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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안전성 강화를 위한 건축물 마감재료의 제도 추이 및 향후 과제

글 김흥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선임연구원

1. 머리말

최근 우리는 산업과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인구의 도시 밀집 및 대형화 추세에 있으며, 또한 물류 창고의 대형화, 대형 멀티플렉스(Multiplex)의 등장, 도심 지하공간의 개발계획 수립 등 환경은 점차 사회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변화하면서 건축물의 화재는 점차 대형화 ․복합화되고 있다. 특히 제한된 토지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도시의 수평적 팽창을 저지하며, 고밀도 개발로 인한 상대적인 녹지공간의 확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고층 건축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 19 등에 의해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소비 패턴이 소량 다품종 고효율로 변화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물류 창고가 건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외적으로 고층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로 화재가 급속히 확산되는 화재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영국에서는 24층짜리 아파트 그렌펠 타워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연성 외장재를 타고 빠르게 상부층까지 확산되었다. 화재 발생 한 시간도 안 되어서 건물 전체가 모두 타버렸으며 주민 71명이 사망하는 부의 가연성 외장재(복합패널)로 전파된 후 건물 전체로 확산되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외에도 중국,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도 외부 마감 시스템으로 화재가 확산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국외 화재사고 사례

국내에서는 그렌펠 타워와 비슷한 화재 사고가 2017년 12월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하였다. 스포츠센터 필로티 주차장에 있는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건물 외벽의 인화성이 강한 가연성 외장재로 전파되었으며, 화재는 급속도로 확산되어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와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와 같이 가연성 외부 마감 시스템을 타고 급속히 화재가 확산된 사례들이 있었다.

국내 화재사고 사례

또한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 용이하며 단열 성능이 좋은 샌드위치패널이 공장, 창고 등의 내부 마감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연간 1조원대 이상으로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07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망 40명), ’13 안성 냉동창고 화재(돼지고기 10,000톤 소실), ‘21 이천 쿠팡 물류창고 화재(공산품 1,620만여 점 소실)에서 알 수 있듯이 가연성 심재가 강판으로 덮여 있어 심재가 연소되면 급격한 연소확대가 이루어지고 강판으로 인해 화재 진압에도 어려움 많으며 잔염이 남아 추가 화재 확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실제 소방청 통계에 의하면 샌드위치패널 화재는 전체 화재 건수의 4.6%에 해당되지만 재산피해는 전체 화재의 12%를 차지하고 있고 건수 대비 재산피해가 크며, 화재확대 측면에서도 30분 이내에 화재가 전체 건축물로 확대되는 비율은 67%, 3시간 이상의 장기화재도 전체 샌드위치패널 화재 중 13%를 차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에 관련 관계부처 및 전문가를 통해 샌드위치패널 및 외부 마감재료의 화재안전성능 확보 방안에 대하여 관련 기준과 시험방법이 제개정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 마감재료의 시험방법 및 기준 변화

국내 마감재료의 시험방법 및 기준은 일본 표준인 JIS A 1321을 근간으로 1973년 KS F 2271(건축물 내장재료 및 구조의 난연성 시험방법)이 제정되어 기재시험, 표면시험, 부가시험으로 마감재료를 평가하였고 이후 1998년 가스유해성시험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KS F 2271의 시험방법은 정성적인 부분이 많아 시험 결과의 신뢰성 확보가 문제가 되어 2004년 KS F ISO 1182(건축재료의 불연성 시험방법) 제정, 2008년 KS F ISO 5660-1(연소성능시험-열방출률 시험방법) 제정과 KS F 2271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2009년 국토해양부 고시 제2009-866호(건축물 내부마감재료의 난연성능 기준)를 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불연성 시험, 열방출률 시험 및 가스유해성 시험과 기준은 일본의 마감재료 시험방법 및 기준과 유사하며, 소형 시험체를 대상으로 불연재료 시험은 최종평형온도, 질량감소율 및 마우스 평균행동정지시간으로 평가하고 있고, 난연재료와 준불연재료는 가열시의 총발열량, 최대열방출률 및 마우스 평균행동정지시간으로 난연성능을 평가함으로서 기존의 시험 기준과 비교하여 시험 결과의 신뢰성 확보 및 화재위험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진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시험 방법에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화염확산지수 및 연기확산지수로 재료의 난연성능을 평가하는 소형 시험방법과 더불어 실대형 크기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실대형 시험방법 및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외 소형 시험체 대상 마감재료 시험방법 및 기준 비교

국내외 실대형 시험방법 및 기준 비교

또한 마감재료 기준 적용 대상 건축물을 살펴보면, 내부마감재료 중 샌드위치패널의 경우, 공장은 면적에 관계없이 적용되며, 창고에 대해서는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를 계기로 바닥면적으로 합계가 3,000㎡(자동식 소화설비를 설치할 경우에는 6,000㎡) 이상인 건축물로 처음 규정되었다가 2014년 안성 냉동창고 화재를 계기로 바닥면적으로 합계가 600㎡(자동식 소화설비를 설치할 경우에는 1,200㎡) 이상인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다. 외부 마감재료의 경우에는 고층건축물의 외벽에만 적용되던 기준을 2015년 의정부 화재사고를 계기로 6층 이상 또는 높이 22m 이상의 건축물로 강화되었다가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를 계기로 3층 이상 또는 높이 9m 이상의 건축물로 강화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3. 실대형 시험방법 및 기준 도입

일본 시험방법 및 기준을 바탕으로 도입된 불연성 시험, 열방출률 시험 및 가스유해성 시험은 기존의 시험 기준과 비교하여 시험 결과의 신뢰성 확보 및 화재위험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① 현행 건축법에서는 건축물 마감재료에 대하여 난연재료/준불연재료 이상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복합재료 및 시공방법에 따른 외부마감재료의 수직 확산과 내부마감재료의 연소 확산에 대한 검증 불가

② 단일 자재는 KS F ISO 1182, KS F 5660-1, KS F 2271 등의 시험방법(소형 시험체-10㎝×10㎝×5㎝ 등)에서 열방출률 등의 평가에 따라 성능평가는 용이하나 샌드위치패널 등과 같은 복합자재에 대한 성능 평가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존재

또한 국내에서도 단일재료는 현재의 시험 방법을 적용하지만 복합재료나 구조의 경우에는 미국, 영국 등 선진 외국과 같이 소재의 난연 등급에서 “화재확산지연시간” 및 “내부 연소 확산”으로 판정 기준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실대형 시험방법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가. 실대형 내부 마감재료 시험방법 및 기준

최근 입법 예고된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 일부 개정 고시안”에 따르면 내부 마감재료 중 샌두위치패널의 경우에 한하여 KS F ISO 13784-1 “건축용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대한 화재 연소 시험방법”을 적용하여 재료 등급이 아닌 플래쉬오버(Flashover) 발생 유무에 따라 “화재 연소성능”으로 분류(Pass or Fail)하는 기준을 2021년 12월에 도입할 예정이다.

화재 연소성능을 평가하는 성능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시험체 개구부 외 결합부 등에서 외부로 불꽃이 발생하지 않을 것

② 시험체 상부 천정의 평균 온도가 650℃를 초과하지 않을 것

③ 시험체 바닥에 복사 열량계의 열량이 25㎾/㎡를 초과하지 않을 것

④ 시험체 바닥의 신문지 뭉치가 발화하지 않을 것

⑤ 화재 성장 단계에서 개구부로 화염이 분출되지 않을 것

(1) 시험의 개요

시험 규격은 KS F ISO 13784-1(건축용 샌드위치패널 내장 마감재에 대한 실모형 연소시험)로서 시험체의 구성 형태는 실제 사용되는 시공법(골조형 구조, 자립형 구조) 및 재료를 반영하여 규격에 맞춰 제작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시험체 개요도 및 단면도

(2) 시험 기기

열전대는 실외측에서 내측으로 설치하며, 각 패널의 외부 표면 중심선, 각 패널의 3분의 1지점 코어, 개구부 상부의 3분의 1지점에 설치하고 열류계는 시험체 바닥 중간에 설치한다. 또한 버너는 불활성이고 다공성인 재료로 상부를 마감한 바닥으로부터 높이 200㎜, 표면치수 170㎜×170㎜로 설치하고 화원은 프로판가스(95%) 사용한다.

화원(Propane gas) 설치

(3) 시험 방법

① 시험체 내부에 개구부 반대 벽면 모시리에 착화원을 접하게 두고 점화한다.

② 처음 10분간 100kW 후 10분간 300kW까지 증가시키고 20분 후 추가적인 열 출력 없이 10분간 관찰한다.

③ 시험체가 내부의 화염에 노출되었을 때 시험체의 화재 연소성능을 평가한다.

④ 화재 성장 단계에서 개구부로 화염이 분출되지 않을 것

나. 실대형 외부 마감재료 시험방법 및 기준

최근 입법 예고된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 일부 개정 고시안”에 따르면 외부 마감재료는 시스템 전체를 포함하여 KS F 8414 “건축물 외부 마감 시스템의 화재 안전 성능 시험방법” 을 적용하여 재료 등급이 아닌 수직 화재확산 시간을 평가하는 “화재확산 지연시간”으로 분류(Pass or Fail)하는 기준을 2021년 12월에 도입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국외 실대형 외부 마감재료 시험방법인 NFPA 285, ISO 13785-2, BS 8414 중에서 영국의 BS 8414를 바탕으로 KS F 8414를 제정하였다. 다양한 실험 결과, ISO 13785-2의 경우 화원은 5.5MW급으로서 불연재료 이외의 재료는 변별력이 없고 현재까지 ISO에서 화원에 대한 검증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이 시험방법을 도입한 국가는 슬로바키아가 유일하다. 또한 미국의 NFPA 285는 미국에서만 사용되며 시험체의 제작 및 유지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최종적으로는 화원이 3.5MW으로서 준불연재료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며, 영국, UAE, 뉴질랜드, 호주, 중국,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에서 적용하고 있는 BS 8414를 대상으로 하여 KS를 제정하였다.

Wood crib에 점화되고 Level 1의 어느 한 지점에서 200℃를 30초 동안 유지한 시점을 시작 시간으로 하여 화재 확산 지연 시간 성능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외부 화재 확산 시간 : Level 2의 외부 열전대 중에서 시작 시간 측정 후 15분 이내에 600℃를 도달하는 경우 화재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함.

② 내부 화재 확산 시간 : Level 2의 외부 열전대 중에서 시작 시간 측정 후 15분 이내에 600℃를 도달하는 경우 화재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함.

(1) 시험의 개요

시험 규격은 KS 8414(건축물 외부 마감 시스템의 화재 안전 성능 시험방법)으로서 내부 화재 시 창문 화염 출화로 외부마감 시스템의 화재 확산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한 실대형 시험방법이며, 습식공법 및 건식공법에 대한 건축물 외부 마감 시스템에 대하여 적용된다.

(2) 온도 측정 위치 및 화원

온도 측정 위치는 Level 1(8 points, 개구부 끝단에서 250㎜에 위치)과 Level 2(16 points-외부 8 points/내부 8 points, 개구부 끝단에서 500㎜에 위치)에서 측정하며 화원의 종류 및 크기는 다음과 같다.

① Wood cribs : 밀도 400~650㎏/㎥, 함수율 10~15% 이며 50×50×100㎜ 150 sticks, 50×50×150㎜ 100 sticks으로 구성됨.

② 총열방출률 : 4500MJ(30분)

③ 최대열방출률 : 3±0.5MW

시험체 정면도 ,화원(Wood crib) 설치

(3) 시험방법

시험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시험체 화원실의 Wood crib에 헵탄으로 점화

② 점화 전 Level 1에서 5분 동안 측정된 평균온도 측정

③ 점화 후 Level 1에서 온도 200℃를 30초 유지한 시점부터 시험 시작

④ 시험 시작 후 Level 2에서의 온도 측정으로 성능평가

건식공법 단면(예) ,습식공법 단면(예)

4. 맺음말

국내 도입 예정인 실대형 내외부 마감재료 시험방법은 KS ISO 13784-1 및 KS F 8414로 하고 성능기준 등을 포함한 국토교통부 관련 법규는 입법 예고가 완료되어 2021년 12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건축물 외부 마감 시스템의 시험방법은 국내 기존 건축물의 화재안전 성능 보강을 위한 개발된 보강공법의 화재안전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방법으로 활용되었으며, 현재 건축물 관리법에 적용되어 시행되고 있다.

기존의 콘칼로리미터 시험방법에서는 샌드위치패널 등 복합자재 및 외부 마감 시스템의 시공 방법에 따른 화재확산에 대한 성능 검증이 불가능하였으나 향후 실대형 시험방법의 도입으로 마감재료에 대한 성능뿐만이 아닌 복합자재 및 외부 마감 시스템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화재안전 성능 검증이 가능하게 되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제 복합자재 구조형태(지붕 슬래브 포함) 및 외벽 구조시스템(창문 포함)의 수직 화재확산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방법 및 평가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표준구조 도입을 통해 화재안전성이 확보되면서 경제적인 구조가 건설 현장에 적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