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는 전동기와 회전 날개를 이용해 바람을 일으키는 가전제품으로서 여름철 더위를 식혀 주는 대표적인 기기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선풍기를 대체할 수 있는 냉방기기가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풍기의 사용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 보급률이 주요 가 전제품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1).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의하면 선풍기의 높은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사용상 에 있어 단점이 조사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별로 시원하지 않다(42.1%), 장시간 사용 시 발생 하는 발열(29.4%)과 아이들의 위험노출(17.1%) 등이다2). 이 중에서 발열과 관련된 사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발열로 인한 화재위험이 선풍기에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선풍기의 사용환경 등에 따른 상황적 변수를 제공하여 실험적으로 선풍기에서의 발열특성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화재위험성을 도출해 내고자 하였다.
[그림1]은 15년 이상 장기간 사용한 선풍기에서 발생한 화재사례이다. 이 선풍기에는 모터 권 선에 온도퓨즈 등 안전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화재가 발생한 모터 권선에서는 층간단락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는 선풍기 작동 중에 권선 및 철심에서 발열하였으며, 발열로 인해 권선 의 에나멜이 열분해 되고, 장시간 지속 사용함에 따라 국부적으로 절연 열화된 권선이 절연 파 괴되어 층간단락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층간단락시 발생한 스파크(Spark)는 금속외함 내 부에 충만한 에나멜 분해가스의 가연성혼합기를 착화시켰다.
선풍기는 전기에너지를 통해 날개를 회전시켜 바람을 발생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 하거나 전기적인 이상회로가 발생할 경우에는 발열로 인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 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환경적 조건을 선풍기의 사용장소 등의 상황에 맞게 <표2>와 같 이 대표적인 3가지 상황을 선정하여 실험을 실시하였다.
번호 | 실 험 조건 | 비고 |
---|---|---|
1 | 3단 정상운전 | 발열특성 확인 |
2 | 3단 구속운전 | 온도퓨즈 미설치 |
3 | 도전성 분진에 의한 콘덴서 단자의 절연파괴 | 3단 운전, 흑연가루 100 mg |
선풍기의 발열특성 및 화재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장치들로 온도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장비는 직경 0.65mm의 K-Type 열전대(KSC 1602)와 PC Recorder(MSR128, MSYSTEM, Japan)를 사용하였다. 실험용 선풍기는 14in(35cm) 스탠드형 선풍기(55W, H사, China)를 사 용하였다. 선풍기의 정격전압은 220V이고, 5엽 날개의 3단까지 바람세기 조절이 가능하다. 실 험실의 온도는 25℃이며, 상대습도는 50±2%의 무풍상태에서 실험하였다. [그림2]는 전반적인 실험장치 개략도를 나타내고 있다.
선풍기가 정상적으로 운전 중일 경우에는 모터부위에서 발열하게 된다. 온도 데이터 측정을 위해 K-TYPE 열전대(0.65mm)를 [그림3]의 모터부위 고정자 철심 및 권선에 설치하였으며, 시간에 따른 온도변화를 측정하였다. 최대 발열온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바람세기는 ‘3단’으로 고 정하였으며, 시간선택 스위치는 ‘연속’으로 설정하고, 회전 스위치는 ‘정지모드’로 실험하였다.
[그림4]는 정상운전 시 선풍기의 권선과 철심의 발열특성 보여주고 있는 온도변화 차트이다. 대체적으로 권선의 온도가 철심의 온도보다는 높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발열과 방열량이 평형 을 이루는 시점에서는 그 차이가 약 5℃ 정도를 나타내었다. 권선온도와 철심온도가 주위 온도 와 평형을 이루기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되었으며, 이 때 권선의 온도는 약 78℃를 기록하였고, 철심의 온도는 약 73℃를 나타내었다. 이는 권선발열이 철심발열 보다 크며, 철심은 대기에 노출된 상태로서 주위온도 및 기류에 의한 냉각효과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선풍기의 운전 중에 발생하는 과부하 중에 대표적인 경우는 회전날개가 구속되는 경우일 것이 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선풍기의 모터부분은 과전류에 의한 발열을 수반할 것이며, 최악의 경 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실험에서는 선풍기의 회전날개를 인위적으 로 구속하고, 시간에 따른 모터부분의 온도변화를 측정하였다. 시간선택 스위치는 ‘연속’으로 설 정하고, 회전 스위치는 ‘정지모드’로 실험하였다. 선풍기의 모터 권선에는 온도퓨즈가 설치되어 있으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여 온도퓨즈가 미설치된 상황을 변수로 제시하였다.
최근 제조되는 선풍기에는 온도퓨즈 등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나오지만 오래 전에 제조된 선풍 기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있다. 이 실험에서는 선풍기에 설치된 온도퓨즈를 제거한 상태에서 화재위험 상황을 재현하였다. 실험이 시작되고 약 160℃까지는 빠른 속도로 온도가 상 승하였으나, 그 이후부터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나타내었다. 이는 약 160℃부터는 방열과 발열량 의 수준이 비슷하게 유지됨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실험시작 후 약 150분이 경과된 시 점의 권선 최대온도는 약 190℃를 기록하고,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그림6] 과 같이 권선에서 층간단락이 생성되며 전원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림5]는 온도퓨즈가 미 설치된 경우의 발열특성을 보여주는 온도변화 차트이다.
이 실험에서는 도전성 분진의 축적 상황을 조성하기 위하여 흑연가루 100mg을 단자 사이에 고루 뿌려 전로가 형성되도록 하였으며, 그 때의 온도 측정을 위해 열전대를 단자 사이에 설치 하였다. 누설전류에 의한 온도데이터의 노이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열전대는 도전성 분진에 서 약 5mm 이격시켰으며, 그 밖의 조건은 이전 실험과 동일한 상태를 부여하였다.
[그림7]은 콘덴서 단자 간 온도변화를 기록한 차트이다. 그래프에서는 다양한 변곡점이 존재하 는데, 이는 단자 사이에 도전로가 형성될 때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온도변화가 상당히 급격하기 때문이다. 콘덴서 단자에서 측정된 최대온도는 약 190℃로서 온도퓨즈가 설치되지 않은 권선의 최대온도와 유사하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콘덴서 및 그 주위부분에 접속된 전선이 발열로 인해 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약 13분이 경과된 시점에서 온도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는 콘 덴서의 외함 상부가 탄화되며 생성된 균열과 함께 도전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 은 [그림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선풍기를 운전하고, 여러부위에서 나타나는 발열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가) 선풍기 모터부의 발열량은 권선이 철심보다 크다. 따라서 권선에 인접한 전선은 내열전선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것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나) 선풍기를 장기간 사용하거나, 선풍기 모터 권선의 절연열화 또는 사용기간이 오래된 선풍기
의 경우에는 권선의 층간단락으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있다.
다) 온도퓨즈 등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선풍기는 장시간 연속 운전 시 발열로 인해 화
재가 발생할 수 있다.
라) 선풍기를 구속운전 할 경우에는 정상전류보다 큰 전류가 흘러 모터 권선 및 철심에서의 발
열량이 정상발열시보다 크다.
마) 회전날개가 구속된 상태에서는 모터부의 방열이 용이치 않아 권선 및 철심의 온도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며, 장시간 연속 운전 시 권선 및 철심에 축적된 가연물이 과열로 인해 착화
될 수 있다.
바) 도전성 분진이 체류하는 장소에 설치된 선풍기에서는 단자 간 절연파괴로 인한 발열 및
그로인한 화재위험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