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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외장재 건축물 화재 위험성 고찰 및 제도개선 방향

글 유용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 연구위원

1. 머리말

최근 세계적인 대도시에서는 도심의 수직적인 공간 활용성 증대를 이유로 고층빌딩의 건설이 증가하고 있으나, 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가연성 외장 마감재에 의한 대형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고층건물의 외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창밖으로 분출된 화염으로 인하여 매우 빠른 시간에 상층으로 확산되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건물을 뒤덮는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가연성 외벽 마감은 알루미늄 복합 패널을 이용한 커튼월 방식과 드라이비트이다[그림 1].

알루미늄 복합 패널
알루미늄 복합 패널
드라이비트
드라이비트
[그림 1] 알루미늄 복합패널 및 드라이비트

국내에서도 2010년 부산 OO스위트 화재사고 이후 알루미늄 복합 패널과 드라이비트에 의한 외벽 화재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특히 2017년 제천화재 등을 계기로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건축물 외장재 화재의 위험성을 고찰해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연구 동향 및 제도 개선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2. 국내외 가연성 외장재 건축물 화재사례 및 관련 기준 고찰

가. 외장재 화재사고 사례 고찰

(1) 부산 OO스위트 화재사례

고층건축물은 완공 후 수십 년을 사용하게 되는 특성으로 해당 용도와 규모에 맞게 성능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유지관리에 효율적인 재료로 건설된다. 특히 외벽 마감재료는 우수한 외관과 에너지효율을 증대하기 위하여 시공성이 용이하고 저렴하며 단열효과가 우수한 외벽 마감재료가 주로 사용되며, 주로 사용된 외단열 시스템은 드라이비트, 알루미늄 복합패널이다. 알루미늄 복합패널은 외장재로의 우수한 성능과 미관성을 갖지만, 2장의 알루미늄 박판 내측에 폴리에틸렌수지를 접합시키는 샌드위치 형태의 복합패널로서 화재 시 용융된 외장패널의 알루미늄에서 내부의 가연성 폴리에틸렌수지에 쉽게 착화되고 이는 빠른 속도의 수직 화재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의 경우 2010년 10월, 부산 OO스위트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최초 발생한 4층의 발화지점에서 30분 이내 38층 옥상까지 빠르게 확산되었고 확산 원인으로 가연성 알루미늄 복합패널이 지적되었다.

(2)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 사례

2015년 1월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드라이비트 공법 가연성 외벽마감재로 화재가 연결되어 화염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건축물 내외부에는 구조의 경량, 단열, 시공의 편의성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마감재가 사용되고 있으나, 건축물 마감재가 화재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소재일 경우 화재발생 시 건축물의 마감재로 인하여 화재가 확산되어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무엇보다 의정부 아파트와 같이 2009년 도입된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과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 보급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드라이비트 공법이 적용된 화재에 취약 지구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국에 약 60만 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3)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 사례

2017년 6월 영국의 24층 높이의 공동주택 그렌펠타워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였다. 해당 건물은 2016년 건물 외장을 포함한 리모델링을 마친 상태였다. 본 화재사고로 사망자 최소 80명 부상자 수 약 70여명으로 추정된 사고이다. 대형화재 사고로 번진 큰 원인으로 우선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연성 복합패널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특히 그렌펠타워는 1974년 준공 된 24층 공공임대아파트(127세대)로 2014년에 리모델링을 시행하면서 외벽에 가연성 외장재를 부착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화재사고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건축물에서 가연성 외장재로 인해 화재가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대규모 인명피해(81명 사망 추정)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사 결과 리모델링 시 외벽에 부착한 가연성 외장재(목재 지지구조+가연성 단열재(우레탄폼)+알루미늄복합패널)와 외벽과 외장재 사이 빈 공간에 의한 굴뚝효과(Stack effect)로 급격히 화재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화재경보기 미작동, 스프링클러 부재, 잘못된 화재안전교육(화재 시 주택 내에 체류) 등 복합요인에 의해 피해가 많이 확대 된 것으로 추정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건축물 화재안전성에 대해 큰 교훈을 남기게 된 대형 참사였다.

미국 하와이 화재
a. 미국 하와이 화재
영국 런던 화재
b. 영국 런던 화재
의정부 화재
c. 의정부 화재
부산 화재
d. 부산 화재
[그림 2] 고층건물 화재에 따른 수직화염확산

나. 외장재 화재성능 평가 기준

이러한 화재사고를 경험하면서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을 통하여 기존의 건축물 내장재에 국한되어 있던 화재안전 기준을 내·외장재를 함께 포함하는 마감재료 기준으로 강화하였다. 특히 개정된 법령에 의하여 6층 이상 건물에서는 준불연 이상의 마감재료를 사용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는 이와 관련된 실대형 외벽 화재시험법이 미비한 실정이다. 여기서는 국내외 외벽 화재시험과 관련된 기준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1)

1) 국건설기술연구원(2010), '건축물 외장재의 실대형 수직화재 확산 성능 평가기술 개발(1차년도)

(1) KS F ISO 13785-1(ISO 13785-1)

국내 외장재 실대형 수직화재 확산 성능 평가 시험 관련 규격은 KS F ISO 13785-1 "건축물 외장 구성재에 대한 연소 성능 시험 방법-제1부 : 중간 규모 시험" 이 2006 년도에 제정되어 있었다. 시험 장치는 세 개의 벽이 “ㄷ” 자로 설치되고, 이는 시험체 지지벽과 2개의 측벽(바람막이벽)으로 구성된다. 측벽은 시험체 지지벽 양측에 직각으로 설치되며, 그 사이에 폭 0.6 m의 시험체 지지측벽이 직각으로 설치되고 시험 장치의 전체 높이는 2.8 m이다. 화원은 프로판 가스를 원료로 사용하고 1.2 m(L) × 0.1 m(W) × 0.15 m(H)인 버너를 이용하며, 시험은 초기 2분 동안 버너 출력 전에 데이터를 취득하고 2분 후 30분 동안 버너를 출력하여 시험을 진행하고 버너 출력은 10초 내에 100 kW로 조절한다. 시험동안에 시험체의 착화, 시험체 위로 0.5, 1.0, 1.5, 2.0 m 및 2.4 m 높이까지의 화염전파, 시험체의 내부 공간에서의 외부 표면으로 화염 발생을 기록하며, 시험 중 1분마다 측정한 값의 총 열류량 및 온도의 평균을 측정한다.

(2) NFPA 285

미국 외벽 마감재료의 실물화재시험은 NFPA 285, “Standard Fire Test Method for Evaluation of Fire Propagation Characteristics of Exterior Non-Load-Bearing Wall Assemblies Containing Combustible Components 2006 Edition”으로 비재하 조건에서의 건축물 외장재 화재 확산 특성 분석 시험 방법이다. 시험 장비는 건축물의 2층 규모(4.8 m ± 25 mm)의 높이로 구성되며, 각 단위 공간의 크기는 폭(3.05 m ± 13 mm) × 너비(3.05 m ± 13 mm) × 높이(2.13 m ± 13 mm)이다. 시험을 위해서 사용되는 화원은 외부의 가스버너와 내부 1 층의 가스버너가 있으며, 시험 동안의 가스버너의 출력은 외부에서 0 ∼ 398 kW, 내부 1층에 0 ∼ 904 kW를 제시하고 있다.

BS 8414-1
[그림 3] BS 8414-1
ISO 13785-2
[그림 4] ISO 13785-2

(3) BS 8414-1, 2

영국의 BS 8414-1:“Part 1: Test method for non-loadbearing external cladding systems applied to the face of the Building”에서는 비재하 외벽 마감재, 건축물 외벽시스템과 외부 화재에 노출된 외벽 시스템 등에 대한 표준 화재 시험법을 제시한다. 시험은 외부의 화원이나 단위 공간에서 발생된 화재가 성장하여 창문 등과 같은 개구부를 통해 외부로 출화할 경우의 마감재의 화재 특성을 판단한다. 건축물 외장재의 수직화재 확산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온도와 열류량을 측정하기 위해서 Level 1(연소실 상부 2.5 m)과 Level 2(연소실 상부 5.0 m) 지점에 열전대선이 설치되며, 열류량계는 연소실 상부에서 1.0 m 지점에서 0.5 m 간격으로 3 지점에 설치된다. 시험 시간은 총 36 분이고 초기 5 분 동안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점화 후 30 분 동안 실험이 진행되며, 시험체의 연소 상황에 따라 최대 60 분까지 실험을 진행 할 수 있다. [그림 3]에 시험 장비의 열전대 설치 및 실험 사진을 나타내었다.

(4) ISO 13785-2

ISO 13785-2(2002) "Reaction-to-fire tests for facades-Part 2: Large-scale test" 시험법(이하 ISO 13785-2)은 구획 화재로부터 열과 화염이 창문 등으로부터 출화되었을 때 건물 외벽 마감재료 등의 화재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기 위한 시험법이다. [그림 4]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구성은 단위 구획실과 90°의 오목한 코너를 갖는 시험체 틀이 있다. 시험체 틀에는 열류량과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열류계와 열전대가 설치되며, 시험 전 교정 단계와 시험 동안 계측이 진행된다. 연소실에는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는 버너가 설치되고 프로판 가스를 0 ∼ 120 g/sec 유량으로 총 25분 동안 진행된다. 또한 외벽 마감재료가 설치되는 시험체 틀은 주 시험틀 4.0 m(H) × 3.0 m(W), 보조 시험틀 4.0 m(H) × 1.2 m(W)를 가진다. 가스 유량의 변화에 실제 외부에서의 열류량과 온도 변화에 대한 시험 전 교정 작업이 필요하다.

3. 건축물 외장재 화재확산 국제표준 개정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화재분야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관련 산업을 리딩하기 위하여 국제표준화기구 화재분과(ISO TC92)를 통한 ISO 13785-2의 부분 개정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한국이 표준 개정 프로젝트를 수임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하여 일본의 동경이과대학과 함께 공동실험연구(2014∼2016, A Comparison Study of International Fire Test Method for Facade-ISO 13785-2 Calibration Method)를 수행해 그 실험결과를 ISO TC92 SC1 WG7에서 각국의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논의과정을 거치고 있다. 비교실험은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며 수차례에 걸쳐 수행되었다[그림 5].

한일(KICT-TUS) 국제공동실험연구
[그림 5] 한일(KICT-TUS) 국제공동실험연구

주 분석대상은 외장재의 수직화염확산을 평가하기 위한 화원의 교정과 관련 부분으로 연료원의 종류에 따라 주화원인 LPG, 도시가스 사용에 따른 열량 비교 그리고 대체화원인 목재클립, 헵탄, 아세톤 사용의 적정성 검증 등이다. 실험결과 열류량의 경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수행한 실험결과에 3배 이상되는 측정치를 보였으며, 오차 원인 분석에 관한 양국간의 의견 교환이 이루지고 있다. 즉, 연료실 챔버의 열손실율 차이에 의한 분출 화염 강도 차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개방 공간에서의 실험인 반면 동경이과대학은 시험장치 바로 상부에 연기 인입 후드가 설치되어 있어 화염을 직접적으로 배출하고 있음에 의한 차이 그리고 입력 공기 유량의 차이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전술한 모든 내용에 대한 직접적이고 자세한 모사가 ISO 규격에 제시되고 있지 않아 화염 강도에 대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

이는 양국간의 공통된 분석 의견으로 일치하고 있다. 또한 대체화원인 헵탄과 아세톤을 이용한 교정 시험 결과에서도 일본의 경우 열유속계의 교정범위인 “55 ± 5 kW/m2 , 35 ± 5 kW/m2 ”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실험결과가 계측되었으며, 이는 이전 시험결과 분석과 유사하게 시험 규격에서 제시하는 주변 공기 유속 조건에는 만족하나 개방형 칼로리미터와 포집 후드가 상부를 포위하고 있는 구조적인 형식에 기인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현재 국제표준에는 크게 위배되지 않으나 유속조건에 의한 교정 열유속 불일치 및 주화원(가스버너)과 대체화원(액체 : 아세톤, 헵탄 / 목재 크립)간의 상관관계 규명 등 국제표준 개정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국제비교 실험 결과를 ISO TC92 SC1 회의에 제공하고, 국제표준을 개정하기 위한 선도적인 국제공동연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4. 맺음말(국내 제도개선 현황)

현재 국토교통부는 건축자재 성능시험, 제조/유통단계부터 시공/감리 단계까지 건축 전과정에 걸친 건축자재 화재안전 성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규 건축물의 안전기준을 강화하여 화염 확산을 방지토록 하였으며, 방화구획 기준 신설 및 피난 경로 확보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기존 건축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건축물 관리법」을 제정(2019.04.30.)하였으며, 건축물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기존 건축물의 마감 재료에 대한 화재안전성능을 보강하도록 규정하였다. 또한, 기존 건축물의 화재안전 성능 보강을 추진하기 위하여 화재안전 성능 보강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지원책도 발표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외장재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하여 가연성 외장재 사용금지 대상을 확대함과 동시에 기존의 10㎝×10㎝의 소형 샘플을 대상으로 성능 시험을 실시하였던 성능평가 기준을 BS 8414를 모체로 한 실대형 성능 평가 방법(KS F 0000:2019 건축물의 외부마감 시스템의 화재안전 성능 실대형 시험 방법)을 도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 (마감재) 가연성 외장재(스티로폼 등) 사용금지 대상 확대
6층 이상 건축물은 가연성 외장재 사용 금지(준불연 이상) →
▪ 3층 이상 건축물까지 사용 금지 범위 확대(난연 이상)
▪ 모든 필로티 건축물의 필로티 천장·벽체, 상부 1개층은 준불연 이상 사용

· (방화구획) 층간 방화구획 적용을 확대하여 화재의 수직 확산 방지하고, 필로티 주차장에 대한 방화구획 기준 신설
3층 이상과 지하층에만 층간 방화구획 적용 →
▪ 3층간 방화구획을 1·2층을 포함한 모든 층으로 확대하여 화재 확산 방지

필로티 주차장에 대한 수평 방화구획 기준 부재 →
▪ 필로티 주차장을 1층 타 부분과 방화구획, 화재 시 건축물 내부로 화염 이동 차단

· (피난계획) 직통계단 간 이격거리 산정기준 마련, 일체형 방화셔터 전면 사용금지 등을 통해 이용자의 피난경로 확보

우리는 끊임없이 안전 불감증이라는 단어가 신문지상에 회자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건축물의 인접거리가 가깝고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의 화염확산 위험은 매우 높다. 이전에도 발행하였고 앞으로 발생될 사고라면 대형피해로 눈물 흘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동협력과 국제표준 동향 주시 및 공동연구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모두가 소리 높여 외치는 안전한 한국은 유사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화재 선진국은 우리 보다 먼저 대형 화재사고를 경험하고 이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한 산물로 이루어진 결과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