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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용접 시 누설전류에 의한 화재

글 조영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연구실장

1. 머리말

전기 아크 용접은 서로 인접한 두 개의 금속을 아크 시 발생되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용해시켜 하나로 결합시키는 공법 중 하나로 산업기계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지만 용접 과정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사고 소식을 빈번하게 접할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용접과 관련된 화재사고는 용접과정 중에 비산된 불꽃이나 용융물 등 고온의 부산물이 주변 가연물을 착화시켜 발화된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전기 아크 용접은 대전류를 사용하는 용접인 만큼 작업 중에 발생되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용접봉 홀더와 접지클램프를 멀리 이격시켜 사용함으로서 정상적인 전류 회로 외에 누설전류 회로가 추가되어 발화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 글에서는 이와 같이 전기용접기 사용 시 정상적인 전류 회로 외에 누설전류 회로가 형성되어 발화된 화재사례를 소개한다.

2. 빌라 옥상에서 용접작업 중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2015년 6월 5층 구조인 빌라에서 발생하였다. 사고당시 빌라 옥상에서는 누수를 막기 위해 옥상에 방수철판 덮개 공사를 하고 있었으며 점심식사를 위해 잠시 작업을 중지한 시점에 101호 및 501호의 보일러실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그림 1]은 101호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의 모습으로 보일러 뒤쪽 일부가 연소된 상태이며 조사 결과 보일러 연료배관의 접속 부분에서 발생한 아크로 인해 연료에 착화되어 발생한 화재로 확인되었다.

[그림 1] 1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1] 1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1] 1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2]는 501호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의 모습이다. 101호와 비교하여 조금 더 심하게 연소되기는 하였으나 조사 결과 101호와 동일하게 연료배관의 접속 부분에서 발생한 아크로 인해 화재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2] 5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2] 5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2] 501호 보일러실 화재 및 연료배관 접속부 아크 흔적

[그림 3]은 빌라 옥상의 모습이다. 점심시간 전까지 방수철판을 올려놓을 쇠파이프를 옥상에 설치하면서 전기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옥상에는 샌드위치패널 구조의 창고안에 각 세대의 보일러 연료탱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옥상 바닥의 구멍을 통해 각 세대의 보일러실로 연결되는 연료배관이 이번 공사 과정에서 설치된 쇠파이프와 접촉되어 있는 상태였다. 사고 이후 전기용접기가 이동되어 구체적인 용접 작업 방법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접지클램프를 옥상 출입문 부근의 쇠파이프에 고정시켜 놓고 용접기와 용접봉 홀더만 이동시켜 가면서 용접을 한 것으로 추후 파악되었다.

[그림 3] 빌라 옥상

[그림 3] 빌라 옥상

[그림 3] 빌라 옥상

101호와 501호의 보일러 연료배관은 평상시 전류가 흐르지 않는 곳일 뿐만 아니라 101호와 501호의 누전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101호와 501호의 보일러에서 거의 비슷한 시점에 보일러 연료배관을 통해 누전이 발생하여 발화되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분석 결과 용접 지점 인근의 모재(쇠파이프)에 접지클램프를 물리지 않고 [그림 4]와 같이 용접 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점의 모재에 접지클램프를 고정시켜 놓아 정상적인 전류경로인 ①용접기 → 용접용 케이블 → 용접봉 홀더 → 모재 → 접지클램프 → 귀선용케이블 → 용접기로 이어지는 회로 외에, ②용접기 → 용접용 케이블 → 용접봉 홀더 → 모재 → 101호 및 501호 연료배관(동파이프) → 보일러 몸체, 상수도 배관, 건물 벽체내 철근을 포함한 금속제 구조물, 건물내 접지선, 에어컨 실외기 배관 등 → 모재 → 접지클램프 → 귀선용케이블 → 용접기로 이어지는 병렬 회로가 추가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접촉저항이 큰 연료배관의 접속 부분에서 누설전류에 의한 아크가 발생하여 101호 및 501호의 보일러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그림 4] 용접작업 중 보일러 연료배관을 통해 형성된 전류 경로 [그림 4] 용접작업 중 보일러 연료배관을 통해 형성된 전류 경로

전기 아크 용접 시 용접지점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반드시 접지클램프를 접속하고 용접봉 홀더를 사용해야 이와 같은 전기 화재를 막을 수 있다. 접지클램프를 용접지점으로부터 멀리 접속한 후 용접작업을 수행하면 주변의 금속체를 따라 용접전류가 흐르게 되어 매우 위험하다.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용접작업 중에 철구조물 연결 부분에서 아크가 일어나 화재가 발생하거나 철구조물에 설치되어 있는 형광등 접지선, 모터 접지선, 분전반 접지선 등이 과열로 인해 소손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모두 접지클램프를 용접봉 홀더로부터 멀리 이격시켜 놓고 용접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3. 차량에서 용접작업 중 발생한 화재

[그림 5]는 카센터에서 엔진룸 후드 고리를 쇠톱으로 절단한 후 다시 전기용접으로 붙이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모습이며, [그림 6]은 후드 고리 주변에서 확인되는 용접 흔적이다. 약 1분 정도 전기용접을 하였으나 잘 되지 않아 사무실 안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갑자기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용접을 한 작업자는 전기용접 작업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접지클램프를 앞 범퍼 아래 차체에 고정시켜 놓고 용접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엔진룸 내부가 심하게 소훼되어 구체적인 발화위치를 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접지클램프를 용접지점으로부터 멀리 이격시켜 놓았고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지 않았으며 ECU 등의 전장부품을 분리하지 않은 상태로 용접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기용접 과정에서 과전압 또는 과전류가 엔진룸내 전장부품이나 하니스 배선 등에 유입되어 발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림 5] 엔진룸이 전소된 화재차량

[그림 5] 엔진룸이 전소된 화재차량

[그림 5] 엔진룸이 전소된 화재차량

[그림 6] 후드 연결고리 주변 용접 흔적

[그림 6] 후드 연결고리 주변 용접 흔적

[그림 6] 후드 연결고리 주변 용접 흔적

[그림 7]은 카센터에서 차량 하부의 머플러를 용접하던 중 차량의 운전석 대시보드 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모습이다. 조사 결과 운전석 앞 대시보드 내부 하니스 배선에서만 단락흔이 발견되었으며 접지클램프는 용접봉 홀더로부터 약 1m 정도 이격된 차체에 고정되어 있었다. 배터리 단자는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각종 전장부품도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상기 차량의 화재와 같이 전기용접 과정에서 과전압 또는 과전류가 운전석 앞 쪽의 대시보드 내부 하니스 배선에 유입되어 단락이 발생하면서 발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림 7] 화재 차량 및 차량 하부 용접 흔적

[그림 7] 화재 차량 및 차량 하부 용접 흔적

[그림 7] 화재 차량 및 차량 하부 용접 흔적

주택이나 공장 등의 장소에서 전기 용접을 할 경우에도 많은 주의가 요구되지만 차량의 경우는 특히 과전압 및 과전류에 취약한 전장부품이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 차량에서 전기 용접 시 주의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① 차량의 전원스위치 OFF
  2. ② 배터리에서 (+), (-) 케이블 분리
  3. ③ 중요 전장부품 커넥터 분리(ECU 등)
  4. ④ 용접기의 용접 부위와 접지클램프의 이격거리 최소화

4. 맺음말

전기용접과 관련된 화재는 용접과정 중에 비산된 불꽃이나 용융물 등 고온의 부산물이 주변 가연물을 착화시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기용접에 의한 화재 예방대책도 고온의 부산물 비산 방지에 집중되어 있다. 위 사례에서와 같이 용접봉 홀더와 접지클램프 사이의 이격거리가 클 경우 전기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전기용접과 관련된 사고 예방대책이나 안전작업수칙 등에 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