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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의 안전관리

글 최명영 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  과장, 공학박사

1. 머리말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는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리튬이온 배터리 등을 활용하여 저장한 후 필요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전력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이 더욱 용이해 졌다. 전통적인 전력산업 구조는 에너지를 생산하면 이를 소비한 후 소멸되는 방식이었다면 ESS의 활용으로 인해 발전, 송전, 변전소, 배전 및 수용의 전 단계에 있어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정확한 출력 예측이 어렵고 출력 변동률이 높은 특성으로 전력계통에 연계할 경우 전력의 품질이 고르지 못하였으나 ESS의 활용으로 인해 더욱 품질이 고른 전력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ESS 관련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 정부 또한 리튬이온배터리 방식의 ESS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ESS의 설치 확대 및 종류가 다양해지고, 기술이 급변하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안전기준은 아직 보편화되진 않았다고 판단되어 여기서는 ESS 관련 정보 및 관련 안전기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ESS 개요

가. ESS의 종류 및 특징

ESS는 생산된 과잉 에너지를 그대로 또는 변환하여 저장하고 필요 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및 LG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ESS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표 1> ESS의 종류 및 특징
ESS의 종류 및 특징
저장유형 ESS 개요 및 특성
배터리 전자기적 방식
(electromagnetic)
Super Capacitor - 전자기적 방식에 의해 전기를 직접 충전
- 높은 충방전 효율, 고출력 가능
화학적 방식
(electrochemical)
2차전지 -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 빠른 응답
- 리튬이온전지, 나트륨황전지, 납축전지 등
비배터리 물리적 방식
(mechanical)
플라이휠
(flywheel)
- 회전자를 감으면서 운동에너지로 저장
- 고출력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방전 기간
양수발전
(Pumped Hydro Storage)
/ 압축공기
- 오랜 역사로 기술 성숙도가 높음
- 저렴한 운영비
- 설치장치 제한적, 수년간의 설치기간

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구성

리튬이온 배터리 방식의 ESS는 크게 배터리, BMS, PCS, EMS/PMS의 4개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배터리

ESS용 배터리는 주로 NCM(니켈/코발트/망간)계열과 LFP(리튬/인산/철)계열의 전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NCM 계열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코캄 등이 있다.

(2)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BMS는 배터리의 상태를 제어하는 장치로 배터리의 전압, 충전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모듈 내 단위 셀간의 충방전 정도가 동일해 지도록 조정하는 Cell balancing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안전을 위한 과충전 방지 등의 보호기능을 수행하고 보호회로를 통해 과전류 및 단락 시 외부 스위치를 차단하는 기능 및 EMS와 통신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Ni-Cd(니켈-카드늄)이나 Ni-MH(니켈 수소) 전지는 안전성이 우수하여 보호회로가 필요하지 않았으나 리튬 배터리의 경우에는 열폭주, 수분 침투 및 단락 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있으므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는 BMS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3) PCS(Power Conversion System / Power Conditioning System)

PCS는 전기에너지를 받아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전력망으로 저장된 에너지를 방출하기 위해 전기의 특성(교류/직류, 전압, 주파수)을 변환하는 장치이다. 국내 PCS 제조 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 효성 LS산전 등이 있다,

(4) EMS(Energy Management System) 또는 PMS(Power Management System)

EMS 또는 PMS는 배터리 및 PCS의 상태를 모니터링 및 제어하고, 콘트롤 센터 등에서 ESS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제어하기 위한 운영 시스템이다.

[그림 1] ESS의 구성요소(출처 : ESS의 수요관리 효과분석 및 시장조성방안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그림 1] ESS의 구성요소(출처 : ESS의 수요관리 효과분석 및 시장조성방안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다. ESS의 활용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발전단에서 수용가에 이르기까지 전력망의 전 단계에서 ESS의 활용이 가능하며 세계 각국에서도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을 통해 ESS의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그림 2] ESS의 응용시장 종류 및 목적(출처 : INI R&C) [그림 2] ESS의 응용시장 종류 및 목적(출처 : INI R&C)

3. ESS 사고 사례

지난 8월 23일 한국화재감식학회가 주관한 “리튬전지에너지저장소 폭발화재사고 예방 및 제도개선 세미나” 관련 보도자료1)에 따르면 국내 ESS는 풍력발전소와 태양광 전력관리, 주파수 조정 등 887개가 설치됐으며, 올해 5월에서 8월까지는 ESS에 설치된 컨테이너 시설에서 총 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887개의 설비 중 4개월 간 7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이면 화재빈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ESS관련 화재가 국내외에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이를 대변하듯 안전 관련 세계 최대 규모의 엑스포 중 하나인 2018 NFPA Conference & Expo에서도 ESS 관련 세션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국내외 ESS 화재사고는 <표 2, 3>과 같으며 이 밖에 보고되지 않은 화재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 [집중조명] ESS 화재 예방ㆍ제도 개선 세미나(소방방재신문, 18/9/3)
<표 2> 국내 ESS 관련 화재사고
국내 ESS 관련 화재사고
일 시 사 고
‘18년 7월 말 A 공장 옥외 ESS 신축공사장 화재
‘18년 7월 중순 B 태양광발전소 ESS 화재
‘18년 6월 중순 C 풍력발전소 ESS 화재
‘18년 6월 초 D 변전소 ESS 화재
‘17년 8월 초 E 전력센터 ESS 화재
<표 3> 해외 ESS 관련 화재사고
해외 ESS 관련 화재사고
일 시 사 고
‘11년 8월 Kahoku, Hawaii ESS 화재
‘12년 11월 Flagstaff, Arizona ESS 화재
‘16년 8월 Frankklin, Wisconsin ESS 화재
‘17년 11월 Belgium ESS 화재

4. ESS 안전관리 대책

가. 설치 및 인수 시 주의사항

앞에서 살펴본 대로 ESS는 각 주요 구성요소인 배터리, BMS, PCS 및 EMS/PMS로 구성되며, 주요 부품별 제조사가 상이하여 ESS를 조립하는 SI(System Integrator)가 별도로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커미셔닝(Commissioning)2) 단계에서 각 구성품의 세부 사양, 관련 시험서류, 운영절차 및 매뉴얼을 확보해야 추후 유지관리가 수월할 것이다. 또한 커미셔닝 단계에서 ESS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인수절차 및 액션플랜 뿐만 아니라 ESS 설비의 계획, 설계, 조립, 설치 또는 운영과 관련된 사림들의 역할과 책임을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설비의 운영 및 유지관리를 위해 주요 장치별 시험 항목 및 주기를 담은 절차서와 ESS의 안전정지 및 전원인출(de-energizing) 절차, 비상 상태 시 화재, 감전 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 및 설비의 차단 절차와 비상상태의 종료 후 안전한 시동(start-up) 절차 등을 명시한 비상운전계획을 작성하여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ESS 의 담당직원을 정하여 ESS 담당직원은 비상계획 수립 및 훈련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ESS 운영, 사용, 유지관리, 수리 및 대응과 관련하여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2) 커미셔닝(Commissioning)은 효율적인 시스템의 성능 확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설계 단계부터 공사완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발주자의 요구에 부합되도록 모든 시스템의 계획, 설계, 시공, 성능시험 등을 확인하고 최종 유지 관리자에게 제공하여 입주 후 발주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운전성능 유지 여부를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이다.

나. 안전기준

또한 안전기준 특히 화재와 관련하여 세계 최고의 기관 중 하나인 NFPA에서도 ESS와 관련하여 코드를 제정 중에 있다. 이 기준의 초안과 기제정된 ESS 관련 안전기준인 FMDS 5-33 중 주요 내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1. ① ESS가 옥내에 설치되는 경우에는 공간의 바닥, 천정, 벽 등은 최소 1시간 이상의 내화성능을 가져야 한다.
  2. ② 환기설비는 구역 내에 모든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구역 내 가연성 가스의 농도가 부피 기준 연소하한농도의 25%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3. ③ ESS 각 그룹은 최대 에너지 용량이 각각 250 kWh를 넘지 않도록 구성되어야 하며 각 그룹 및 벽체로부터 3ft(약 0.9m)이상 이격되어 있어야 한다. 단, 실대규모 화재시험(Large-Scale Fire Test)인 UL9540A를 만족하는 경우 완화될 수 있다.
  4. ④ 유동 전해질을 사용한 ESS가 유출된 경우에는 검증 또는 승인된 절차를 통해 중성화하는 방안이 제공되어야 한다.
  5. ⑤ 수계소화설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최소 방사밀도 0.3gpm/ft2(12.2mm/min)이상이 되어야 하며 방호면적은 23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단, 최소 방사밀도는 실대규모 화재시험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다.
  6. ⑥ 포소화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포 약제는 ESS의 열폭주(thermal runaway)를 일으키는 온도와 가연물이 있는 경우 가연물의 자연발화온도보다 낮아지도록 해야 한다.
  7. ⑦ 전역방출방식의 가스계소화설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가연물의 소화에 필요한 농도와 장치와 구내의 특정한 배열 또는 배치형태를 고려해야 한다.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에서도 리튬배터리 관련 시험을 수차례 수행하였다.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리튬배터리 화재 시 연기 발생량이 상당해서 옥내에 ESS가 설치된 경우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뢰성 높은 자동식 소화설비의 설치가 권장된다. 또한 ESS의 경우 배터리의 배열에 따라 화재 성상이 다를 수 있으므로 NFPA의 ESS 관련기준 초안에서는 소화설비 설치기준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일정 용량 별로 이격거리 기준을 두어 하나의 배터리 유닛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접한 유닛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림 3] ESS용 리튬배터리 화재시험 @ 방재시험연구원 [그림 3] ESS용 리튬배터리 화재시험 @ 방재시험연구원

[그림 4] 자동차용 리튬배터리 화재시험 @ 방재시험연구원 [그림 4] 자동차용 리튬배터리 화재시험 @ 방재시험연구원

다. 유지관리

ESS는 제조사 지침 또는 운영 및 유지관리 문서에 따라 관리되어야 하며 제조사의 운영 및 유지관리 문서는 아래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을 권장한다.

  1. ① ESS 및 연관 장치의 안전한 시동(start-up) 절차
  2. ② 연관 경보, 인터락 및 제어부의 시험절차
  3. ③ EMS, 소화설비 및 각종 안전장치의 운영 및 유지관리 절차

라. 화재 시 대응

ESS의 화재나 손상 시 발화 또는 재발화 될 수 있으므로 즉각 담당직원에게 알려야 하며, 담당직원은 화재위험을 경감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거나 손상된 장치를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 ESS의 화재나 손상 시 대응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담당직원이 구내에 최소 한 명 이상 있어야 한다.

최근 ESS 관련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화재보험협회에서도 ESS 관련 위험관리기준인 KFS(Korea Fire Safety Standards)를 제정 중에 있다. NFPA 기술위원, 재보험사, 브로커사 등 국내 위험관리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제정 작업 중에 있으며, 올 11월경 제정이 완료되면 KFS 온라인 플랫폼(https://kfs.kfpa.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5. 맺음말

리튬배터리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화재 위험성이 기존의 니켈-카드늄 전지나 니켈-수소 전지에 비해서 높은 편으로 최근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리튬이온 ESS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ESS에 가스계소화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화원에 직접적인 약제 침투가 가능하고, 수손피해는 적은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일부 보도자료3)에 따르면 ESS 관련 사고조사서를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설치된 가스계 소화설비는 작동했지만 화재를 진압하진 못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배터리 랙 등의 구조물 등으로 인해 약제가 화원에 직접 침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나 냉각효과로 인해 화재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으며, 재발화시에도 가스계 소화설비에 비해 대처가 용이하다.

우리나라는 ESS의 핵심 부품인 리튬배터리 제조 선진국이며,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으로 인해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공장에서 ESS를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사용부지가 좁아 배터리 간 이격거리 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기존의 공장 부지에 ESS를 설치하는 경우 해외기준에서 요구하는 이격거리 및 소화설비 기준 등을 만족시키며 배터리를 설치하기 쉽지 않다. 이 경우 실대규모 화재시험을 통해 소화설비의 유효성을 입증해 볼 필요가 있다. 좁은 공간에 촘촘하게 배터리를 설치할수록 화재 시 진압이 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연구가 시급하다.

3) [집중조명] ESS 화재 예방ㆍ제도 개선 세미나(소방방재신문, 1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