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현국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연간 해외여행객이 1천만명이 넘는 요즘 패키지 해외여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한번쯤 유심히 살펴봐야 할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의 조정결정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C여행사)는 피신청인(B손해보험㈜)과 아래와 같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보험상품명 | 보험기간 |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 | 보장내용 |
---|---|---|---|
여행업자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1) |
2012. 1.17.~2013. 1.17. | C여행사 | 대인대물배상 5억원 (보험료 : 34,905,000원) |
홈쇼핑을 통해 C여행사의 기획여행(패키지여행)상품2)을 구입한 신청인 A씨(’76년생, 남)가 해외리조트에서 자유시간 중에 수영장에서 넘어져 다치자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B손해보험사가 자유시간 중 사고에 대해서는 여행사에게 책임이 없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신청인이 금융분쟁조정을 신청하였다.
<당사자 주장>
신청인 A씨는 사이판 D리조트는 부대시설인 수영장내 안전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음에도 물놀이용 부력 매트를 방치하여 신청인에게 상해를 입혔고, 사이판 D리조트는 피보험자인 C여행사의 여행계약상 채무이행
을 위한 이행보조자에 해당되므로 피보험자인 C여행사는 본 건 상해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
하였다.
그러나 B손해보험사는 신청인 A씨는 본인의 부주의로 상해를 입었으며, 설령 사이판 D리조트의 과실로 상
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여행계획상 자유시간중 부대시설인 수영장의 이용에 대해서는 피보험자인 C여행사
가 여행계약상 채무이행에 따른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사이판 D리조트를 이행보조자로 보기 어
려워 피보험자인 C여행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으며, 또한 재보험회사가 동의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수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피보험자인 C여행사가 가입한 전문직업배상액임보험약관(영문)은 ‘피보험자인 여행업자가 서비스 제공에
있어 태만, 누락으로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제3자에게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3)고 정하고
있고, 재보험자의 사전동의 없이 원보험자는 보험금 지급에 관하여 협상을 하거나 책임을 부담할 수 없다는
손해처리협조특약을 두고 있다.
한편,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391조(이행보조자의 고의, 과실)는 ‘채무자의 법정대리인이 채무자를 위
하여 이행하거나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 또는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
무자의 고의나 과실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
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 제661조(재보험)는 ‘보험자는 보험사고로 인하여 부담할 책임에 대하여 다른 보험자와 재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재보험계약은 원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
723조(피보험자의 변제등의 통지와 보험금액의 지급) 제3항은 ‘피보험자가 보험자의 동의없이 제삼자에 대하
여 변제, 승인 또는 화해를 한 경우에는 보험자가 그 책임을 면하게 되는 합의가 있는 때에도 그 행위가 현저
하게 부당한 것이 아니면 보험자는 보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726조(재보험
에의 준용)는 ‘이 절(節)의 규정은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재보험계약에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건의 쟁점은 여행사가 기획여행서비스를 제공하던 중 신청인이 자유시간에 숙박시설의 부대시설(수영장) 에서 입은 상해에 대해 여행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1) 숙박업자(D리조트)가 부대시설인 수영장에서 발생한 상해사고에 대해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위원회는, D리조트는 민법 제750조 및 제390조에 의하면 여행자에게 부대시설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 도록 관련시설을 제공해야할 계약상 주된 의무 외에 수영장을 관리함에 있어 고객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보호에 관한 부수적 의무도 부담하게 되며4), 채무불이행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에 의해 서도 숙박업자는 단순히 여관 등의 객실 및 관련시설을 제공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수익하게 할 의 무를 부담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객실 및 관련시설을 제공함 으로서 고객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2000.11.24.선고 2000다38718 판결, 1997.10.10.선고 96다47302 판결 등)5)하고 있는데, D리조트는 수영장 이용객에게 튜브대용으로 부력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으므로 물기가 많은 수영장의 특성을 감안하여 부력매트 등 이용객이 밟고 미끄 러질만한 장해물을 보관장소에 옮겨놓는 등 안전배려 의무가 있음에도 안전관리요원으로 하여금 이동통로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의 의무를 게을리6)하던 중 상해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D리조트는 손해배상책임 을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여행중 자유시간에 숙박시설이 아닌 부대시설인 수영장에서 발생한 상해사고에 대해 숙박업자를 여행 업자의 이행보조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위원회는, 민법 제391조에 의거 D리조트가 피보험자의 이행보조자로 보기 위해서는 D리조트의 행위가 여 행계약상 채무이행과의 관련성이 있어야 하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채무 자의 의사 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가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 또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 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2011.5.26.선고 2011다1330 판결, 2002.7.12.선고 2001다44338)하고 있는데 피보험자가 제공한 여행상품 안내서에 의하면 D리조트를 통해 전일정 숙박과 식사(뷔페, 바비큐), 워터파크, 레포츠 시설이용 및 강습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되며, 여행상품 안내서 2쪽에 의하면 “호텔 부대시설 이용 및 자유시간 - D는 기존의 호텔들과는 달리 숙식은 물론 레저, 스포츠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휴양지입니다. 투숙객을 위하여 세계 각국에서 불러들인 클럽메이트로부터 40여 가지에 이르는 레포츠 강습을 무료로 지도 받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 는 바, 여행자는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부대시설인 수영장, 워터파크, 실내체육시설을 자유시간 중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여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비록 부대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수영장을 자유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행계약상의 채무내용에 포함되며 D리조트는 여행계약상 채무이행의 일환으로 신청인에게 수영 장 등 부대시설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D리조트는 피보험자가 신청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여행계약상의 채무 즉, 숙박시설 및 부대시설의 제공의무에 관한 이행보조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전문직업배상책임보험계약에 기재된 재보험회사와의 손해처리협조특약에 의거 B손해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
위원회는, 상법 제723조 제3항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보험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 대하여 변제, 승인 또는 화해를 한 경우에는 보험자가 그 책임을 면하게 되는 합의가 있는 때에도 그 행위가 현저하게 부당한 것이 아 니면 보험자는 보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726조에 의하면 제723조의 규정은 재보험계약에도 준용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신청인이 신청인과 부당하게 합의하여 지나치게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원보험자는 재보험자가 면책의견을 제시하였다고 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상법 제661조에 의하면 보험자는 다른 보험자와 재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나 재보험계약은 원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손해처리협조특약 이 보험계약에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재보험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 절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원회의 조정결정은 기획여행상품에 포함된 리조트(숙박시설) 내에서 상해사고 발생시 리조트를 여행사의 이행보조자로 보아 여행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로서,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통해 기획여행 상품이 판매되고 이를 통한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향후 유사사례 발생시 분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 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