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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건강 등 재미있는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여행

광활함 속에

숨어있는

보물창고

중국

신강위구르자치구


글 | 사진 채지형 작가


모래가 물결치는 사막을 지나면 울창한 침엽수가 가득한 숲이 나오고, 광활한 초원이 등장한다. 비단길을 오가는 상인들이 쉬어가던 도시에는 도파를 쓴 노인들이 한가롭게 전통악기 두타르를 연주하며 흰 수염을 휘날리고 있다. 하루 종일 걸어도 중국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곳, 신 강위구르자치구다.
신강은 광활하다. 신강(新疆)이라는 이름도 ‘새로 넓혀진 땅’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성급 행정지역으로, 면적이 166만㎢이다. 중국의 1/6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보다 16배 이상 크 다. 고대 중국인들은 이 땅을 서역이라고 불렀다. 신강이 중국에 편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청나라 때다. 그도 그럴 것이 신강은 북경에서 3000km나 떨어져 있다.
투르판과 카슈가르, 우루무치, 쿠처 등 신강의 주요 도시들은 실크로드의 중요한 통로였다. 이곳에 는 빛나는 역사와 함께 위구르 족의 독특한 문화도 숨 쉬고 있다. 어디에 가든 전통복장을 입고 모 스크에서 기도하는 위구르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과 역사, 문화를 만나는 것과 함께 위구 르 사람들의 주식인 빤미엔과 불에 막 구워낸 양꼬치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신강여행의 즐 거움이다.


위구르인의 정신적 고향, 카슈가르

중국 서쪽 끝에 있는 카슈가르는 중국과 인도,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던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다. 전성기는 실크로드가 한창일 때였지만, 오늘날의 카슈가르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파키스탄을 비롯해,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주변 국가로 연결해주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슈가르가 국경을 나누고 있는 나라만도 6개국이다. 국제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위구르의 문화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신장에 와서 카슈가르를 보지 않고서는 신장을 본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구르사람들은 카슈가르를 정신적인 고향으로 생각한다.

카슈가르 중심에는 신장 지역 최대의 모스크이자 '작은 메카'라고 불리는 이드가 모스카가 자리하고 있다. 남북 140m 동서 120m로 약 2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올릴 수 있다. 평일에도 기도하러 오는 이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카슈가르 시내에서 4km 떨어진 곳에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품은 향비묘가 있다. 청나라 건륭제가 이슬람 지도자 아바크 호자로 태어난 향비가 아름답고 총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중국으로 불러 들었다. 건륭제가 천 눈에 반해 궁에 머물것을 요청했지만, 향비는 정절을 굽히지 않고 고향을 그리며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위구르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쪽에서는 북경에서 잘 지내던 향비의 마지막 소원이 고향인 카스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여, 향비가 죽자 황제가 시신을 카슈가르로 보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어떤 이야기가 진실일지 알 수 없지만, 향비의 위구르족에 대한 사랑만은 알수 있을 것 같다.

신장의 양꼬치
카스_풍경
카스_이드가모스크
카스_향비묘


불의 선물, 투르판 포도

신강은 달다. 하미의 하미과를 비롯해 이리의 사과, 투르판의 포도 등 지역별로 맛 좋은 과일들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중국 최고의 생산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투르판의 포도다. 투르판에서는 포도가 넘친다. 시내 중심에 있는 약 3km 길이의 청년로에 포도터널이 생길 정도다. 포도 덩굴 아래에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눈다. 낭만적이다. 주렁주렁 열린 포도 아래에서 오가는 대화는 다디달다. 투르판 어디에서든 포도를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만족하기 힘들다면, 투르판에서 7km 떨어진 포도 밸리에 가면 된다. 8km에 달하는 협곡에 포도송이가 끝도 없이 이어진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르판에서 이렇게 맛있는 포도가 생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온 건조한 날씨다. 투르판의 연평균 강수량은 16.6mm인데 비해, 증발량은 3000mm.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이 1350mm 정도니, 투르판이 얼마나 건조한 땅인지 상상할 수 있다. 7~8월이 되면 투르판의 온도계는 45~50도를 오르락내리락한다.
'하늘에 태양이 10개 있다면 그중 9개는 투루판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불의 도시’라는 별명이 딱 맞다. 서유기를 읽어본 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화염산이라고. 손오공이 파초선을 빌려 불을 껐다는 화염산이 투르판에 있다. 멀리서 보면, 산 전체가 불이 난 것처럼 보인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포도터널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투르판

투르판은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실크로드의 주요 도시다. 그래서 투르판 주변에는 교하고성과 고창고성, 베제클리크 천불동, 이스타나 고분군 등 유적지가 즐비하다. 손오공과 삼장법사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화염산을 지나면 베제클리크 천불동이 나타난다. 베제클리크는 ‘아름답게 장식한 집’이라는 뜻으로, 산허리에 조성된 석굴 안에 5세기에서 9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불상과 벽화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둔황의 막고굴과 함께 실크로드에서 불교예술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손꼽히지만, 대부분 파괴되어 있어 안타까움이 남는다.
고창고성은 499년 한족 출신의 국문태가 세운 성으로, 신강에 남아있는 가장 큰 고성이다. 흙빛의 고성은 뜨거운 태양에 사라지지 않고 긴 시간을 버텼다. 고창고성 안에는 꼭 찾아가는 곳은 현장법사가 설법을 한 공간이다. 인도로 가던 현장법사가 잠시 고창국에 들렀는데, 고창국 왕이 현장법사의 설법에 감동받아 설법을 청했던 것. 현장법사는 한 달간 이곳에 머무르면서 설법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투르판에서 10km 떨어진 곳에는 중국 고대차 사전국의 수도였던 교하의 고성이 남아있다. 교하고성에서는 사람들이 살던 동쪽 거주지 지역과 불교 사원이 있던 북쪽 지역 등 수천 년 전 도시의 형태를 엿볼 수 있다. 특이하게 자연적으로 생긴 섬 위에 만들어져있어, 성을 걷다 갑자기 나타나는 가파른 절벽에 깜짝 놀라게 된다.

트루판_화염산


감탄사를 멈출 수 없는 쿠처의 신비대협곡

쿠처는 지금은 빛바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실크로드의 핵심도시였다. 서유기에서는 '여인국'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고 고구려 고선지 장군의 주요 활동 무대였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도 나오는, 동아시아에 불교를 전파했던 핵심 도시가 바로 쿠처다.
쿠처에는 키질 천불동이나 이슬람 사원인 쿠처대사 등 둘러볼 곳이 많지만, 그 중에서 도 천산신비대협곡이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을 연상하게 하는 협곡들이 이어져 있는데, 천산신비대협곡은 한술 더 떠 협곡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흙에 철분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란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협곡 속으로 들어간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사만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돌아보니, 신강 위구르자치구 지역 자체가 쿠처의 신비대협곡같다는 생각이 든다. 놀라움이 가득한 그런 곳 말이다

쿠처_협곡


<여행정보>



대한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이 여름과 가을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직항편을 운항한다. 매년 직항편 운항시작 시기는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한다.

직항편을 이용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 30분. 인천에서 우루무치까지 거리는 3376km로 중한 항공노선 중 비행거리가 가장 길다. 직항편이 없을 때는 북경이나 상해를 경유해 우루무치로 들어간다.