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상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로마 방화사건에 연루되어 네로황제에 의해 순교한 베드로가 묻힌 바로 그 자리에 지어진 것으로서, 현재의 베드로성당은 약 400 년 전에 완공된 것이다.
시스티나 성당은 성베드로 대성당의 부속 성당 격이다. 이 성당은 교황이 종교적 직무 활동을 하는 곳이지만, 바티칸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빠트릴 수 없는 관광명소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천지창조’와 같은 르네상스 예술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시스티나 성당은 교황을 선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교황을 선출할 때 각 국의 추기경들이 이곳에 모여 ‘콘클라베(Conclave)’를 연다.
교황은 로마교황청의 주교이자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영적 지도자이며,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다.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에서부터 현재의 교황 프란치스코까지 약 2천 년 동안 266명의 교황이 있었다.
교황의 서거 등으로 인하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게 될 때, 흔히 ‘추기경단 선거회의’로 의역되는 콘클라베에서 선출된다. 본래 콘클라베는 ‘자물쇠가 채워진 방’을 뜻한다. 이 말은 교황 선거 때 추기경단이 모두 회의장에 들어가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일체 외부와 단절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일체 비밀로 함을 의미한다. 시스티나 성당의 출입문은 봉쇄되고 다른 모든 창문도 봉인된다. 설령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교황이 선출되기 전에는 나올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때, 요리사 1명과 몇 명의 수녀 등이 지원업무를 맡는다.
성당을 봉쇄하고 본격적인 콘클라베를 준비할 때 교황청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난로와 굴뚝을 설치하는 일이다. 콘클라베에는 2개의 난로가 설치되는데 하나는 투표용지를 태우는 데 사용되며 다른 하나는 선거 결과를 알리는 연기의 제조에 쓰인다. 이 작업은 화재 위험성을 고려하여 소방관들이 담당하게 된다.
선거 결과가 나오면 담당자는 두 번째 난로에서 특수 제작된 약제 카트리지를 태워 연기의 색을 낸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흰색, 미정이면 검은색을 각각 선택한다. 투표가 끝날 때까지 인터넷과 전화 등 모든 유무선 통신수단이 차단되는 콘클라베에서, 굴뚝 연기는 새 교황의 선출을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흰 연기를 내보냄과 동시에 성 베드로 성당의 종을 울려 교황선출을 확실히 알린다. 교황의 선출은 대체로 2~4일 안에 결론이 났으나, 가장 길게 걸렸던 콘클라베는 1800년에 3개월 반이나 걸렸다고 한다.
만약 연기가 굴뚝으로 빠지지 않고 성당 내부로 누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성당 천장에 설치된 연기감지기가 작동할 것이다. 이 때 흰 연기(Light Smoke)라면 광전식 연기감지기가, 검은 연기(Black Smoke)라면 이온화식 연기감지기가 좀 더 민감하게 작동할 것이다.
바티칸에는 고도로 훈련된 소방 요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곳곳에 화재 방호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곳에 소장된 수많은 예술품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수 조치인 것이다. 또한 매일같이 바티칸을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바티칸 박물관과 성 베드로 광장에 응급구호 팀을 배치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 교황은 이렇게 선출된다.
사전에 입후보하거나 추천된 후보는 없고,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계속된다. 첫 3일간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최대 1일간 비공식 토의를 한 뒤 다시 7차례 투표에 들어가며, 이후 같은 절차가 반복된다. 추기경들은 자신에게 투표할 수 없고, 자신에게 지지를 호소하면 제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