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의 고민 보험...,그리고 老老扶養

은퇴준비의 고민 보험...,그리고 老老扶養

글 류상만 한국보험신문 실장

보험 없이 노년을 맞는 것은 총 없이 전쟁터로 나가는 것과 같다. 보험은 노년일수록 더 필요하다. 보험 없이도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은퇴 후 고혈압·당뇨병뿐만 아니라 암, 심장질환 등 중대질환을 앓는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는다. 갈수록 증가하는 노인 의료비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세대 간 갈등까지 유발한다. 은퇴 후에는 소득이 제한돼 의료비 지출에 대비하지 못하면 노후 생활이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노후 의료비는 은퇴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노후 의료비 준비로 보험만큼 합리적인 수단은 없다. 질병이나 사고 발생 시기나 치료비 규모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 가입에도 순서가 있다. 은퇴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40대는 수입도 많지만 지출도 많은 시기다. 교육비, 대출 상환금, 노후 연금저축, 부모 부양비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정작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보험 가입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40대에 점검해야 하는 보험은 종신보험이다. 요즘 종신보험은 쓰임새가 다양하다. 사망 보장은 물론 은퇴 이후 부족한 생활비, 의료비, 연금, 상속재원 마련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는 건강보험을 점검해야 한다. 2000년 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건강보험의 보장 연령은 70~80세였다. 그러나 지금은 100세 시대다. 은퇴자가 과거 가입한 건강보험이 있더라도 보장 기간이 짧으면 건강보험 추가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 보험가입금액이 작다면 추가 가입을 통해 보장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 50대에는 자칫 나이나 질병 유무 여부로 인해 건강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 이 경우 보험료는 다소 높지만 유병자들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 건강보험‘이 제격이다.

간병과 치매보험도 50대 은퇴 예정자들에게는 관심 대상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으며 치매 환자가 약 70만 명에 달한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24년 100만 명, 205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6%가 치매 증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래에는 간병보험, 치매보험이 지금의 자동차보험처럼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 될 수도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다른 은퇴세대의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은퇴를 한 자녀가 나이 든 부모를 모셔야 하는 ‘노노부양’이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어 평균수명이 90세에 이르면 자식이 20~30년 길게는 40년 동안 노부모를 모셔야 하는 경우가 보편화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래 은퇴자의 가장 큰 리스크로 ‘노노부양’을 꼽는다. 개인별 준비보다는 국가적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개인도 해결책 찾아야 한다. 노부모의 치매를 포함한 의료비 대비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간병자금이나 치료자금을 미리 마련해 놓지 않으면 부모님은 물론 자식에게까지 큰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다. 형제들끼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거둬 만약을 대비 고령 부모에 대한 의료 자금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80세가 넘은 고령세대의 경우 공무원, 교직원 출신을 제외하고 연금 여력이 부족하다. 부모님 연금이 부족하다면 부모님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부부 중 연장자가 55세 이상이고 주택 가격이 9억 원 이하이면 대상이 된다. 부동산이 계속 오르면 주택연금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채 상환 방식을 알면 생각을 전환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가입자와 배우자 모두가 사망하면 자녀가 담보주택을 처분해 그동안 발생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