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와 언택트 보험시대

‘코로나19’ 와 언택트 보험시대

글 류상만 한국보험신문 기획실장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보험 산업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 대면영업 채널은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보험 산업은 고객을 만나 상담하면서 커가는 산업인데 고객을 만날 수 없다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보험영업에서 대면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손보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기준 88.8%, 생보사는 작년 11월 기준 98.0%에 달한다. 대면채널 위축이 보험사의 실적 하락과 설계사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동안 보험영업에서 대면 방식은 절대적 주류였다. 비단 영업방식뿐만 아니라 보상, 심사 등 전 과정에 대면 방식은 주류였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보험업계에 여러 가지 과제를 주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해소하는 다양한 방식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보험업계에도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가 새로운 소비생활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도 언택트 보험 시대 준비에 들어갔다. PIN번호를 활용한 간편 인증을 도입했다. 간편 인증 도입으로 간단한 계약 변경과 같은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가장 활발한 분야는 자동차보험이다.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은 계약 변경 업무 90% 이상을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다. 고객, 정비업체와 고화질 영상 전화 통화로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단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처리 전문가인 보상직원이 고객과 영상통화로 사고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상담한다. 따라서 단순 사고에 보상직원이 현장 출동해 조치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사고로 인한 교통 혼잡도 줄일 수 있게 됐다. 디지털 기술과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보험은 비대면화. 언텍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언택트 인공지능(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한 보험상품도 나왔다. ‘폰케어 액정안심보험’이다. 이 보험은 오프라인 방문 없이 고객이 가입하고자 하는 휴대폰의 시리얼 넘버와 외관을 촬영한 동영상으로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영상을 스캐닝하고 파손 여부를 확인해 보험 가입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과 함께 몇 년 전부터 밀려오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보험 서비스 적용에 따른 것이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보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디지털 트렌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활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보험 비즈니스 모델이 발굴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는 또다시 나타날 수 있다. 가을에 다시 코로나19가 창궐할 수 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공포감과 부정적인 생각들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물려 있는 것이다. 고민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새로운 대안 찾기에 나서야 한다.

올해 초 보험 산업을 전망하면서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등으로 인해 보험 산업 위기를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야기 한 보험업계 전문가가 많았다. 코로나19 사태 또한 보험 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의 발전 필요성을 더욱 확고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보험 산업 패러다임도 변할 때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보험 산업 위기를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활동이 활성화되는 계기로 삼자.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코로나 사태에도 통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