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2019년) 보험산업, 그래도 희망을 만나자

기해년(2019년) 보험산업, 그래도 희망을 만나자

글 류상만 한국보험신문 기획실장

2019년 기해(己亥)년이 밝았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모두들 행복하고 풍요로운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올해 한국 보험산업은 어느 해보다 난제가 많다. 우선 보험환경부터 첩첩산중이다. 내수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로 경제성장률은 2.6%(보험연구원 ‘2019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신흥국의 금융불안, 유가상승 등 대외 환경도 위험요소다. 여기에 미국의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 상승을 불러 가계부채 부담 확대, 투자 및 내수 위축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보험시장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수년째 줄어들고 있고, 반면 경기불황으로 해약환급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2017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보험가입 잠재력을 줄여 신규가입 여력을 축소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에 이르고 개인별 보험가입률도 96.7%나 된다. 사실상 새로운 계약자를 창출하기 어려울 만큼 보험시장은 포화상태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국내 보험산업은 편안하게 출발한 적이 없었다. 보험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보험상품은 무형성, 보험효용의 추상성, 보험수요의 비자발성 등으로 자발적 가입을 기대하기 힘든 상품이다. 결국 수요는 보험인들의 의지와 노력, 창의력에 의해 창출된다.

새해에는 새로운 보험수요층인 베이비붐 세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은퇴시기를 맞은 베이비부머는 우리 사회 최초로 경제력을 보유한 은퇴세대다. 보험업계도 이들을 보험 추가 가입 여력을 갖춘 세대로 평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 및 은퇴를 앞두고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년~7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인 이들을 겨냥한 상품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베이비부머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이전 세대보다 더 긴 노후를 보내야 한다. 노후가 길어지면 의료비와 간병비가 많이 들어간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평균 5.1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연령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 보유 수도 늘어나 은퇴에 앞서 보험으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에 보장성보험은 필수라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줄어들지 않는 보험산업의 미래

고령인구, 특히 고령층 치매환자 증가는 장기요양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경우 부모의 질병, 그중에서도 치매에 대한 걱정이 많다. 40~50대 장년층은 형제들이 4~5명 정도다. 거기에 비해 그들 자녀세대는 대부분 1~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년층들은 “형제들이 많은 나도 부모님 부양이 쉽지 않은데, 자녀들에게 내 노후는 더 이상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노후준비를 연금에 의존했다면 현재의 장년층은 의료비도 중요한 노후준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보험산업의 미래 역할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변할 뿐이다.

ICT기술을 활용한 보험산업 업무영업

인슈어테크 영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사이버보험, 자율주행자동차보험, 헬스케어, 장기요양 서비스 등으로 보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도 보험산업에는 긍정적이다. 해외의 많은 보험사들은 모바일, 태블릿 PC 등 개인용 전자기기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온라인 상품구매 패턴에 대응해 인슈어테크를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보험산업은 대면채널 집중화 경향과 IT기술 활용 부족으로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변화에 둔감했지만 최근에는 ICT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적극적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험산업 업무영역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다.

현재 보험산업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보면 때론 기회가 되고 큰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