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제 화재조사센터 과장(CFI, CFEI)
전지는 양극(+)과 음극(-) 물질의 산화/환원반응으로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이다. 일반적으로 1차전지와 2차전지로 분류되는데, 1차 전지는 한 번만 사용하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 전지로서 수은 전지, 망간 전지, 아연공기전지, 리튬일차전지 등이 있으며, 2차전지는 방전 후에도 충전하여 재 사용이 가능한 전지로서 리튬이차 전지, 니켈카드뮴 전지, 니켈수소 전지, 금속공기 전지 등이 있다.
리튬이차전지는 수명이 길고, 휴대성이 우수하며,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 노트북, 전동킥보드, 및 드론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소방청에서 발간한 국가화재정보시스템(2019~2021)을 보면 배터리/축전기, 배터리 충전기,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및 드론 화재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리튬이차전지에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원통형 모양의 리튬이온 전지(LIB)와 고체 또는 젤(Gel) 상태의 중합체(폴리머)를 전해질로 사용하는 각형·파우치 모양의 리튬폴리머 전지(LPB)가 있다.
원통형은 규격이 표준화되어 있어 양산성이 좋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형태의 전지로 손꼽히지만 외관 특성상 여러 셀을 묶으면 유휴공간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지녔다. 각형·파우치형 전지는 제한된 공간에 맞게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제조할 수 있으며, 무게도 30% 이상 줄일 수 있어 높은 출력과 높은 용량을 요구하는 드론, R/C 등에 주로 많이 사용된다.
전지는 음극, 양극, 전해액,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가는 과정이 충전, 양극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방전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단락을 방지하며, 리튬이온만 분리막 내 미세한 구멍으로 통과 시킨다.
리튬이차전지는 보통 '열 폭주(thermal runaway)'라는 현상을 통해 폭발한다. 음극에서는 약 70~ 90도에서 발열반응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양극에서는 130~150도에서 발생한다. 이때 적절하게 냉각되지 않으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열에너지 발생 속도가 증가해 폭주하게 된다. 열폭주가 발생하면 분리막이 녹아 내부단락이 발생하면서 화재가 발생한다.
열폭주는 음극과 양극을 손상시키는 과충전이나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들러붙는 덴드라이트가 생기는 과방전, 외부 충격에 의한 단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리튬 2차전지의 양극의 주성분인 리튬금속산화물은 저온에서는 안정되지만 과충전 또는 과열 등에 의해 고온이 되는 경우 분해되어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분리막이 탄화되면서 풍선처럼 부피가 팽창하는 스웰링(swelling) 현상이 나타나며, 전지의 내부 압력이 전지 케이스의 밀폐압력보다 커지면서 오프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하고, 분리막이 탄화되면서 양극과 음극이 단락될 때 생성되는 불꽃방전(아크)에 의해 오프가스가 착화되면서 화재가 발생한다.
가. 열적 위험
1) 최근 국내 연구진1)이 리튬이차전지의 화재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했는데, 충격 등 외부 요인이나 제조사 결함이 없는 정상적인 전지라도 체계적인 열 관리 없이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즉 전지 사용 시 열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2) 직사광선에 노출된 차량 내부 온도는 90도 이상 상승하기 때문에, 차량 내부에 전지 등을 보관하거나 충전하게 되면 화재 또는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3) 또한 과도한 튜닝이나 전동 킥보드에 1인을 초과하여 탑승하는 경우 등 전지를 과하게 사용하면 비정상적인 발열로 인해 전지가 손상되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4) 사진1과 사진2는 고온 환경에서 리튬이온 전지(3.7V, 2,600mAh)와 리튬폴리머 전지(3.7V, 10,000mAh)의 열폭주에 따른 발화상황을 나타내는 실험 사진이다.
나. 과충전에 의한 위험
1) 리튬이온전지는 PCM2)이 설치된 보호회로용과 비보호회로용 전지가 판매되고 있으며, 보호회로용 전지가 PCM 설치로 인해 비보호회로용보다 길이가 길며, 가격도 비싸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런 배터리팩(전지팩)은 유휴공간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보호회로용 전지를 사용하며, BMS3)를 설치하여 배터리팩 전체를 보호한다.
2) 이렇게 보호회로(PCM, BMS)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외부충격 또는 장시간 사용으로 충전기(전원 공급장치)나 보호회로(BMS, PCM)가 손상되어 오동작하는 경우, 정격전압이 맞지 않는 비규격 충전기를 사용하는 경우, 셀 밸런싱(cell balancing)을 하지 않고 충전하는 경우 등이 있다.
3) 셀 밸런싱(cell balancing)이 지원되지 않는 보호회로 사용 시 허용오차4)를 넘어 동작하는 전지가 발생하며, 특정 전지의 용량이 적으면 직렬로 연결된 다른 전지에 비해 더 빠르게 충전되는데 보호회로가 충전을 중지하지 못하면 과충전이 발생한다.
4) 사진3과 사진4는 과충전으로 인하여 리튬이온 전지(3.7V, 2,000mAh)와 리튬폴리머 전지(3.7V, 4,000mAh)의 열폭주에 따른 발화상황을 나타내는 실험 사진이다.
다. 과방전에 의한 위험
- 방전이란 음극인 흑연에서 리튬이온이 빠져나가는 현상이며, 과방전은 전지의 방전 제한전압 이하까지 방전되는 현상이다. 흑연 속에서 리튬이 모두 빠져나간 후에도 계속 방전이 이루어지면 동박(copper foil)이 산화되면서 구리이온이 전해액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전해액에 녹아있는 구리 금속이온은 전지 내에서 분리막을 뚫고 내부 단락을 발생시킬 수 있다.
라. 물리적 손상으로 인한 위험
1) 리튬이온 전지가 찍힘, 놀림, 꺽임, 과도한 압력 등의 물리적 손상을 입는 경우 전지 내부에서 단락이 발생되어 화재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물리적 손상의 원인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전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실수로 발생되는 경우가 더욱 많다.
2) 리튬이온 전지로 구성된 배터리팩 중 홀더 없이 본드를 사용하여 고정하는 경우 외부충격 등에 쉽게 전지가 손상되면서 전해액이 누액되거나 심하면 분리막이 손상되어 양극과 음극이 단락되면서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3) 사진7와 사진8은 외부 충격으로 인하여 리튬이온 전지(3.7V, 2,600mAh)와 리튬폴리머 전지(3.7V, 10,000mAh)의 열폭주에 따른 발화상황을 나타내는 실험 사진이다.
가. 구매 시
1) 전지와 충전기 또는 전원공급장치는 먼저, 여기 보이는 것과 같이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 등의 안전성 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해야 하며 전원공급장치는 사용기기 정격에 맞는 제품을 구매해야 된다.
2) 전지가 외부충격에 의해 케이스가 손상되었는지 확인한다. 전지의 피복이나 케이스가 손상된 경우 전해액이 누액되거나 수분 또는 이물질이 전지 내로 침투되어 양극과 음극이 단락되는 등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홀더나 하드케이스로 보호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나. 사용 시
1) 전지의 보호회로 불량이나 충전기나 전원공급장치 자체의 고장 등으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전 시 반드시 이석하지 않아야 하며, 충전이 완료한 후에는 전지와 충전기 등을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
2) 튜닝 또는 전동 킥보드 승차정원 초과 등 단시간에 전지를 과도하게 방전시키는 경우, 온도상승에 의해 내부 셀이 손상되어 수명이 단축되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임의로 변경하거나 과도한 사용(승차정원 초과)을 지양해야 한다.
3) 전지를 방전된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 보호회로가 정상작동되지 않아 과방전되어 수명이 단축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충전해서 보관한다.
4) 전지가 고온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 전지 내부 온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직사광선에 노출된 차량 내부나 전기히터 전면 등 60 ℃ 이상 고온으로 유지되는 장소에서 전지를 보관하거나 충전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다. 화재 발생 시
- 일반 화재처럼 생각해 물이나 일반 소화기를 이용하여 진압을 시도하면 안된다. 먼저 119에 신고를 하고, 리튬이차전지 화재에 적응성 있는 소화약제인 금속화재용 D급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질식소화 덮개를 사용해 초기 진압을 하고, 진압이 어려울 시 즉시 대피한다.
자료출처
1) 한국전기연구원 리튬이차전지 열 관리 기반 화재 예측 기술 개발(22.05.09 헤럴드경제 신문 내용 중) 2) PCM(Protect Circuit Module; 배터리 보호회로) 3)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배터리 관리 시스템) 4) 전지는 용량과 임피던스에 일정한 허용오차가 발생하며, 충방전 사이클에 따라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며, 내구성이 약한 전지부터 이러한 허용오차를 넘어서 동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