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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험 언더라이팅 및 관련 사고사례

글 정혜원 화재보험협회 위험관리지원센터 과장

1. 머리말

기술보험의 주요 종목으로는 건설공사보험, 조립보험, 완성토목공사물보험, 기계보험 등이 있으며 보험 목적물의 구성과 상태에 따라 [그림 1]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전체 공사비를 구성하는 건축․토공사와 설비공사 중 그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에 따라 건설공사보험과 조립보험으로 나뉘고, 공사가 완료된 후 운영단계로 넘어가면서 각각 완성토목공사물보험과 기계/전자기기보험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이때 공사 완료 기준은 건설공사보험-완성토목공사물보험에서는 공사목적물이 발주자에게 인도되는 시점, 조립공사보험-기계/전자기기보험에서는 시운전 완료 시점으로 한다.

기술보험의 주요 종목 분류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건축․토목 및 조립공사와 그 유지․관리의 영역은 방대하고 따라서 기술보험에서 다루는 분야와 그 위험 또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본고에서 기술보험 전체에 대해 다루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기술보험의 대표종목인 건설공사보험과 조립보험의 언더라이팅과 관련 사고사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2. 기술보험의 언더라이팅

가. 건설공사보험

건설공사보험의 언더라이팅에서 사전에 고려하는 손실의 유형은 두가지다. 건설공사 중 사고로 인한 손실을 복구하는데 드는 직접적 손실과 공사 중단 등으로 발생하는 공기지연에 의한 간접적 손실이다. 언더라이팅 시 사고로 인한 손실에 대비하여 건설공사의 기술적 위험 및 지질, 지형, 기후 조건뿐만 아니라 수송을 위한 도로 및 수리시설 및 사회적 기반시설 등이 파악되어야 하며, 공기 지연을 대비하여 공사의 규모, 복잡성 및 공사금액, 공사 소요 기간 및 일 작업시간, 도급업체의 능력 등이 파악되어야 한다.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이해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건설공사보험 언더라이팅의 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보험가입금액

건설공사보험의 위험평가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은 보험가입 대상의 총액 및 항목별 가액이다. 여기에는 자재, 인건비 및 발주자와 도급업체가 담당하는 업무가 포함되어야 하며 가액들을 항목화하여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2) 기술적 위험

위험평가 시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연속적인 공사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재적인 기술적인 위험으로 붕괴, 함몰, 기울어짐, 화재발생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위험은 설계뿐만 아니라 공사비 등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선택된 공법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면밀히 평가하여야 한다.

특히 심층도 및 지하수는 건설공사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현장의 관련 조사자료를 반드시 검토하고 필요시 추가조사를 수행하거나 사고예방을 위한 공사 조건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공사 진행에 따른 설계 및 공법 변경은 공사기간의 지연 또는 추가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공사 진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사고사례 : 경남 복선전철 ○○강 하저터널 공사 지반침하 사고(2020)>

① 사고개요

- 사고일시 : 2020년 3월 18일

- 사고장소 : 경상남도 복선전철 ○○강 하저터널

- 손해액 : 약 200억원

- 사고원인 : 지하수 유출

2020년 3월 경남 복선전철 ○○강 하저터널 공사현장에서 지름 50m 가량의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사고 18일 전 첫 번째 이상 징후가 나타났으며 당시 터널 내부에서는 복선전철 상·하행선 터널을 잇는 2공구 내 피난대피터널 굴착 작업에서 굴착이 시작되자 앞서 시공한 감지공에서 지하수와 토사가 흘러나왔다. 이후 본선터널 세그먼트(구조체) 이음부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그 사이로 지하수 유입이 감지되어 본선터널 곳곳에선 이상 징후가 발견되었고 사고 5일 전에는 피난터널 부근의 지하수 유입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고 전일 본선터널에 또다시 균열이 발생하여 피난 터널에서 토사가 섞인 지하수의 유입이 급증했다. 사고 당일 지하수 유입이 최대로 진행된 후 상선 터널이 붕괴되고 이어 17시간 후 하선에서 2차 붕괴가 발생하여 총 400m에 달하는 구간이 손상되었다.

② 사고원인

사고의 조사를 맡은 한국지반공학회는 사고원인이 피난터널 굴착 중 '지하수 유출로 인한 터널 하부-측면 공동 발생'이라고 밝혔다. 공사에 사용된 Shield TBM 공법의 특성상 매우 중요한 지질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반조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고 지나치게 느슨하게 지하수 유출관리 기준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상황

해당 구간은 5개 공구로 나누어 진행 중이었으며 본 구간을 제외한 모든 공구 공사가 완료된 상태로, 공정률은 97.5%였다. 그러나 이 사고로 인해 개통시기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총 사업비 1조 7,000억원으로 당초 2021년 2월 준공이 예정되었던 공사는 2022년 12월(예정)으로 약 2년 정도 지연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복구 공사비는 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식 개통이 이뤄질 때까지 지연이자·운영관리비 등의비용(최소 1,000억원 이상)을 더하면 수천억원 이상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3) 주요 위험평가

강우, 홍수 및 침수, 태풍, 지진 등의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건설공사 현장에 잠재된 다음의 주요 위험에 대하여 체크리스트를 마련하여 확인하는 것은 언더라이팅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 집중호우 발생 시 현장의 침수 가능성 및 공사목적물의 수손 피해 민감도

• 태풍 발생 시기와 사고 위험이 큰 공사 시기, 강풍 확률 및 풍향 등의 종합적 고려

• 공사지역의 지진 주기, 규모 및 공사의 지진 취약도

• 경사면의 강우 및 적설 영향으로 인한 산사태 위험

• 가연성 자재, 임시구조물 및 화기작업으로 인한 화재 위험

(4) 제3자 배상책임

현장 작업 시 제3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의 가능성 및 규모를 파악하여 언더라이팅에 반영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굴착 작업 중 지하 전력선 또는 통신선을 절단할 경우,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의 가능성은 물론, 피해를 입은 제3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 지하 케이블을 절단하는 경우 인근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사고사례 : 서울도시철도 ○호선 공사(2001~2018)>*1)

서울도시철도 ○호선 3단계까지 발생한 총 지급보험금 405억원(총 사고건수 224건) 중 제3자 배상책임(Third Party Liability, 이하 TPL) 사고가 170억원(186건)으로 전체 대비 손해액 42%, 사고건수 8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게 TPL 사고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인구와 구조물의 밀도가 현저히 높은 도심지 공사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TPL 사고 분석

손해액 기준으로는 발파진동으로 인한 주변건물 균열사고 비중이 가장 높으며, 사고건수 기준으로는 대인 상해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표 1> 참조). 특히 공사장 주변 밀집된 노후 상업시설 및 주거지역에서 고액사고가 발생하였고, 공사 중 석촌호수 주변에는 싱크홀이 발생된 사례가 있다. 또한 공사 구간 중 도로함몰과 지반침하 등의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굴착공사에 따른 지하수위 저하로 지반침하가 급격히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서울도시철도 O호선 공사 TPL 사고 분석

나. 조립보험

조립공사의 언더라이팅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시점으로 구분하여 평가할 수 있다. 즉 조립공사 중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운전 시점을 기준으로 조립공사 작업 중에는 주로 플랜트 부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위험을, 시운전 기간 중에는 운전작업의 오류, 부품의 결함 및 설계 오류로 인한 기술적 위험을 고려하여 평가한다.

(1) 보험가입금액

보험가입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출하기 위하여 공사 항목별(기계, 자재, 인건비 등)로 분할하여 공사 일정 및 진행공정별 가액을 산출한다.

(2) 기술적 위험

프로젝트의 유형, 플랜트의 부품 및 구성요소, 완공 부분의 민감도를 고려하여 기술적 위험에 대하여 평가한다. 시공사 및 도급업체의 기술경험 및 성실도를 파악하여 사고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으며 만약 도급업체에 충분한 경험과 능력이 있다면 손실이 발생할 확률과 그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도급업체에 유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원수 등을 조사하고 투입 인원 각각의 기술력을 파악하는 것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3) 주요 위험평가

대형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위험요인인 자연재해 위험에 관해서는 현장의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현장의 침수, 폭풍 및 지진 등에 대한 잠재위험의 평가를 위해서는 관련된 정보 입수는 필수적이며 조립공사가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었는지 파악하여야 한다. 또한 재산피해를 크게 발생시키는 주된 위험요인인 화재위험에 대해 평가하고 이에 대비한 방호조치 및 소화활동 능력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파악하여야 한다.

<사고사례 : 발전소 건설 중 바닷물 유입으로 침수손해 발생 (2009)>*2)

① 사고개요

- 사고일시 : 2009년 4월 29일

- 사고장소 : 경북 경주시 ○○원전 부지

- 손해액 : 90억원

- 사고원인 : 차수벽 설계 및 시공 오류

② 사고상황

2009년 4월 경북 경주시 ○○원전 부지가 바닷물에 모두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안에 설치된 철제 물막이가 무너져 다량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밀려들었고, 공사 부지 내 터빈과 발전시설 등을 위한 주요 구조물이 대부분 파손되었다. 관계자는 “수중 배수관로 연결을 위한 호안간섭구간 내 물막이 역할을 하는 게이트(차폐물)가 터지면서 5만톤 규모의 해수가 ○○ 건설 부지 내로 한꺼번에 유입이 되었다”며 “이에 따라 건설부지 내 ○○ 2호기 터빈과 발전기가 들어서는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 등 연면적 3천7백여㎡에 달하는 공사현장 대부분이 해수면 아래 7~8m 아래로 침수되었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소는 발전효율을 높이고, 인근 연안의 온배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연안으로부터 원거리에서 바닷물을 취·배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OO원전에도 취·배수를 위한 공사가 불가피했고, 최근 이같은 공사를 위해 철제 물막이 공사에 들어간 상태였으며 이러한 철제물막이가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어 바닷물이 공사현장을 덮쳤다.

원전 건설부지 사고 전후 상황

(4) 시운전의 위험 평가

시운전 기간은 기계 및 플랜트의 설비들이 최초로 부하가 걸리는 작동상태에 들어갈 뿐만 아니라 운전에 필요한 자재의 보유량이 증가한 상황이므로 사고발생 및 손실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이다. 언더라이팅 시 시운전 기간의 대형사고를 피하기 위하여 다음 조건을 확인하여야 한다.

- 정리정돈된 설비 및 현장 상태

- 완전한 공정 제어시스템

- 능력을 갖춘 직원에 의한 완전한 감시 시스템

- 입증된 기준에 의한 시운전

- 설비의 현장 수송 전 핫테스팅*3)수준의 시험 실시

<사고사례 : 울산시 ○○플랜트 조립공사 중 폭발 (2020)>*4)

① 사고개요

- 사고일시 : 2020년 4월

- 사고장소 : 울산시 ○○플랜트 라인 증설공사

- 손해액 : 25억원

- 사고원인 : 시운전 도중 이상 과압 발생

② 사고원인

본 사고는 사고원인이 궁극적으로 반응기에 과압이 걸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이 되어 설계결함 및 시공상 기술의 졸렬 여부를 동시에 검토하였고, 그 결과 시공상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단정 지을 수 없어 보상하는 손해로 파악되었다.

③ 피해상황 및 보상

손해액은 폭발로 인해 입은 공사목적물을 수리가 불가능하여 대체가 불가능한 부분과 부분수리로 사용가능한 부분으로 구분한 후 도급내역서상 피해품목에 해당되는 단가를 참고로 하여 원상복구 공사비에 투입된 금액을 손해액으로 산정하였다. 본 공사는 기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작업으로 조립보험 상 Section1(공사목적물)은 증설되는 생산라인이며 공사금액 또한 이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산정되었다. 그러나 본 폭발사고로 공사대상물인 증설라인뿐만 아니라 기존의 생산라인 및 건물도 피해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본 사고와 같이 당해 공사목적물 외에 기존에 놓여있는 건물 및 생산라인 등의 기계장치는 조립보험의 공사목적물인 Secion1의 담보에도 포함되지 않고,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는 Section2에도 해당되지 않아 사고발생시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으며, “주위재산 담보특약”은 이렇게 공사현장의 사고 발생 시 공사현장 주변에 피보험자의 재산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담보이다. 본 사고의 경우도 폭발사고로 인하여 현장과 인접한 기존 건물의 벽체와 유리창에 손해를 입었으나 해당 특약의 가입으로 관련 피해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였다.

3. 맺음말

국내 기술보험 시장의 규모는 전체 손해보험시장 규모에 대비하여 크지 않으나, 손해율이 양호한 보험종목으로 최근 시장의 규모 또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 중의 목적물을 담보하는 건설․조립공사 보험의 특성상 크고 작은 사고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기업성보험의 다른 종목에 비해 손해율의 편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건설․조립공사 보험의 언더라이팅에 있어 사전에 관련 공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의 정보를 수집하여 잠재된 위험요소를 정확히 평가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 코리안리, The Risk, 2017 No.4, 서울도시철도 9호선 건설공사보험 사고분석

2) 오마이뉴스, 2009, “우리나라 원전건설 기술 세계 최고 맞습니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22658

3) 보험에 가입된 기계 장치의 부품, 구성설비 또는 생산 공정에 완전한 또는 부분적인 부하를 걸고, 원료 또는 공정용 물질을 사용하는 정상적인 작동 조건 또는 부하시험을 위한 작동 조건에서 실시하는 시험

4) 김정식(건설공제조합 공제보상팀), 건설현장의 위험과 클레임 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