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ESS 관련 리튬폴리머 배터리 화재위험성 조사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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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제 화재보험협회 화재조사센터 과장 미국화재조사관(CFI)

본 연구에서는 배터리의 외부적인 요인(낙뢰, 지락 등) 및 내부적인 요인(개폐서지, 고주파 등)에 의해 보호회로가 오작동 되거나 배터리 자체결함 등에 의해 과충전 또는 과방전 되는 경우, ESS 설치 시 작업자 부주의로 인한 외부 충격이 가하여 지는 경우 등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재현하였다.

1. 머리말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장치)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설비로서 전력계통에서는 한전의 주파수 조정용 및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의 출력 안정화 용도로 활용되고, 수용가는 피크전력을 저감해 요금을 절감하거나 잉여전력을 판매하는 목적 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2017년부터 공공기관은 전력피크 저감 등을 위해 계약전력 1,000㎾ 이상의 신축 건축물에 계약전력 5% 이상 규모의 ESS를 의무적으로 설치(기존 건축물은 2020년까지 완료)하면서 작년 연말기준 ESS 설치 장소는 총 1,327 곳으로 늘어났다. 정책지원에 힘입어 급성장을 이어갔던 ESS는 2017년 8월 2일부터 2019년 1월 21일까지 총 21건 화재가 발생하면서 급격히 경직되었으며, 현재까지 ESS 화재 발화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화재예방대책 또한 전무한 상태이다.

ESS는 크게 배터리,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PCS(Power Conditioning System) 및 EMS(Energy Management System)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주요 부품의 제조사가 상이하기 때문에 부품 간 호환성 문제, 이벤트 신호에 대한 부품 간 보호설비 작동 여부 문제 등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전력변환 장치 등에서 발생하는 고주파, 전자파 등에 의해 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배터리 모듈 내 셀 밸런싱 기능 저하 등에 의해 과충전이 발생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배터리의 외부적인 요인(낙뢰, 지락 등) 및 내부적인 요인(개폐서지, 고주파 등)에 의해 보호회로가 오작동 되거나 배터리 자체결함 등에 의해 과충전 또는 과방전 되는 경우, ESS 설치 시 작업자 부주의로 인한 외부 충격이 가하여 지는 경우 등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재현하였다. 배터리는 ESS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전해질 누액으로 인한 화재 또는 폭발위험이 거의 없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선정하였다.

2.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구조 및 원리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리튬이온의 공급원이고 전기화학적 변화에 구조가 안정하며 전극전위가 높은 등의 양극과 리튬이온 금속에 비해 용량은 작으나 안전성이 확보된 탄소계 음극, 리튬이온의 이동경로인 등의 전해질, 양극과 음극의 단락을 방지하는 분리막(Separator)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1]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구조1)

1)http://blog.naver.com/costek2007/100041464569 게시된 그림을 바탕으로 수정함

3.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발화위험성

가.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실험장치

a) 리튬폴리머 배터리 (3.7V, 4,000㎃h)
b) a)의 표지부분. 보호 회로
c) 리튬폴리머 배터리
(3.7V, 7,300㎃h)
d) 리튬폴리머 충전기
(이하 “충전기”라 칭함)
[그림 2] 실험장치

나.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실험방법 및 결과

(1) 과충전 시 발화위험성

(가) 보호회로(PCM, Protect circuit module)가 설치된 경우

1) 실험방법

과충전 시 발화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호회로가 설치된 4,0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전압 7.4V, 전류 6.0A로 설정한 충전기로 충전하였다.

2) 실험결과

[그림 3]에서 보는 것처럼,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충전하기 시작한 지 40초 만에 충전이 완료되었다는 ‘FULL’ 신호와 함께 충전이 종료되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충전하기 전 전압은 3.82 V, 충전 후 전압은 3.99 V로 각각 측정되었는데,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완충 전압은 보통 4.1 V ~ 4.15 V이므로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완충되기 전에 보호회로에 의해 회로가 차단되면서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보호하였다.

a) 리튬폴리머 배터리, 충전 전 전압(3.82V)
b) a)의 표지부분. 충전기(전압 7.4V, 전류 6.0A)
c) 리튬폴리머 배터리,
충전 전 전압(3.99V)
b) c)의 표지부분. ‘FULL’ 메시지와 함께 충전기 정지됨

[그림 3] 보호회로가 설치된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충전 시 발화위험성

(나) 보호회로(PCM)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

1) 실험방법

과충전 시 발화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호회로를 제거한 4,000 ㎃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전압 7.4V, 전류 6.0A로 설정한 충전기로 충전하였다.

2) 실험결과

[그림 4]에서 보는 것처럼, 충전이 시작된 지 4분 후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스웰링(Swelling, 부풀어 오름)으로 인해 마치 풍선처럼 부피가 팽창하였다. 8분에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내부 압력이 리튬폴리머 배터리 케이스의 밀폐압력보다 커지면서 열분해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하였으며, 8분 30초에는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8분 40초에 착화되었다.

리튬이온의 이동경로인 전해질( 등)에는 리튬이온이 함유되어 있어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일정한 속도로 충전 또는 방전이 되도록 유지하는데,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충전으로 인해 양극에서 탈리(Deintercalation)된 리튬이온이 증가하게 되고, 증가된 리튬이온이 음극에 삽입(Intercalation) 되지 못하고 음극 표면에 쌓이게 되면서 전해질 내 리튬이온의 농도를 증가시키게 된다. 리튬이온의 농도가 증가되면서 음극 표면에서 성장된 수지상 조직이 분리막을 뚫고 양극과 접촉하면서 단락(Short circuit)이 발생하며, 이때 생성된 열분해가스(Off-Gas)의 압력이 리튬폴리머 배터리 케이스의 밀폐 압력보다 커지면서 열분해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하고, 유입된 산소에 의해 리튬폴리머 배터리 내부가 급속하게 열분해 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a) 전원 투입
b) 4분 후(부풀어 오름)
c) 8분 후(열분해가스 방출)
d) 8분 30초 후(열분해가스 착화)
e) 8분 40초 후
f) 9분 후

[그림 4] 보호회로가 제거된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충전 시 발화위험성

(2) 과방전 시 발화위험성

(가) 보호회로가 설치된 경우

1) 실험방법

과방전 시 발화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호회로가 설치된 4,0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과부하 상태를 가정하여 1.5V DC모터 30개(이하 “DC모터 부하”라 칭함)를 병렬로 접속하였다.

2) 실험결과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DC모터 부하를 병렬로 접속하였으나 보호회로에 의해 회로가 차단되면서 DC모터 부하는 작동하지 않았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전압은 제조사마다 상이하나 보통 2.7V~ 3.0V 이하로 내려가면 리튬폴리머 배터리 내부 셀이 손상되어 수명이 단축되므로 보호회로를 설치하고 있다.

(나) 보호회로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

1) 실험방법

과방전 시 발화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호회로를 제거한 4,0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와 7,3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과부하 상태를 가정하여 각각 DC모터 부하를 병렬로 접속하여 실험하였다.

2) 실험결과

[그림 5]에서 보는 것처럼, 7,3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DC모터 부하를 병렬로 접속한 지 약 10분 후에 DC모터 부하는 정지하였으며,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스웰링으로 인해 마치 풍선처럼 부피가 팽창하였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두께는 과방전 전 5.91㎜에서 과방전 후 16.05㎜으로 약 2.71배 부피가 증가하였다.

[그림 6]에서 보는 것처럼, 7,300㎃h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DC모터 부하를 병렬로 접속한 지 약 20분 후에 DC모터 부하는 정지되었으며,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스웰링으로 인해 마치 풍선처럼 부피가 팽창하였다.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두께는 과방전 전 9.82㎜에서 과방전 후 12.14㎜으로 약 1.24배 부피가 증가하였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과부하로 인해 전류가 증가하고 증가된 줄열(Joule heat)에 의해 리튬폴리머 배터리 내부 온도가 높아지게 되고, 높아진 온도에 의해 전해질이 기화되면서 부피가 팽창하였다. 4,000㎃h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과방전 시 리튬폴리머 배터리 케이스가 손상되면서 부피는 수축되지 않았다.

a)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DC모터 부하를 접속함
b) a)의 표지부분. 10분 후,
리튬 폴리머 배터리 부풀어 오름
c) 과방전前,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두께(5.91㎜)
b) 과방전後,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두께(16.05㎜)

[그림 5] 보호회로가 제거된 4,000 ㎃h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방전 시 발화위험성

a) 전원 투입
b) a)의 표지부분. 약 20분 후,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부품
c) 30분 후,
리튬폴리머 배터리 수축됨
d) 40분 후,
리튬폴리머 배터리 수축됨
e) 과방전前,
리튬폴리머 배터리 두께(9.82㎜)
f) 과방전後,
리튬폴리머 배터리 두께(12.14㎜)

[그림 6] 보호회로가 제거된 7,300 ㎃h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방전 시 발화위험성

(3) 외부충격 시 발화위험성

(가) 실험방법

외부충격 시 발화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송곳을 사용하여 리튬폴리머 배터리(3.7V, 7,300㎃h) 표면에 충격을 가하였다.

(나) 실험결과

[그림 7]에서 보는 것처럼, 송곳을 사용하여 리튬폴리머 배터리 표면에 충격을 가하자마자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내부 압력이 리튬폴리머 배터리 케이스의 밀폐압력보다 커지면서 열분해가스가 분출되기 시작하였으며, 11초 후에 착화되었다.

송곳에 의해 양극과 음극이 접촉되면서 단락이 발생하고, 이때 생성된 열분해가스의 압력이 리튬폴리머 배터리 케이스의 밀폐 압력보다 커지면서 열분해가스가 분출하기 시작하고, 유입된 산소에 의해 리튬폴리머 배터리 내부가 급속하게 열분해 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a) 송곳을 사용하여 리튬폴리머 배터리 표면에
충격을 가함
b) 1초 후(부풀어 오름)
 
c) 2초 후(열분해가스 방출)
 
d) 11초 후(열분해가스 착화)
 
e) 21초 후
 
f) 5분 30후(자연소화)
 

[그림 7] 7,300㎃h 리튬폴리머 배터리 외부충격 시 발화위험성

4. ESS 화재 문제점 및 대책

ESS 화재사고 조사 시 인지된 제한된 내용과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재현실험을 토대로 전체적인 문제점 및 대책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화재조사자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주관적으로 제시한 것이므로 단순 참고하시기 바란다.

가. 문제점

a) 배터리실의 상황(화재발생前)
b) 배터리실의 상황
(화재발생後, 대부분 전소됨)
c) 주수 소화 시 단자와 외함
또는 단자 간 누전, 트래킹 발생함

[그림 8] 배터리실의 상황

(1) ESS 화재는 각 주요 부품(BMS, PCS, EMS 등)의 제조사가 상이하기 때문에 부품 간 호환성 문제, 이벤트 신호에 대한 부품 간 보호설비 작동 여부 문제 등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ESS 시스템 통합제어가 미흡한 경우 배터리의 외부적인 요인(낙뢰, 지락 등)과 내부적인 요인(고주파, 노이즈 등) 및 배터리 자체결함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보호회로가 오작동되어 배터리가 과충전 되거나 과전류(Surge)가 유입되어 배터리가 열폭주 및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2)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지속적인 아크열에 의해 주변 배터리가 연쇄적으로 열폭주 하면서 배터리실 전체로 화재가 확대되지만 현재까지 ESS실에 설치된 가스계소화설비는 자동식 소화설비임에도 불구하고 화재를 일정시간 지연시키는 기능만 할뿐 근본적인 화재진압설비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3) 스프링클러소화설비의 경우 지속적으로 방사된다면 발화지점 주변 배터리의 열폭주를 지연시켜 연소범위를 국한시킬 수 있지만 전기설비 특성상 수분으로 인한 누전, 트래킹 현상 등 2차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나. 대책

(1) ESS의 통합된 제어시스템으로 BMS, PCS, EMS 등 제조사가 상이한 주요 부품 간의 호환성이 해결되어야 하고, 배터리의 전조증상(배터리 셀 전압 불균형, 내부의 온도 상승, Off-Gas 검출 등)과 관련된 중요한 이벤트 신호를 선별하여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설정값 초과 시 회로를 분리하는 등의 일련의 보호시스템을 구축한다.

(2) SP Technical Research Institute of Sweden(스웨덴의 정부 시험연구기관)의 Fire risks associated with batteries에서는 방전된 배터리의 경우 에너지가 낮아서 배터리로 인한 화재발생 확률이 줄어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지속적인 아크열에 의해 주변 배터리가 연쇄적으로 열폭주하면서 화재가 확대되므로 배터리 내 온도 상승이 설정값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배터리 모듈을 포함하는 배터리 랙 전체를 급속하게 방전(Discharging) 시켜 아크열 생성을 차단시킨다.

(4) 급속하게 방전되는 배터리는 과부하로 인하여 배터리 내부의 온도는 상승될 수 있지만 열폭주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으며, 배터리 과방전 보호기능에 의해 방전이 중단되는 경우 더 이상 온도가 상승되지 못하므로 가스계소화설비에 의해 화재 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소방관들의 인체감전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5) 상기 2)~4)에서 언급한 배터리 방전시스템은 더 많은 연구와 실험적인 데이터를 통해 입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