는 [그림 3]과 같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용어 중 최악의 사고를 가정하여 손해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고자 할 경우 MPL을 사용하고, 합리적으로 손해를 예측하고자 할 경우 EML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다.

보험업계에서는 추정최대손실 등 개념을 이용하여 보상한도액(Limit of Liability)의 산정에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보험가액은 사고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보험가입대상 금액의 총합이며 보통 약관상 가입금액은 이러한 보험가입대상에 대한 보상금액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형사업장 또는 위험분할이 적정하게 이루어져 분손이 예상되는 사업장에서는 단일사고로 전체 보험가입대상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여 보상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은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정최대손실에 근거하여 보험 보유규모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합리적 보험료를 산정하게 된다. 즉, 보험가입금액은 일반적으로 보험가액을 기초로 정하는데, 전손 발생가능성이 매우 낮고 분손 발생이 확실한 경우에는 최대손해액을 추정하여 보상한도액으로 산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최대손실을 합리적으로 예측하여 적용한다면 보험사는 담보력 확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성, 마케팅 역량 강화, 가액평가 및 재보험처리 등 관리비용 경감 등이 이루어지며, 보험계약자는 보험료 경감을 통해 다른 위험관리방법에 투자가 가능하여 안전수준을 더욱 향상시킬 수도 있다.

4. 추정최대손실 불확실성 및 문제점

사고피해예측이 정확하게 이루어진다면 사업장 위험관리 및 보험의 적용에 이상적이나, 많은 데이터를 적용하고 합리적인 공학적인 기법을 적용하여도 추정최대손실의 예측이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산정된 추정최대손실로 인한 보상한도액의 설정은 현실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사고 발생 시 실제 손실이 보상한도액으로 적용한 추정최대손실보다 클 경우 보상한도액을 초과하는 모든 손해는 보험계약자의 부담이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추정최대손실을 예측한다면 보상한도액으로 설정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 따라서 보험업계에서는 예상손실을 정확하게 접근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사고피해예측프로그램(예: KFPA CAP 2.0, Swiss Re Extools, Sedgwick LossAssessment Model 등)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거나, 상용프로그램(예: DNV PHAST, EPA ALOHA 등) 등을 활용하고 있다.

[그림 4] 한국화재보험협회 KFPA CAP 2.0 적용 예 [그림 4] 한국화재보험협회 KFPA CAP 2.0 적용 예

[그림 5] SLAM Model 적용 예 [그림 5] SLAM Model 적용 예

5. 3D 공간 손해예측을 활용한 추정최대손실

에너지산업분야에서 가장 큰 위험인 폭발사고의 경우에는 피해·손실예측의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주요원인은 · 2차 폭발, 부식성 가스에 의한 2차 피해 등 예측의 어려움,· 공정에 대한 이해 등 전문성 부족,· 최악의 사고시나리오 선정 오류, 첨단장비 와 새로운 제조공법으로 위험의 증가 또는 감소 및 사고피해예측모델링 프로그램의 한계 등 다양하다. 이 중 사고피해예측프로그램의 한계는 최근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연산 및 해석능력이 강화되고 사고피해예측 프로그램도 2차원에서 3차원 재현이 가능하도록 발전하여 개선되고 있다. 폭발피해추정의 정확성을 개선하고 추정최대손실에 적용하기 위하여 Breeze사의 ExDAM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3D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림 6] 3차원 공간 및 폭발지점 [그림 6] 3차원 공간 및 폭발지점

이차원에서의 피해범위와 3차원에서의 피해범위를 비교하고자 [그림 6]과 같이 건축물을 간단하게 모델링하여 분석하였다. 폭발시나리오에는 일반적으로 폭발위험반경을 산정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되는 TNT 등가모델을 적용하였으며, 폭발량 및 폭발지점, 건축물의 높이에 따라 피해패턴은 달라질 수 있다.

분석결과 폭발 사고 시 피해를 발생시키는 주요인자인 압력파는 [그림 7]과 같이 전파되어 나간다. 압력파는 건축물의 위치 및 형상에 따라 흡수되기도 하며 반사되기도 한다. 3D 모델링 결과 폭발지점과 마주한 건축물의 전면과 후면에 미치는 폭발압력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7] 3차원 공간 폭발압력의 전파 [그림 7] 3차원 공간 폭발압력의 전파

[그림 8]에 따라 2D 모델링과 3D 모델링의 사고예상피해반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00% 피해반경은 건축물의 영향이 없으므로 동일하나 80% 피해반경 및 40% 피해반경은 건축물의 영향에 따라 상이한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D 모델링에서 피해가 큰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건축물이 3D 모델링 결과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3D 모델링 결과 일부 과압이 건축물에 흡수되지 않고 건축물 사이로 전파되는 경우 통로를 따라 더 큰 위험반경을 나타나는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8] 3D 및 2D 폭발 피해반경 비교 [그림 8] 3D 및 2D 폭발 피해반경 비교

모델링 결과 및 다양한 사고사례를 분석해보면 2D 모델링의 피해 결과가 실제사고의 피해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3D 모델링의 결과가 더욱 정확한 것으로 분석된다.

6. 맺음말

전 세계적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장치 및 관리기술이 향상하고 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안전의식이 증가되어 사고의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시설의 밀집도가 높아지고위험물의 제조·취급·저장·사용량이 증가하고, 신종 위험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심도는 증가하여 단일사고로 인한 대형사고의 위험은 높아졌다. 이러한 사고의 피해를 정확히 예측하여 분석하는 것은 사업장 위험관리뿐만 아니라 보험의 합리적 적용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사고피해·손실예측 중 폭발사고는 특히 불확실성이 크므로 3D 공간 손해예측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피해반경을 산정하고 추정최대손실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은 현재 산업계 및 보헙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평가방식에 비해 전문성이 필요하며 많은 시간이 소요되나 전산유체역학 프로그램 등 관련 프로그램의 발전, 3D 모델링의 개선 등을 통해 앞으로 현실과 유사한 상황을 구현하여 평가하는 방식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