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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화재사례 및 예방대책


최명영 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 과장, 공학박사


1. 머리말

  전통시장은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으로 변경되면서 종전의 재래시장이 변경된 것이다. 전통시장은 대규모점포의 요건 충족여부에 따라 등록시장과 인정시장으로 구분한다. 전통시장은 우리 근대화 역사와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정을 느낄 수 있는 문화쇼핑의 공간이며,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과 함께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제공해주는 곳이며, 또한 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전통시장이 오래되다 보니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높다. 이러한 전통시장 화재사고는 전국적으로 해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대형화재로 확대될 경우 심각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대구서문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하여 상인들에게 1,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피해를 입혔으며, 올해 1월 15일에는 여수수산시장에서 큰 불이 나서 시장의 화재 위험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전통시장의 주요 화재사례와 예방대책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 전통시장 화재발생 현황

  국민안전처의 국가화재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7 ~ 2016년) 화재는 연평균 44,473건 발생하였다. 전체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시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비교하면 연평균 화재건수 당 인명피해 수는 각각 0.05와 0.06으로 유사하지만 화재건수 당 재산피해를 살펴보면 2배 이상 시장의 경우가 높다.

<표 1> 최근 10년간 전체 화재와 시장 화재 평균 자료

전체 시장
화재 건수 건당 인명피해 * 건당 재산피해
(천원)
화재 건수 건당 인명피해 * 건당 재산피해
(천원)
44,473 0.05 7,507 71 0.06 18,889

* 인명피해는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합산함

  또한 상기 자료는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만 계산하는 소방서 추산 자료로 화재로 인한 영업손실 등 실제로 발생하는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전통시장 화재 중 피해액이 가장 컸던 2005년 대구서문시장 화재는 소방서 추산으로 187억원이었지만 상인연합회 추산으로는 약 1,00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률은 26.6%에 불과하여 점포 4개 중 1개 정도만 화재보험에 가입한 수준으로 화재 발생 시 복구 및 배상자력이 부족하다. 전통시장은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 되었고 전기 및 가스 설비 등 잠재 발화원의 관리가 취약하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소화설비의 설치가 미흡하며, 소방차 진입로가 혼잡하고 주차장이 부족한 전통시장의 특성상 불법 주차된 차량도 많아 화재 진압활동에 어려움이 많아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3. 화재발생 주요사례

가. 시장 화재사고 주요 현황

  시장은 오랜 역사 만큼이나 화재가 많이 발생하였다. 2000년 이후 시장의 주요 화재 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 2> 시장 화재 주요 현황

  일시 물건 주요 사고 경위
1 2000년
8월 2일
신림
중앙시장
1층 잡화점내 벽체에 설치된 전기배선의 합선(조사중)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발생하여 1시간 15분 동안 점포 55개를 태우고 진화되었음.
2 2001년
4월28일
공항시장 22시경 서울시 강서구 소재의 재래시장인 공항시장 내 골목의 쓰레기 더미에서 담뱃불에 의한 실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의류, 신발가게 등 상가 20여 곳을 태우고, 화재발생 약 2시간여 만에 진화되었음.
3 2001년
6월13일
신동시장 1926년에 조성된 재래시장으로 새벽 21시 10분경에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원인 미상임. 시장, 약국 등 11개 점포 200여 평이 소실되고 2인이 2도 화상을 당함.
4 2002년
3월11일
성남
중앙시장
새벽 4시경 전기누전(추정) 원인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여 3시간 만에 진화됨. 지붕이 하나로 연결된 목조건물이라 112개 점포 가운데 절반 가량인 60여 점포가 불에 탔음.
5 2005년
6월28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영업이 끝나 점포가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전기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점포가 촘촘히 입주해 있고 건물 밖 진입구가 좁아 소화작업이 지연되면서 화재 후 2시간여 만에 진화됨
6 2005년
12월29일
대구
서문시장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여 2지구의 1,000여개 이상의 점포 소실됨.
7 2007년
5월22일
동서울시장 새벽 1시경 동서울시장 건물 1층에서 발화, 점포 11개소 약 180㎡가 소실되어 소방서 추산 6,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영업시간이 아니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음.
8 2008년
11월7일
구리농수산물
시장
23시경 원인미상의 화재 발생하여 종업원이 발견하여 소방서에 신고하고 소화기로 진화하였으나 화세가 심하여 진화에 실패하였으나 발화 장소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설치되어 있어서 헤드가 개방되어 소화작업됨.
9 2015년
9월27일
경주
중앙시장
추석 당일인 27일 오전 7시 19분께 경주시 성건동 중앙시장 1층 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최초 목격자가 당황하여 소화기를 이용한 초기 진화가 이뤄지지 못함.
10 2016년
11월30일
대구
서문시장
새벽 2시경 서문시장 4지구 상가 내에서 전기화재로 추정되는 화재 발생하여 59시간 만에 진화가 완료됨.
11 2017년
1월15일
여수
수산시장
새벽 2시경 전기화재로 추정되는 화재 발생하였으며 2시간 만에 진압됨. 100여개 점포에서 화재 피해 발생함.

나. 대구서문시장 화재

(1) 시장 소개

  대구 서문시장은 대구광역시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대구장이라고 불리던 조선시대부터 서울시전, 평양장과 더불어 3대 시장으로 발전하여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서문시장의 대지면적은 34,944㎡이며 건물 총면적은 93,070㎡이다. 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아진상가, 명품프라자 등 8개 지구로 구성되고 약 55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으며, 상인수는 약 3만명이다.

[그림 1] 대구 서문시장 사진(출처 : 위키백과)

<표 3> 서문시장 지구 구성 개요

지구 구성 점포 수 주요 취급품목
1지구 730여개 면직, 주단, 이불 등
2지구 1,100여개 그릇, 이불, 의류, 신발류 등
4지구 600여개 주단, 수계, 공예, 의류 등
5지구 400여개 그릇, 주방용품, 잡화, 의류 등
동산상가 600여개 도자기, 요리기구, 이불, 의류 등
건해산물상가 40여개 건어물 류

[그림 2] 대구서문시장 지도(출처 : 서문시장 홈페이지)

(2) 주요 화재

  대구서문시장에서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크고 작은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대구서문시장의 주요 화재일지는 다음과 같으며, 이 중 2005년 및 2016년에 발생한 화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표 4> 대구서문시장 주요 화재

일자 원인 피해 규모
1951년 10월20일 방화 1억4000만원
1952년 2월24일 촛불 5억3500만원(점포 4200개 소실) 사망 1명
1952년 12월26일 화롯불 15억원, 부상 3명
1960년 2월5일 촛불 536만원
1960년 6월16일 유류 46억8700만원(점포 63개 소실), 경상 34명
1961년 2월15일 미상 2억4300만원, 소방관 1명 부상
1961년 2월15일 미상 4777만원
1967년 1월1일 전기 1억8600만원(점포 372개 소실), 소방관 1명 부상
1968년 11월3일 난로과열 9800만원
1970년 2월4일 난로과열 100만원
1975년 11월20일 담뱃불 20억원(점포 1900여개 소실) 
1976년 12월17일 성냥불 11억4000만원(점포 650여개 소실) 6명 부상
1977년 2월4일 미상 점포 150개 소실
1978년 12월1일 미상 1100만원
1997년 7월30일 전기합선 1억4000만원(점포 9개 소실)
2005년 12월29일 전기합선 189억원
2016년 11월30일 전기(추정) 1000억원(상인회 추산)

(3) 2지구 화재

  2005년 12월 29일 밤 10시쯤, 서문시장 2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이 2~3층으로 급속히 번지며 대형 화재로 이어져 900여 개 점포가 불에 타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서문시장 2지구는 연면적 19,992㎡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화재로 인해 지하 1층을 제외한 1~3층 점포 대부분이 전소되었다. 당시 2지구에는 의류 및 생활용품 등 다양한 가연성 물질을 취급하고 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 화재는 발화 후 무려 41시간 만인 31일 오후 3시에야 완전히 진압되었다. 장시간의 화재로 인하여 낡은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결국 2지구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려 상인들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피해도 막대하였다. 당시 화재 원인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이불가게에서 누전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결론났으며, 그 때 당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림 3] 2005년 대구서문시장 화재사진(출처 : 매일신문 2005년 12월 30일, 나무위키)

(4) 4지구 화재

  2016년 11월 30일 새벽 2시경,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당시 상가 1층에서 불꽃이 일고 있는 것을 야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하였다. 화재가 발생한 4지구 건물은 연면적 1만 5천여 제곱미터로 1976년에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4층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상가의 70% 이상이 의류를 판매하고, 나머지도 의류 등 가연성 물질을 취급하고 있어서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화재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 소방차 97대와 소방 인력 7백여명, 소방헬기 2대가 투입하여 59시간만인 12월 2일 오후 1시경에 화재가 완전히 진화되었다. 화재 원인은 누전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건물의 30%가 붕괴된 4지구 건물은 안전진단 결과 사용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아 철거가 진행중이다.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는 약 100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림 4] 2016년 대구서문시장 화재사진(출처 : 연합뉴스 2016년 11월 30일 기사 중)

4. 전통시장 안전관리 대책

  화재의 3요소는 가연물, 점화원, 산소이다. 화재를 예방하거나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화재의 3요소를 고려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재 대책은 크게 화재예방(Fire prevention)과 화재방호(Fire protection)로 구분할 수 있는데, 화재예방은 앞서 언급한 화재의 3요소를 관리하여 화재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고, 화재방호는 소화설비나 방화구획 등을 활용하여 발생한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화재방호는 일단 화재가 발생한 다음에 대처를 하는 것으로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화재예방활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화재의 3요소를 제어해야 하는데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산소를 제어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으니 가연물과 점화원을 관리하여 화재 피해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관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전통시장의 구조상 가연물과 점화원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음의 주요 안전관리 대책을 권장한다.

가. 화재예방활동 및 초동대처능력 향상

  화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전기·가스시설 등 점화원과 관련된 제품은 규격품 사용을 적극 지도하고 권장하며, 난방기구 및 전열기구의 무분별한 사용 금지를 계도한다. 또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전통시장의 경우 화재 확산속도가 빠르므로 초동소화가 중요하다. 화재예방활동 및 초동대처능력 향상을 위한 지역의용소방대와 연계한 시장자체 자율소방대를 구성·운영 지도하고 소방교육 및 훈련 시 시장 내 소화기·소화전 등을 직접 활용, 유사시를 대비한 상인 참여형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전 훈련 등을 통한 화재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나. 소방시설 현대화 및 유지관리 강화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2001년부터 진행중인데, 시장의 경우 화재 빈도는 평균 수준이나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매우 큰 편으로, 화재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소방시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표 1>을 보면 시장에서의 화재는 인적이 드문 시간에 주로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스프링클러설비와 같은 자동식 소화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설치된 설비를 잘 유지관리 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점검 및 유지·관리 강화로 소방용수설비 등 소방시설의 유지·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다. 소방통로확보

  초동진압이 실패할 경우 전문 소방대의 빠른 진입을 도와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소방차와 특수차량의 신속한 진입을 위해서는 시장 주변에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수 사항이며, 무질서한 주·정차를 해소하기 위한 주차장 시설의 확충과 점포 내 상품 적치 높이 및 통행로 폭을 제한하여 소방활동 상 필요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라. 화재보험 가입률 제고를 통한 복구대책 마련

  화재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전통시장은 화재발생 시 신속한 복구가 어렵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시장의 화재보험가입률이 26.6%에 불과하여 대부분의 상인이 화재로 인한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전통시장에 대하여는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시장상인 및 상인회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하여 화재보험 가입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5. 맺음말

  전통시장은 대부분 노후화된 전기 및 가스설비와 각종 조리기구와 난방기구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화재위험이 높다. 또한 전통시장은 단일 건축물로 구성되지 않아 스프링클러설비와 같은 자동식소화설비 설치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설비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며, 주변의 불법주차 및 시장 내 좌판 등으로 인한 소방차 진입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화재발생 및 화재진압에 매우 취약하다. 설비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면 이를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안전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화재예방활동 및 소방훈련에 동참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초동 진압에 주력하여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며, 소방시설의 적극적인 설치와 더불어 유지 관리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또한 화재 복구 대책으로써 화재보험도 적극적으로 가입하여 화재로 인해 모든 것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은 우리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삶의 공간인 동시에 추억의 공간이다. 우리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시장이 화재로 인해 사라지고 사람들이 소중한 추억과 일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들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